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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 없는 횡단보도, 보행자 위해 정지한 차는 10대 중 1대 뿐

무신호 횡단보도에서 보행자에게 양보하는 차량의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무신호 횡단보도에서 보행자에게 양보하는 차량의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11.3%."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 길을 건너려는 보행자를 위해 정지한 차량의 비율이다. 10대 중 1대 정도만 보행자가 길을 건널 수 있도록 양보를 하고 나머지 9대는 그냥 지나쳤다는 의미다. 

[숫자로 보는 보행자 안전]

 
 이 같은 결과는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지난 8월 6일과 9일에 청주시와 대전시의 왕복 4차로 도로에서 실시한 조사에서 나타났다. 
 
 조사는 제한속도가 시속 30㎞인 도로와 시속 50㎞인 도로로 나뉘어 시행됐으며, 별도의 차량·보행 신호등이 없는 무신호 횡단보도가 대상이었다. 
 
 우선 제한속도가 시속 30㎞인 도로에서는 무신호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40번의 시도 중에서 차량이 정지한 경우가 8번(20%)이었다. 반면 시속 50㎞인 도로에서는 40번 중 겨우 1번만 차량이 멈췄다. 양보 비율이 겨우 2.5%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횡단보도에 도착해서 횡단을 시도하려는 때부터 실제로 횡단을 시작하기 직전까지 걸린 시간(대기시간)은 시속 30㎞ 도로에서는 평균 14초였다. 양보율이 20%가량 된 덕분이다. 
 
 반면 시속 50㎞ 도로에서는 대기시간이 평균 37.3초나 됐다. 이 도로에서는 보행자에게 양보하는 차량이 거의 없기 때문에 횡단보도에 접근하는 차량이 모두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건너야 했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실험이 있었다. 무신호 횡단보도에서 보행자가 길을 건너려 한다는 표시를 수신호로 보낸 뒤 차량의 반응을 확인하는 내용이었다. 
 
 제한속도 시속 30㎞ 도로에서 실시된 이 실험에서 수신호를 보고 차량의 속도를 줄인 경우는 52.9%였다. 정지하지는 않더라도 안전 등을 고려해 감속한 것이다. 
 
 하지만 절반 가까운 47.1%는 속도를 전혀 줄이지 않았다. 보행자 보호에 대한 개념이 상당히 부족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권병윤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보행자가 손을 들어 횡단 의사를 표시했음에도 감속조차 안 하는 차량이 이렇게 많다는 건 우리나라의 열악한 보행문화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권 이사장은 "제한속도가 낮을 때 양보 차량의 비율과 대기시간이 상대적으로 양호하게 나타난 것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도시부 속도 하향 정책이 사망자 감소뿐만 아니라 안전한 보행환경 조성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정부는 보행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도로교통법 개정을 통한 '보행자 우선제도'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제도는 보행자가 도로를 횡단하고 있을 때뿐만 아니라 횡단을 위해 횡단보도 앞에 서 있는 때에도 운전자가 일시 정지 및 서행토록 하는 내용이다. 
 
 최근 3년간(2016년~2018년) 발생한 '횡단 중 사고'는 모두 7만 594건이었으며 사망자는 2853명이었다. 이는 전체 차대 사람 사망자 중 60.4%나 되는 수치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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