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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없다” “모른다”…아직 갈 길 먼 정보공개 청구

행정안전부 ‘2019정보공개 종합평가 결과’를 3일 공개했다. 전체 577기관의 평균은 82.1점이었다. [정보공개 홈페이지 캡처]

행정안전부 ‘2019정보공개 종합평가 결과’를 3일 공개했다. 전체 577기관의 평균은 82.1점이었다. [정보공개 홈페이지 캡처]

“선생님이 신청하신 자료는 따로 수집하는 통계가 아닙니다. 자료를 따로 제공해 드릴 수 없는데 혹시 정보공개 청구를 취하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교통사고 관련한 통계자료가 필요해 지난 4월 A기관에 정보공개 청구를 했던 김모(31)씨는 해당 기관의 업무 담당자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담당자는 통계가 없는 이유를 전화로 설명한 후 김씨에게 청구 취하를 부탁했다. 정보공개를 청구한 신청자는 통지 완료가 되기 전에 스스로 취하할 수 있다. 정보공개가 취하되면 비공개 건수로 집계되지 않는다. 김씨는 원하는 정보도 얻지 못한 채 정보공개를 취하했다.
 
김씨는 지난 4월부터 총 22건의 정보공개 청구를 했으나 원하는 자료를 받은 것은 겨우 3건뿐이었다. 나머지는 대부분 비공개 처리되거나 부존재 통보를 받았다. 가장 많이 받은 답변은 “별도 자료를 보관하고 있지 않아 정보 부존재로 공개할 수 없다”였다.
 
김씨는 “통계청에서 공개하는 자료가 부족해 따로 청구하는데 매번 자료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한다”며 “이렇게 비공개하거나 자료가 없다고 할 거면 왜 정보공개 시스템을 만든 건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의 신청을 해도 똑같은 답변뿐이고 청구를 취하해 달라는 전화까지 받아 황당할 따름이다”고덧붙였다.
 
정보공개 청구를 자주 활용한다는 남모(28)씨도 지난 3월부터 총 56건의 청구를 했다. 그 중 공개 답변을 받은 것은 28건, 비공개 3건, 부분공개 25건이다. 남씨는 “비교적 간단한 정보공개 청구는 답변을 쉽게 받을 수 있지만 조금이라도 민감한 내용은 비공개 처리해 버린다”며 “똑같은 정보공개 청구를 했는데 각 기관마다 다르게 답변을 하는 것도 불만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행정안전부가 3일 발표한 정보공개 종합평가는 일반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과 사뭇 달랐다. 행안부가 이날 공개한 ‘2019 정보공개 종합평가 결과’에 따르면 전체 577개 공공기관의 평균 점수는 82.1점이었다. 학점으로 따지면 B쯤 된다. 최우수 기관은 111곳, 우수 130곳, 보통 298곳, 미흡 38곳이었다.
 
행안부는 사전정보 공표 분야, 원문정보 공개 분야, 정보공개 청구처리 분야, 고객관리 분야 등 총 4개 항목을 나눠 평가했다. 점수를 매긴 후 상대평가로 상위 20%와 40%까지는 각각 최우수와 우수 등급을, 절대평가로 60점 미만을 받은 기관은 미흡 등급을, 그 사이는 보통 등급을 부여했다. 중앙행정기관, 광역시·도, 시·도 교육청, 자치구, 공기업 등 같은 군별로 묶어 따로 평가했다. 최우수 평가를 받은 기관은 경찰청, 기상청, 서울특별시, 부산시교육청 등이며 미흡 평가를 받은 곳은 속초시, 고성군(강원), 강원도개발공사 등이다.
 
시민들의 체감과 정보공개 평가 점수 사이에 괴리가 있는 것은 평가 기준의 영향이다. 4개 항목 중 정보공개 청구처리 분야에서 비공개 세부기준의 적합성과 청구 처리의 적정성을 평가한다. 얼마나 적정하게 처리했는지의 기준은 처리기한 준수 여부, 공개의 충실성, 비공개(부존재) 사유 설명 정도 등이다. 공개하지 않더라도 사유를 충분히 설명한다면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이의 신청에 대한 것은 평가 항목에 빠져 있다. 장동수 행안부 정보공개정책과장은 “이의 신청 자체는 법에서 보장하는 권리이지만 모수가 천차만별이라 평가 항목에 넣기 모호하다”며 “타당한 경우도 있지만, 이의 신청이 그대로 기각된다면 비공개한 것이 맞는 처분이기 때문에 건수로 평가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고객관리 분야도 평가 대상이지만 만족도에 해당하는 항목은 전체 10% 비중이다.
 
장동수 과장은 “통계적인 수치를 가지고 평가를 한 것이기 때문에 속사정은 나타나 있지 않은 부분이 있다. 질적인 수준도 평가할 수 있도록 앞으로 계속 노력할 것이다”며 “미흡으로 나온 기관에 대해서는 보완 조치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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