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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백종원' 제이미 올리버 파산···그를 무너뜨린건 '혼밥'

스타셰프 제이미 올리버가 2003년 영국 왕실 훈장을 받은 뒤 부인 줄리엣에게 키스를 받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스타셰프 제이미 올리버가 2003년 영국 왕실 훈장을 받은 뒤 부인 줄리엣에게 키스를 받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제이미 올리버는 전세계에 스타 셰프 돌풍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백종원 등 많은 스타 셰프들이 있지만, 원조는 역시 제이미 올리버다.  
24살이었던 1999년, 이 무명의 영국 요리사 청년은 BBC 방송에 나와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지난 5월 25개가 넘는 그의 레스토랑이 파산했다는 소식은 전세계 요식업계에 충격을 던졌다.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그를 찾아가 인터뷰를 한 뒤 “제이미 올리버의 인생도 항상 즐겁지만은 않다”는 제목으로 기사를 낸 배경이다. NYT는 2일자 아시아판 1~2면에 걸쳐 이 기사를 실었다.  
 
건강한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는 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재미있는 일이라는 게 그의 메시지였다. 마늘을 절구에 빻다 말고 갑자기 공중제비를 돌거나 스쿠터를 타고 시장을 누비는 그의 쇼 ‘네이키드 셰프’는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올리버는 요식업계 거물이 됐고, 2003년엔 영국 왕실에서 5등급 대영제국 훈장까지 받았다. 이후엔 학교 급식을 건강 식단으로 구성하는 캠페인을 진행하며 ‘개념 셀레브리티’로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 ‘피프틴’이라는 자선 재단을 설립해 비행청소년 등을 셰프로 교육하고 자신의 동명 레스토랑에 취업시키기도 했다.  
 
제이미 올리버의 레스토랑이 파산한 뒤 폐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AFP=연합뉴스]

제이미 올리버의 레스토랑이 파산한 뒤 폐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AFP=연합뉴스]

 
하지만 지난 10년간 그의 레스토랑 사업은 줄곧 하락세를 걸었다. 2015년 올리버가 소유한 주식의 가치가 40% 하락하면서 첫 적신호가 켜졌다. 2017년 레스토랑 사업이 부도 위기에 처하자 사재 1650만 달러(199억원)를 긴급 수혈해 파산 사태를 면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사업 하락세는 계속됐고 결국 지난 5월 그의 레스토랑 25곳은 회계법인 KPMG에 관리 대상으로 넘어갔다. 1000명이 넘는 셰프들과 스탭들이 일자리를 잃게 됐다.  
 
올리버는 런던의 쿠킹 스튜디오로 찾아온 NYT의 기자에게 파산에 대해 "내가 했던 일 중 가장 힘든 일이었다"며 "끔찍하고 지독했다"고 말했다.  
 
승승장구하던 그가 왜 무너졌을까. BBC 등 영국 언론은 “올리버가 시장 트렌드에 뒤처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배달음식이 인기인 한국처럼 영국 역시 최근엔 레스토랑에서 거하게 외식하는 게 아니라 레스토랑에서 테이크아웃을 해 집에서 ‘혼밥’을 하는 트렌드가 번지는데 이와 같은 흐름을 읽지 못했다는 것이다.  
 
치솟는 임대료와 세금 또한 감당하지 못했다는 점에선 한국의 상황과 겹쳐진다. NYT는 “세금도 오르고 임대료도 오르는데 올리버가 원하는 (좋은) 재료의 가격도 올랐다”며 “그럼에도 올리버는 계속해서 사업을 확장했다”고 지적했다. 요식업계에 누구나 뛰어들면서 경쟁이 심해진 것도 한몫했다.  
 
제이미 올리버가 운영했던 인기 이탈리안 레스토랑. [EPA=연합뉴스]

제이미 올리버가 운영했던 인기 이탈리안 레스토랑. [EPA=연합뉴스]

 
올리버는 이에 대해 “라비올리(이탈리아식 만두) 반죽처럼 유연하게 대처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부러져버렸다”고 NYT에 말했다.  
 
그가 재기할 수 있을지는 영국을 넘어 전 세계의 관심사다. 올리버는 NYT에 “지금으로선 과거를 돌아보고 있다”며 “최고의 순간도 최악의 순간도 다 맛본 지금, 세상의 모든 것이 다르게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앞으로의 구체적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그가 계속하고 있는 건강한 학교 급식 프로젝트 등은 계속 진행 중이다.  
 
다만 올리버와 그의 아내 줄리엣(별명 ‘줄스’로 유명하다)과 5명의 아이들의 생계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최근 그들은 87억원 상당의 고성(古城)으로 이사했다. 올리버는 주방용품과 조리기구 및 대형마트 체인과의 협업 등을 통해 쏠쏠한 개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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