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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 “연기 인생 최대 베팅…‘타짜3’ 하면서 20㎏ 빠졌죠”

추석 연휴를 맞아 개봉하는 '타짜: 원 아이드 잭'에서 포커 천재이자 전설적 타짜 '짝귀'의 아들인 도일출을 연기한 박정민 배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추석 연휴를 맞아 개봉하는 '타짜: 원 아이드 잭'에서 포커 천재이자 전설적 타짜 '짝귀'의 아들인 도일출을 연기한 박정민 배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추석 연휴를 겨냥해 5년 만에 도박판이 벌어진다. 허영만 화백 만화를 원작으로 한 시리즈물의 신작 ‘타짜:원 아이드 잭’(이하 ‘타짜3’, 감독 권오광)이다. 욕설과 주먹, ‘손모가지’ 베팅에다 배신과 색계에 휘청하는 마초들의 귀환이다.  

도박꾼 '짝귀' 아들이자 포커 천재 역할
류승범·권해효 등 팀플레이로 '판' 벌여
거대 속임수에 농락당하는 청춘 잔혹극
"나에 대한 평가 내가 제일 혹독할 것"

 
종목은 화투 대신 포커로 바뀌었다. 배경 역시 다소 앞 시기를 그렸던 전작들과 달리 금수저‧흙수저 타령이 분분한 동시대다. 무엇보다 전작들이 조승우(고니)와 최승현(대길)이라는 두 청춘스타의 건들거리는 성장담 위주였다면 이번엔 전 세대가 남긴 ‘부채’에 허덕이는 청년의 몸부림이 주가 된다. ‘타짜’ 브랜드의 부담을 짊어진 주연 배우 박정민(32)도 같은 입장 아닐까.
 
“저부터가 ‘타짜’ 팬이었죠. 장르적 문법이 있는 영화인데 1‧2편에서 선배들이 한 것 중 취할 것은 취하되 우리만의 영화를 만들려고 했어요. ‘박정민이 저런 것도 할 줄 아는구나’로 봐주셨으면 해요.”
 

'타짜' 브랜드 부담되지만 "내 색깔로 연기"

지난달 29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정민은 부담과 홀가분 사이의 표정이었다. 그가 연기한 도일출은 1편에 등장했던 전설적 타짜 ‘짝귀’(주진모)의 아들로서 낮엔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밤엔 포커판에서 한탕을 노리는 청년. 그가 정체불명의 여인 마돈나(최유화)와 얽히면서 본격적인 ‘도박의 늪’에 빠지고 일생일대의 복수극에 뛰어든다는 이야기다. 배신·복수·위기·반전의 룰렛이 지배하는 139분이다.
 
추석 시리즈물로 5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허영만 원작의 ‘타짜:원 아이드 잭’(감독 권오광). 화투 대신 포커로 종목을 바꾼 가운데 박정민이 전설적 타짜 '짝귀'의 아들 도일출을 연기한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추석 시리즈물로 5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허영만 원작의 ‘타짜:원 아이드 잭’(감독 권오광). 화투 대신 포커로 종목을 바꾼 가운데 박정민이 전설적 타짜 '짝귀'의 아들 도일출을 연기한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박정민은 그간 ‘동주’의 독립운동가 송몽규, ‘사바하’의 미스터리한 정비공 ‘나한’ 등으로 연기력을 입증시켜왔지만 이번 영화에서 보여주는 캐릭터 진폭이 가장 넓다. “소년의 얼굴로 시작해 남자의 얼굴로 끝났으면 좋겠다”고 한 권 감독의 바람대로다. ‘노력 천재’답게 이번에도 7개월간 카드를 손에 놓지 않으면서 현란한 셔플 동작 등을 연마했다. 그를 비롯해 영화 속 인물들의 카드 손놀림은 모두 본인들의 손동작이라고 한다.  
 
스스로는 이번 영화 재미있었나.
“꼭 하고 싶었던 거였다. 이런 케이퍼 무비(강도‧절도를 모의하는 영화. 다른 말로 하이스트 무비) 안에서 뭔가 하고 있는 게 신났다. 어렸을 때 할리우드 외화들에서 총 쏘고 담배 피우는 걸 보며 ‘멋있다’ 그랬는데, 내가 그런 영화에 나오고 있으니까.”(박정민은 앞서 2편 오디션에서 떨어진 경험이 있다고 한다.)  
 
일출이 계속 욕하고 담배 피우는 센 캐릭터인데.  
“실제로도 일상이 욕이다(웃음). 농담이고. 도일출이라는 인물은 현실적인 고민을 하고 현실적인 삶을 사는 캐릭터다. 그러면서도 ‘타짜’는 오락영화니까 같은 대사라도 멋지게 들리게 하고 싶었다. 카리스마가 부족하지 않으냐는 우려도 알지만, 못하는 걸 욕심내는 건 어리석은 짓 같고 나만의 색깔로 만들어내려 노력했다.”
 
‘타짜:원 아이드 잭’(감독 권오광)은 화투 대신 포커로 종목을 바꾼 가운데 박정민이 전설적 타짜 '짝귀'의 아들 도일출을 연기하고 애꾸(류승범)·권 원장(권해효)·까치(이광수) 등의 팀플레이를 강조한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타짜:원 아이드 잭’(감독 권오광)은 화투 대신 포커로 종목을 바꾼 가운데 박정민이 전설적 타짜 '짝귀'의 아들 도일출을 연기하고 애꾸(류승범)·권 원장(권해효)·까치(이광수) 등의 팀플레이를 강조한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복수가 진행될수록 살이 빠진 모습이더라.
“후반부는 시작 대비 20kg 빠졌다. 모진 풍파를 겪고 나서 죄책감을 안게 되니까. 감정적으로도 표현을 격정적으로 하기보다 버석버석한 느낌이 났으면 했다. 꾹꾹 누른 채 서서히 드러내는 복수심이랄까.”
 
최동훈 감독의 ‘타짜’(2006)는 도박 소재에다 사회 풍자를 버무린 웰메이드 성인오락물로 추석 관객 568만명을 빨아들였다. 강형철 감독은 ‘타짜:신의 손’(2014)에서 '빅뱅' 출신 최승현(탑)을 내세우고 전편의 캐릭터(고광렬, 아귀 등)를 가져와 401만명을 동원했다.
 
반면 ‘타짜3’에선 도일출이 짝귀의 아들이란 것 외에 캐릭터 연속성이 거의 없다. 유쾌한 청춘로드무비에 가까웠던 전작들에 비해 초반부터 거대한 속임수에 빠져 허우적대는 청년의 잔혹극에 가깝다. 안쓰럽게 여겼는데 알고보니 뒤통수를 치는 마돈나는 ‘타짜2’의 허미나(신세경)를 연상시키는데 강도가 더 세다.
 
“마돈나가 나쁜 사람에게 끌려다니는 것 같아 마음이 쓰이는데, 알고 보면 계속 일출이 당하는 상황이다. 일출의 열등감을 건드리면서 (‘짝귀’의 아들이라는 원죄를 진) 그를 끌어들이는 거대한 판이 짜인다. 일출에겐 연정보다 배신에 대한 복수심이 원동력이다.”

 

 "스모키한 인물 '애꾸' 류승범이 맡아 다행"

‘타짜:원 아이드 잭’(감독 권오광)에서 전설적 타짜 '짝귀'의 아들 도일출을 연기한 박정민(오른쪽)과 그를 도와 거대한 도박판을 벌이는 설계자 애꾸 역의 류승범.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타짜:원 아이드 잭’(감독 권오광)에서 전설적 타짜 '짝귀'의 아들 도일출을 연기한 박정민(오른쪽)과 그를 도와 거대한 도박판을 벌이는 설계자 애꾸 역의 류승범.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타짜 3’의 또 다른 특징은 팀플레이 인물들이 차례차례 균등하게 등장한다는 점이다. 각기 다른 캐릭터의 재미를 선사하는 대신 이야기의 초점이 분산된다. 박정민은 오히려 “여러 주변인물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평했다. 특히 설계자 ‘애꾸’를 연기한 류승범에 대해 예찬을 아끼지 않았다.
 
“카메라 앞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압도적인, 존재감만으로도 많이 채울 수 있는 배우다. 애꾸는 전국구 타짜인데 죄책감을 지고 평생 살다가 그 아들을 만나서 모든 걸 전수해주려 한다. 뭔가 스모키하다고 할까, 모든 걸 다 알고 적재적소에 나타나는 인물. 그걸 류승범이라는 배우가 해줘 다행이다. 촬영하면서도 내내 (그를) 쫓아다녔고 마음으로 의지했다.”
 
박정민은 캐스팅 단계 때 류승범에게 ‘작품을 함께 하고 싶다’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류승범은 시사 간담회에서 이를 언급하면서 “(박정민을) 현장에서 보고 놀랐다. 의지했다고 하지만 내가 의지할 수 있겠다 싶었다. 많은 에너지를 얻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인생에서 제일 크게 베팅한 게 뭔가.
“진짜로 ‘타짜’다. 팬이 많은 영화라 ‘잘해야 본전’이란 얘기를 너무 많이 들었다. 그런데 시나리오가 재밌었다. 감독님이 내게 e메일로 ‘10년 정도 지켜봤는데 내가 말하고 싶은 도일출의 어떤 부분과 박정민이란 배우가 맞닿아 있는 것 같다’고 하셨다. 그걸 믿고 갔다.”
추석 연휴를 맞아 개봉하는 '타짜: 원 아이드 잭'에서 포커 천재이자 전설적 타짜 '짝귀'의 아들인 도일출을 연기한 박정민 배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추석 연휴를 맞아 개봉하는 '타짜: 원 아이드 잭'에서 포커 천재이자 전설적 타짜 '짝귀'의 아들인 도일출을 연기한 박정민 배우.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알려진 대로 그는 2005년 고려대 인문학부에 입학했다가 이듬해 한국예술종합학교 신입생으로 경로를 바꿨다. “하고 싶은 걸 못하면 못 참는 성격인데, 뭐라도 되겠지 하면서 갔다. 나보단 그걸 허락해주신 부모님이 인생을 베팅하신 셈이다(웃음).” 
 
“배우가 되고 보니 내가 생각했던 삶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큰 고민이 생긴다. 나만 잘하면 되는 세상이 아니잖나. 사실 웬만한 평가나 비판은 내게 아무것도 아니다. 나 자신에 대한 평가는 내가 가장 혹독하기 때문이다.”
 

좋은 책 소개해주고 싶어 독립책방 열어 

최근에 독립책방을 열었다고.
“(난처한 듯) 너무 알려지면 안 되는데. 작업실 겸해서 내가 좋아하는 책을 남한테 소개하려고 초등학교 친구랑 함께 열었다. 책을 내보니(2016 출간 산문집 『쓸 만한 인간』) 글이란 게 무서워진다. 누구에게 상처를 주고 다시 나에게 상처가 되더라. 그래서 개정판 때 많이 수정하고 사과드린다는 글도 썼다. 앞으론 그냥 책방만 하련다.(웃음)”
 
차기작은 연내 개봉 예정인 최정열 감독의 ‘시동’이다. 공동 주연한 마동석‧정해인도 이번 추석 시즌에 각각 ‘나쁜 녀석들’ ‘유열의 음악앨범’을 선보인다. 박정민은 정해인을 가리켜 “절로 내뿜는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가 부러울 때도 있다. 나는 노력해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스스로 멜로 DNA가 없다고 말하지만 이번 영화에서 박정민의 ‘멜로 눈빛’도 만나볼 수 있다. 미지의 상대를 향한 청춘의 연심은 충동적이기에 위험하다. 그럼에도 욕망하는 것을 얻으려는 자, 인생을 '올인'하지 않을 수 없다. 박정민의 연기 도박은 성공할 수 있을까. 영화는 9월 11일 개봉.

11일 개봉하는 ‘타짜:원 아이드 잭’(감독 권오광)에서 전설적 타짜 '짝귀'의 아들 도일출을 연기한 박정민(왼쪽)과 그를 유혹하며 위험에 빠뜨리는 미스테리한 여인 마돈나 역의 최유화.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11일 개봉하는 ‘타짜:원 아이드 잭’(감독 권오광)에서 전설적 타짜 '짝귀'의 아들 도일출을 연기한 박정민(왼쪽)과 그를 유혹하며 위험에 빠뜨리는 미스테리한 여인 마돈나 역의 최유화.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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