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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보잉 하이테크 기업들 ‘컴백홈’…법인세 효과 봤다

애플은 지난해 1월 "향후 5년간 300억 달러(약 36조3600억원)를 미국에서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2만 개의 일자리 유발 효과에 미국 언론과 트럼프 대통령도 손뼉을 치며 반겼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애플은 줄곧 “중국에 있는 아이폰 조립 공장을 미국으로 갖고 오라”는 압력을 받았었다. 애플이 오바마 정부 때보다 더 과감한 ‘컴백홈’을 결정하자 외국인직접투자(FDI)도 따라왔다. 애플의 주문을 받아 아이폰을 조립ㆍ생산하던 대만 업체 폭스콘은 트럼프 대통령의 집요한 설득 끝에 미 위스콘신 주에 액정 패널 공장을 건설 중이다.

미국 감세정책에 3327개 유턴
양질 일자리 34만여 개 생겨나
한국은 62곳뿐, 57곳이 중소기업
“경직된 노동환경이 유턴 걸림돌”

 
리쇼어링(Reshoring), 즉 해외로 나간 기업을 미국으로 다시 불러들이는 ‘기업유턴’을 10년 가까이 추진한 미국에서 애플같은 하이테크 기업의 귀향이 잇따르고 있다. 애플이 지난해 상반기까지 리쇼어리을 통해 미국에 만든 일자리가 2만2200개, GM은 1만2988개, 보잉 7725개, 포드 4200개, 인텔 4000개에 이른다.  
애플의 팀 쿡(가운데) CEO가 지난해 1월 미국 네바다주 르노에서 열린 애플의 새로운 물류창고 기공식에서 첫 삽을 떠내며 활짝 웃고 있다. 애플은 이날 300억 달러의 미국 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AP=연합뉴스]

애플의 팀 쿡(가운데) CEO가 지난해 1월 미국 네바다주 르노에서 열린 애플의 새로운 물류창고 기공식에서 첫 삽을 떠내며 활짝 웃고 있다. 애플은 이날 300억 달러의 미국 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AP=연합뉴스]

 
2일 미국의 리쇼어링 전문 비영리기구인 ‘리쇼어링 이니셔티브’에 따르면 2010년 오바마 정부가 ‘리메이킹 아메리카(Remaking America)’를 외치며 리쇼어링에 불을 댕긴 이후 9년간 총 3327개 기업이 미국으로 돌아왔다. 연평균 369개다. 미국에 다시 공장을 연 기업들이 9년간 새로 만든 일자리 수는 34만 7236개에 이른다. 특히 대놓고 미국 기업들을 압박하는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리쇼어링이 급증했다. 9년간 리쇼어링으로 새로 생긴 일자리 10개 중 4개(41.6%)는 2017년 이후 생겨났다.  
 
미국 기업만 미국에 돌아온 게 아니다. 미국 정부의 압박과 유인에 따라 외국 기업들도 미국에 공장을 열고 투자를 확대했다. 폭스콘처럼 외국인 직접투자를 통해 새로 생긴 일자리도 41만개 이상이다. 한국의 삼성전자나 LG전자, 롯데케미칼,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기업들이 미국에 지은 공장들이 대표적이다. 리쇼어링 이니셔티브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에 대한 지난 9년간 FDI 규모에서 중국, 독일, 일본, 캐나다에 이은 5위에 올랐다.    
 
미국의 리쇼어링이 성공적인 건 일자리의 ‘품질’에 있다. 지난 9년간 리쇼어링과 FDI로 새로 생긴 일자리 75만 개 중 32%가 하이테크 기술 기반의 일자리였다. 기술 수준이 낮은 로우테크 일자리는 21%에 불과했다.한국경제연구원 이소원 국제협력팀장은 “미국은 고난도 기술을 가진 하이테크 대기업들이 미국으로 다시 공장을 갖고 돌아와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했다”며 “고 분석했다.
 
가장 큰 유인책은 법인세 감면 정책이었다. 리쇼어링 이니셔티브의 해리 모저 회장은 “미국은 수출보다 수입이 월등히 많은 수입국가이고 GDP 규모도 한국보다 14배 크기 때문에 미국에 리쇼어링 기회가 더 많은 건 사실”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법인세 감면 효과가 리쇼어링에 가장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정부는 2017년 기업 법인세 최고세율을 35%에서 21%로 과감히 낮췄다. 모저 회장은 또 “기업이 생산시설 해외 이전 효과를 냉정하게 재평가할 수 있도록 비용 산출 서비스를 제공하자 기업도 해외생산이 비용절감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인식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중국 내 임금상승과 지적재산권 문제가 커지는 것도 미국 기업의 이전을 촉진했다.  
 
한·미 유턴기업 수 비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한·미 유턴기업 수 비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한국은 유턴기업이 극소수일 뿐만 아니라, 좋은 일자리 창출 효과가 미미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한국 유턴기업 51곳의 신규고용 효과는 975명에 불과했다. 대부분인 49곳이 중소기업이었고, 그중 28곳은 노동집약형 업종이었다. 이후 추가로 국내 유턴을 결정한 기업까지 더한 총 62곳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이중 57곳이 중소기업이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유턴기업 지원 대책에서 유턴기업 인정 범위를 넓히고 대기업 유턴을 확대하겠다고 했지만 성과는 여전히 미미하다.  
 
당시 정부는 “수출입은행과 코트라(KOTRAㆍ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를 해외진출기업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잠재 유턴 대상을 파악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DB도 없다. 코트라 관계자는 “외국환거래법에 따라 해외직접투자 기업에 관한 정보는 비공개 대상이라 DB를 만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외국인직접투자도 급감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FDI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가량으로 줄어든 56억1000만 달러에 불과했다.  
 
기업은 국내의 경직된 노동 환경을 기업유턴의 걸림돌로 꼽는다. 한경연 이소원 팀장은 “파업 등으로 인한 근로손실일수가 연평균 43일(임금근로자 1000명당(이 넘는 등 생산성이 낮은 데다, 빠르게 오르는 최저임금 같은 여건을 보면 국내에 기업이 돌아오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2016년 스위스계 금융기관 UBS가 발표한 노동유연성 지표에서 미국은 4위, 한국은 83위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정부의 리쇼어링은 경영환경 개선 작업과 동시에 추진해 성공한 것"이라며 "현재 한국은 노동비용은 급상승하고 기업 경영진의 리스크가 점점 커져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돌아올 유인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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