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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두 폭력…시위대는 기물 부수고 경찰은 사람 때린다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 열기가 9월 들어서도 식을 줄 모른다. 중국 매체로부터 ‘찬바람 불면 사라질 메뚜기’로 조롱을 받았던 시위대는 주말 밤마다 홍콩 거리를 장악하며 경찰 역시 대응 강도를 높이고 있다. 실탄 발사까지 등장하며 아슬아슬한 상황이 계속된다.
지난달 31일 "당신네가 우리에게 가르치지 않았나. 평화는 통하지 않는다는 걸" "베이징에 저항하자" "CHINAZI"등의 문구가 적힌 반중국 표어 옆에서 시위에 참여한 한 사람이 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31일 "당신네가 우리에게 가르치지 않았나. 평화는 통하지 않는다는 걸" "베이징에 저항하자" "CHINAZI"등의 문구가 적힌 반중국 표어 옆에서 시위에 참여한 한 사람이 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홍콩 사태는 현재 두 가지 폭력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나는 시위대에 의한 기물 파손이다. 중국이 5년 전 홍콩 행정장관 간선제를 발표한 날에 맞춰 벌어졌던 8월 31일 시위와 9월 첫날 시위의 양상이 그 전형적인 예다.

시위대는 정부 자산, 기물 파손
경찰은 무차별 구타 등 강경 대응
시위 현장, 실시간 라이브 중계로
민심은 홍콩 정부, 경찰서 이반돼

시위대의 폭력은 주로 정부 자산이나 공공 기물을 향한다. 지난달 31일 시위대는 공공시설 곳곳에 스프레이로 반(反)중국 구호를 적었다. 중국이 나치와 같다는 ‘차이나치(CHINAZI)’란 신조어가 등장했다. 시위대가 도로를 파헤쳐 쌓아놓은 경찰에 던질 돌도 거리 구석 구석에서 포착됐다. 이제 야간 시위에선 시위대가 설치한 바리케이드가 일상이 됐다. 시위대는 불도 질렀다.
지난 1일 홍콩 시위대가 공항으로 향하는 도로 위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불을 질렀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일 홍콩 시위대가 공항으로 향하는 도로 위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불을 질렀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31일 밤엔 기자가 머무는 숙소 앞 나무로 불이 번지며 호텔 스프링클러가 작동하기도 했다. 그래도 호텔 직원은 걱정하지 않았다. “정부에 반대하는 것이지 우리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위대는 1일엔 공항으로 향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퉁청 지하철역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고객서비스센터 유리를 부수고 승차권 발권기도 망치로 때렸다. 출입 시스템을 망가뜨리고 소방호스를 꺼내 역사에 물세례를 퍼부었다. 와중에 중국 오성홍기가 끌려 내려와 불태워졌고 중국 건국 70주년 축하 표어도 훼손됐다. 그러나 대부분 여기까지다.
홍콩 공항으로 향하는 퉁청 지하철역의 고객서비스센터를 지난 1일 시위대가 부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홍콩 공항으로 향하는 퉁청 지하철역의 고객서비스센터를 지난 1일 시위대가 부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반면 홍콩 경찰의 폭력은 체포나 해산 등의 이름으로 진행되지만, 사람에 가해진다. 진압 작전엔 홍콩 최정예 경찰인 ‘랩터스(速龍) 특공대’가 투입되기도 했다. 지난달 31일 무차별 구타와 함께 이뤄진 진압 작전에 시위대 41명이 다쳤다. 5명은 심각한 상태다.
지난 7월엔 한 여성이 경찰이 쏜 물체에 맞아 오른쪽 눈의 시력을 잃게 됐다. 이후 홍콩에선 “나쁜 경찰(黑警)”, “눈을 돌려달라(還眼)”는 구호가 만들어졌다. 홍콩 정부는 경찰도 다쳤다고 하지만 얻어맞는 건 대부분 시위대다.
문제는 이 같은 장면이 그대로 인터넷 실시간 방송을 통해 전파된다는 점이다. 홍콩의 한 언론사는 시위 관련 소식을 시위가 열리는 내내 라이브 방송으로 전한다. 경찰의 과격 진압 장면이 사진에 담아져 유포되기도 한다. 이런 장면들은 홍콩인들을 자극하며 공권력에 대한 반감은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홍콩의 폭동진압 경찰이 시위대를 뒤쫓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일 홍콩의 폭동진압 경찰이 시위대를 뒤쫓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홍콩인들을 놓곤 취미가 ‘돈 벌기’란 말이 예전부터 있었다. 정치보다는 경제에 관심이 많다는 얘기다. 그런 홍콩인들이 주말마다 대규모 시위에 참여하면서 이젠 주말 시위가 홍콩의 일상이 돼버린 상황이다. 
홍콩 폭동진압 경찰이 지난달 31일 시위에 참여한 한 사람을 체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홍콩 폭동진압 경찰이 지난달 31일 시위에 참여한 한 사람을 체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기물 파손과 강경 진압이 반복되기 시작하면서 홍콩 당국은 더욱 민심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파손된 기물은 치우고 복구하면 되지만 사람에 가해진 폭력의 상흔은 쉽게 떨쳐내기 어려워서다. 한 주 한 주 시위가 계속될 때마다 경찰의 최루탄과 물대포, 곤봉에 다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에 비례해 홍콩 정부와 중국 당국에 대한 신뢰도는 떨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중국 당국은 “홍콩 경찰 지지”를 범중국적인 캠페인으로 추진하며 시위대에 대한 보다 강도 높은 진압을 주문하고 있다.
홍콩에선 2일 대학을 중심으로 중·고교도 참여하는 수업 거부 즉 파과(罷課) 운동이 시작됐다. 홍콩의 금융과 의료, 항공 등 21개 업종도 2일과 3일 이틀 동안 총파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홍콩 경찰이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을 체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31일 홍콩 경찰이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을 체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또 9월부터 매주 금요일과 일요일엔 꼭 필요한 생활용품이 아니고선 물건을 사지 말자는 ‘파매(罷買)’ 운동도 추진 중이다. 홍콩 사태가 수그러들기는커녕 확산 조짐이다. 
홍콩=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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