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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고양이에 내 식비의 3배 쓰지만 만족”

현재 키우는 반려동물 개·고양이·금붕어 순… 2마리 이상 기르는 가구는 고양이가 많아
 

솔로 경제(5) 반려묘의 약진

사진:ⓒ gettyimagesbank

사진:ⓒ gettyimagesbank

#1. 직장인 방지예씨의 하루는 고양이들과 시작해 고양이들과 끝난다. 방씨는 고양이 네 마리를 키운다. 첫째 레이니(6살, 러시안블루 수컷), 둘째 밤이(4살, 데본렉스 암컷), 셋째 참이(4살, 데본렉스 암컷), 넷째 보이니(3살, 먼치킨 수컷)다. 아침을 여는 건 4남매의 막내 보이니다. 보이니는 규칙적인 고양이다. 새벽 5시 30분이면 방지예씨 침대로 올라와 골골거리며 얼굴을 툭툭 친다. 방씨가 눈을 떠 보면 맏이 레이니는 이미 캣휠(고양이가 운동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쳇바퀴) 위에서 아침운동에 한창이다. 방씨의 하루는 고양이 4남매의 물통과 사료통, 화장실을 청소하면서 고양이들 건강상태를 체크해 메모를 해두는 것으로 시작한다. 사료를 많이 남기는 일이 잦으면 병원에 데려간다. 오전 6시 30분부터는 건강상태 체크 겸 놀이시간이다. 4마리당 각 10분씩 낚싯대 장난감으로 실컷 놀아준다. 고양이들이 좋아하는 튜브형 간식 ‘츄르’를 엄지 손톱 크기만큼 짜서 나눠주며 눈, 코, 피부 상태를 체크하고 메모해둔다. 방씨가 출근하기 위해 집을 나서는 아침 7시 30분까지 2시간의 대부분은 고양이 4남매를 위해 쓴다.
 
#2. 마포구 공덕동에서 ‘성태윤커피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박미나씨도 하루를 고양이 3남매와 함께 시작하고 마무리한다. 박미나씨의 ‘고양이 집사 생활’은 2012년 부산 서현 도로에서 암컷 아기 고양이를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결혼한 언니가 아이를 낳으면서 러시안블루종인 모리(수컷)가 왔고, 2017년 거리에서 웅이를 만나면서 고양이 3남매를 건사하고 있다. 박씨가 반려묘들을 받아들이는 기준은 단 하나다. 그는 “주로 내가 아니면 누구도 키우지 않을 것 같은 아이들을 데려왔다”며 “웅이는 길에서 생활해온 습관이 아직도 그대로지만 보기에 예쁜 고양이는 아니라서 누구도 데려가지 않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간식, 장난감 등에 나가는 비용도 최소화 한다. 길에 버려진 고양이들을 데려오면서 병원비만 300만원이 넘게 나갔기 때문이다. 박미나씨는 “개인적으로 어려운 일을 겪던 무렵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들로부터 힐링을 얻었냐는 질문에 그는 “그보다는 내가 어떻게든 어려움을 뚫고 나가야 이 아이들을 건사할 수 있다는 책임감을 통해 얻은 게 더 많다”고 말했다.
 
 

“앞으로 반려동물 키우고 싶다” 41.5%

1인가구 ‘비미족(비혼·미혼)’ 사이에서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19 한국 1인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1인가구는 전체의 10.6%였지만, 앞으로 키우고 싶다고 한 이들은 무려 41.5%에 달했다. 특히 1인가구는 반려견보다 반려묘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또 예비 반려동물 양육자의 비율이 현재 양육자보다 4배 이상으로 많다는 건 그만큼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전체 가구로 확대해 보면 25.1%는 ‘현재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고 응답했다. KB금융그룹이 지난해 발표한 ‘펫팸(Pet Family)을 위한 생활백서, 2018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체 가구에서 양육하고 있는 반려동물은 개(75.3%)·고양이(31.1%)·금붕어 또는 열대어(10.8%, 이상 복수응답) 순이었다. 양육 중인 반려동물 수는 개 1마리(86.3%), 고양이 1마리(69.0%) 등 1마리인 경우가 가장 많았다. 2마리 이상 기르는 가구는 고양이(30.9%)가 개(13.8%)보다 많았다.
 
반려동물의 시대는 왔지만 여전히 한국의 비미족들에게는 여러 가지 이유로 장애물이 존재한다. ‘2019 한국 1인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1인가구의 절반이 반려동물 양육의 어려운 점으로 ‘혼자 두고 출근이나 외출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위생·청결 관리의 어려움’과 ‘건강·질병 관리의 어려움’을 장애물로 꼽은 이들도 각각 20.3%, 15.1%에 달했다. 다만, 아직 반려동물을 키워보지 않았기 때문에 소음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3.8%만이 장애물로 꼽았다. 그러나 이 또한 만만한 문제는 아니다. 반려견과 반려묘로 양분된 상황에서 특히 반려견을 키운다면 집을 비웠을 때 주변 이웃들이 가장 크게 신경 쓰는 건 무엇보다 소음이다. 직장인 A씨는 지난해 추석 때 부모님이 여행을 떠나며 반려견 2마리를 돌봐주다가 이웃들의 강한 항의를 받았다. A씨는 “평소 부모님이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아서 알지 못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현실적인 장애물은 비용이다. 방지예씨는 사내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고는 해도 고양이 4남매의 월 식비로 자신의 식비보다 3배 수준인 70만원을 지출한다. 방씨는 반려묘들에게 물을 주는 장비에만 41만9000원을 들였다. 파이오니아 스테인레스, 세라믹 정수기가 각 12만원, 펫데이즈 차밍 정수기 5만원, 고양이수반은 장조림포터리에서 8만원 스튜디오올리브에서 4만9000원에 구입했다. 고양이 전용 화장실에 쓰는 모래에 쓰는 돈만 한 달에 12만원이다. ‘펫팸(Pet Family)을 위한 생활백서’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고정적으로 소비·지출하는 금액은 반려견의 경우 10만3000원, 반려묘는 7만8000원이었다. 지출 비용 중에선 사료비·간식비의 비중이 가장 컸다. 질병 예방·치료비와 미용비, 패션 잡화 구매는 고양이보다 개를 키울 때 상대적으로 더 많은 지출을 했고, 장난감 구매와 위생 제품·서비스 구매는 고양이를 키울 때 더 많이 썼다.
 
그렇지만 방지예씨는 고양이 4남매를 기르기 전의 삶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지금 행복하다고 말한다. “어떤 존재도 이 아이들만큼 내게 행복감, 충만함을 주지는 못할 것 같다. 내 돈과 시간 대부분을 투자해야 하는 일이지만 (고양이 4남매가) 주는 기쁨이 정말 커서 모두 상쇄된다.” 앞선 ‘펫팸’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 가구의 85.6%는 ‘반려동물은 가족의 일원이다’라는 말에 동의했다. 특히 60대 이상에서는 89.1%가 동의하는 등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비중이 커졌다.
 
 

미국·중국에서도 반려동물 관심 더욱 커져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애완동물용품협회(APPA, American Pet Products Association)의 2018년 통계에 따르면 미국 전체 가구의 68%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으며 이는 조사가 처음 시작된 1988년에 비해 56%가 증가한 것이다. 중국 칭다오의 코트라(KOTRA) 칭다오무역관은 현지 매체 전첨망 자료를 인용해 2019년 중국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2017년보다 무려 27.5%나 증가한 1700억 위안이라고 발표했다.
 
 
한정연 기자 han.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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