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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내 들킨 홍콩 행정장관 음성파일 "할수 있다면 관두고 싶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지난 8월 27일 기자회견을 하며 눈을 감고 있다. [AFP=연합뉴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지난 8월 27일 기자회견을 하며 눈을 감고 있다. [AFP=연합뉴스]

 
홍콩의 반중·반정부 시위가 석 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 수반인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것으로 추정되는 비공개 음성파일이 2일 공개됐다. 람 장관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사퇴하고 싶다"고 말하는 내용이다. 로이터통신은 람 장관이 참석한 비공개 비즈니스 회의 자리에서 녹음된 것을 단독 입수했다며 이 파일을 공개했다. 

지난주 비공개 회담서 "결정권 없다"
"두 주인 섬겨, 정치적 입지 제한적"
홍콩은 '중국 꼭두각시' 분명해지나

 
이 파일에 녹음된 목소리의 주인공이 실제로 람 장관이 맞다면 대규모 시위에 관한 그의 속마음이 처음으로 공개된 셈이다.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에 반대하는 반중·반정부 시위대는 람 장관의 사퇴를 요구해왔다. 람 장관이 중국 정부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는 게 시위대 측 주장이다. 그러나 람 장관은 공개적으로는 사퇴할 뜻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로이터가 공개한 음성 파일에서 람 장관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상대방에게 "최고 통치자(인 내)가 홍콩에 엄청난 대혼란을 불러왔다는 점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홍콩 사태에 책임을 느끼고 있다는 취지다. 이어 그는 "나에게 만약 선택권이 있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심심한 사과를 하고, (장관직을) 그만두고 물러나는 것(step down)"이라고 말한다. 이어 "나는 용서를 구하고 싶다"는 말도 덧붙인다.
 
지난 8월 31일 한 시위대가 방패를 들고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8월 31일 한 시위대가 방패를 들고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로이터의 비공개 음성파일 보도와 관련, 람 장관 측 대변인은 "최고 통치권자가 행사장에서 한 말에 대해선 논평하진 않겠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람 장관이 지난주 사업 관련 행사에 두 차례 참여했다는 점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음성파일의 존재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지는 못한 것이다.
  
이번 비공개 음성파일에서 드러난 람 장관의 고백은 송환법 철회는 물론 스스로의 거취 문제마저도 람 장관 본인에게는 선택권이 없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0일에는 람 장관이 중국 측에 시위대의 다섯 가지 요구사항을 보고하며 송환법 철회를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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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 장관의 처지는 비공개 음성파일에서 이어지는 그의 발언에서 선명히 드러난다. 람 장관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홍콩 행정장관직에 대해 "헌법 상으로 (중국·홍콩이라는) 두 주인을 섬겨야 하는 최고 통치자의 정치적 입지는 매우, 매우, 매우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음성파일의 주인공이 람 장관이 맞다는 사실을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3명의 관계자들로부터 확인했다고 전했다. 해당 음성녹음 파일은 약 24분 분량이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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