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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GDP물가 하락세 IMF 이후 최장…커지는 'D의 공포'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2019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을 발표하고 있다.[뉴스1]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2019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을 발표하고 있다.[뉴스1]

 
물가가 심상찮다. 우리 경제의 전반적인 물가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인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가 3분기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고개를 든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2분기 국민소득 잠정치’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은 전기 대비 1.0% 성장했다. 7월 발표 속보치(1.1%)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경제 전반 물가, 1년 전보다 하락

눈에 띄는 건 명목 국내총생산과 실질 국내총생산의 차이를 나타내는 GDP디플레이터 등락률이다.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0.7% 하락했다. 2006년 1분기(-0.7%) 이후 13년3개월 만에 최저다. GDP 디플레이터는 국민경제 전반의 물가 수준을 뜻하는 일종의 ‘GDP 물가’ 지표다. 소비자 물가와 수출입 물가를 모두 포괄한다.  
 
‘GDP 물가’ 상승률 13년 만에 최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GDP 물가’ 상승률 13년 만에 최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GDP 디플레이터는 지난해 4분기 이후 3분기 연속 하락했다. 20년 전 외환위기 당시(1998년 4분기~1999년 2분기) 이후 최장 기록이다. 국민경제 차원의 물가 수준이 1년 전보다 하락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교역조건이 악화된 탓이라고 설명한다. 반도체 수출 단가가 하락한 반면 원화가치 하락으로 원유 등 원자재 수입가격은 상승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들이 싸게 팔리고 있는 셈이다. 1998~99년 상황과 유사하다.  
 
신승철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GDP 디플레이터 하락으로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돼 영업이익 증가율이 둔화될 수 있다”며 “GDP 디플레이터가 장기간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 기업의 소비·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경제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채산성 악화로 경제활동 위축 우려" 

통상 수입 원자재·자본재 가격이 오르면 상승분이 제품 가격에도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하지만 경기가 악화돼 수요가 부진하면 기업은 제품 가격을 올리지 못한다. 이 경우 GDP 디플레이터 하락이 장기간 이어지게 된다.
 
가뜩이나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악재로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러한 저물가 기조가 장기화하면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디플레이션이 현실화하면 소비자는 구매를 미루고 기업은 투자에 나서지 않게 된다. 생산·소득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진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정규철 연구위원은 지난 5월 보고서를 통해 “올해 GDP 디플레이터 상승률이 2006년 이후 13년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할 것”이라며 “채무상환 부담 확대, 세수 증가세 둔화 등 부정적 영향을 감안해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D의 공포? 한은 "디플레이션 아니야"

하지만 한국은행은 최근의 저물가를 디플레이션 징후로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한은은 3일 발표한 보도참고자료에서 “경기상황과 자산시장 여건을 포괄하는 국제통화기금(IMF) 디플레이션 취약성 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디플레이션 위험도는 ‘매우 낮음’ 단계”라며 “한국 경제가 예상 밖의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전반적인 총수요가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이날 거시정책협의회에 참석한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도 “소비자물가상승률이 크게 낮아졌지만 내년 이후 1%대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지난 7월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을 2.2%로 전망했다. 이를 달성하려면 3분기와 4분기에 연속으로 전분기대비 0.9~1.0% 의 성장을 이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외 악재가 겹겹이 쌓인 상황이어서 맞추기 쉽지 않은 목표치다. 
 
한은은 3분기에도 2분기와 마찬가지로 우리 경제가 기댈 곳은 정부 부문이라고 봤다. 신승철 국민계정부장은 “8월 초 정부 추경이 통과됐고, 지방자치단체를 통한 재정 집행도 이뤄지고 있어 정부 부문은 3분기 경제성장의 긍정적 요인”이라며 “다만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 요인이 얼마나 작용하느냐가 3분기 성장률을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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