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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위소득 비중 60% 이하···중산층이 쪼그라든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는 올해 가계소득동향 조사 결과에 대해 소득 2~4분위(소득 20~80% 계층)의 소득증가율이 높게 나타난 점을 근거로 “지난해 부익부빈익빈의 '양극화형'에서 올해 '중산층 성장형'으로 변화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소득계층 분포에서 ‘중위소득 50% 이상~150% 미만 비중’은 되려 계속 크게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중은  ‘중간소득’에 가까운 가구가 얼마나 많이 분포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기획재정부가 2일 밤 배포한 보도참고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위소득 50~150% 가구비중은 지난해 60.2%에서 1.9%포인트 떨어진 58.3%를 기록,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비중은 ▶2015년 67.9% ▶2016년 66.2% ▶2017년 63.8% ▶2018년 60.2% ▶2019년 58.3% 으로 4년 연속 하락세다. 특히 문재인 정권이 출범한 2017년부터 낙폭이 크다.
중산층은 줄어들고 빈곤층은 늘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중산층은 줄어들고 빈곤층은 늘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이는 중앙일보가 기획재정부 1차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한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과 함께 2006~2019년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통계원시자료를 분석한 결과와도 거의 동일하다. 가구원 1명이 실질적으로 버는 '균등화처분가능' 소득을 기준(1인가구 포함, 농어가 제외)으로 올해 2분기 ‘중위소득 50% 이상~150% 미만 비중’은 59.9%를 기록, 역시 60% 아래로 떨어졌다. 이 비중은 2015년(69.5%)을 정점으로, 2018년에는 금융위기 때인 2008~2009년보다 낮은 61.8%까지 떨어지더니 4년째 내림세를 유지하고 있다.  
 
‘중위소득’이란 모든 가구를 소득순으로 순위를 매겼을 때 정확히 가운데에 해당하는 가구의 소득이다. 중산층의 절대적인 기준은 없지만, ‘중위소득 50% 이상~150% 미만 비중’(이하 중위소득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서 사용하는 대표적인 ‘중산층 지표’ 중 하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특위의 논리를 이어받아 “중산층이 두껍게 성장한 것은 5분위 배율로는 파악하지 못하는 긍정적인 부분”이라고도 평가했는데, 실제 통계는 이와 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반면 ‘중위소득 50% 미만 비율’은 2015년 이후 꾸준히 상승세다. ‘빈곤층’으로 볼 수 있는 가구가 그만큼 늘고 있다는 얘기다. 2015년 2분기 12.9%까지 내려갔지만 이후 계속 올라 올해 2분기에는 17%까지 치솟았다.

 
통계청장을 역임한 유경준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이 비중들은 가계금융복지조사 또는 가계동향조사 같은 표본에 따라, 또 1인가구 혹은 2인가구 같은 분석 기준에 따라 결과값이 다를 수 있다”며 “그러나 대체적인 흐름은 같다는 점에서 한국의 중산층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분기 기준이 아닌 연간 단위로 비교해도 중산층은 계속 쪼그라들고 있다. 2015년 68.6%였던 중위소득 비중은 2016년(66.3%)ㆍ2017년(65.1%)ㆍ2018년(61.4%)로 해마다 하락세다. 특히 최저임금 상승의 충격이 큰 지난해의 하락 폭이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중위소득 50% 미만 비율도 13.1%에서 15.3%로 올랐다.
 
유경준 교수는 “2분기까지의 추세대로라면 올해 연간으로 중위소득 비중이 사상 최저 수준인 60%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며 “소득주도성장이 내세우고 있는 소득분배 개선과는 동떨어진 흐름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추경호 의원은 "소득주도성장의 정책 취지와는 반대로 중산층이 쪼그라들고 있는 것은 정책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청와대에서 계속 악화하는 지표에는 눈감고 일부 유리한 지표만 취사선택해 홍보하고 있는 배경이 아닌가 의심된다"라고 말했다.

 
우리 경제의 허리 격인 중산층의 감소는 전반적인 소비 위축을 불러오고 기업들의 판매 감소 및 일자리 축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불러온다. 내수 기반이 취약해져 경제의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얘기다. 사회적으로도 계층 간 갈등과 불안을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한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반적인 경기침체에 최저임금 인상 같은 정책 요인이 겹치면서 괜찮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자영업자들이 줄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며 “특히 정부의 확장적인 소득보전 정책은 저소득층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세금을 내야 하는 중산층은 실질 소득 감소를 겪게 된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중위소득 부근의 비중 하락은 OECD 등 주요국에서도 나타나는 세계적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기재부는 보도참고자료에서 "세계화·자동화 등에 따른 중간층 일자리 감소 등으로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비중은 증가하고 중간계층 비중은 감소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고령화 진전에 따른 무직가구 비중 증가, 상대적 소득수준이 낮은 1인가구 비중 증가 등이 중산층 비중 상승을 구조적으로 제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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