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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집유 선고한 2심 파기환송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9일 ‘국정농단’ 사건 핵심 인물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2심 재판을 전부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이날 김명수 대법원장(가운데)이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왼쪽은 조희대 대법관, 오른쪽은 권순일 대법관. [연합뉴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9일 ‘국정농단’ 사건 핵심 인물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2심 재판을 전부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이날 김명수 대법원장(가운데)이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왼쪽은 조희대 대법관, 오른쪽은 권순일 대법관. [연합뉴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9일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에서 이재용(51)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근혜(67) 전 대통령, 최순실(63·본명 최서원)씨의 원심을 모두 파기환송하며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 뇌물액 50억 추가 인정
삼성그룹 승계 도움 받기 위해
부정한 청탁했다고 판단
박근혜·최순실도 고법 돌려보내

대법원은 지난해 2월 이 부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2심)을 파기환송하며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게 공여한 뇌물액을 원심보다 50억여원 이상 추가로 인정했다. 또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에게 뇌물을 건네며 ‘삼성그룹 승계작업’에 도움을 받기 위해 부정한 청탁을 했다고 판단했다. 법조계에선 이번 판결로 이 부회장이 파기환송심에서 다시 실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1, 2심이 공직선거법상 분리 선고하게 돼 있는 사건을 하나로 선고했기 때문에 절차상 법률을 위반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해 사건을 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2심에서 특가법상 뇌물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강요 혐의 등이 인정돼 징역 25년과 벌금 200억원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박 전 대통령의 무죄 부분은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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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최씨에 대해선 재단을 설립하고 출연금 등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검찰이 적용한 강요죄에 관해 협박으로 볼 수 없다며 파기환송 취지의 결정을 내렸다.
 
이날 이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은 2017년 1심 판결의 요지와 거의 유사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원심에서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게 공여한 뇌물로 인정하지 않았던 정유라의 말 3필(34억1797만원 상당)과 최씨가 운영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16억2800만원)을 모두 부정한 청탁에 따른 뇌물이란 취지의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다. 대법원은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게 뇌물을 공여하며 당시 삼성그룹의 승계작업에 도움을 얻겠다는 부정한 청탁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이 이 부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항소심과 다른 판단을 내린 핵심 근거는 삼성전자가 최씨의 딸 정유라에게 제공한 말 3필(살시도·비타나·라우싱)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것이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날 말 3필의 소유권이 삼성전자가 아닌 최씨에게 있다며 2015년 11월 15일 최씨가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에게 역정을 냈던 사건을 언급했다. 최씨는 이날 독일에서 삼성전자가 제공한 말 살시도를 넘겨받으며 마주란에 ‘삼성전자’가 쓰여 있자 “이재용이 VIP(박근혜 전 대통령) 만났을 때 말 사준다고 했지, 언제 빌려준다고 했냐”고 박 전무에게 역정을 낸다.
 
이 소식을 들은 삼성전자 측은 “결정하시는 대로 지원해 드리겠다는 것이 우리 입장입니다”는 말을 전했다.
  
최순실 역정내자 삼성 “결정대로 지원”…대법, 말 3필 대여 아닌 사준 걸로 판단
 
김 대법원장을 포함한 다수의 대법관은 “2015년 11월 15일 말 3필의 실질적 사용·처분 권한이 최씨에게 있다고 최씨와 삼성전자가 합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의 증거능력은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 없이도 이 부회장에게 부정한 청탁이 존재하는 사실관계는 입증된다고 봤다.
 
이날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1, 2심에서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게 제공한 뇌물이라고 공통적으로 인정한 최씨의 코어스포츠 용역대금(36억3484만원)까지 더해 이 부회장의 뇌물 공여액은 총 86억8081만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의 뇌물 공여 액수가 중요한 것은 이 부회장의 뇌물액이 삼성전자에 대한 이 부회장의 횡령액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대법원 양형규정상 횡령액이 50억원을 넘어가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따라 5년 이상의 형을 선고해야 해 실형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이 부회장이 횡령액을 모두 변제한 점,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의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한 점,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게 뇌물 70억원을 건네 유죄를 받은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집행유예를 받은 점 등은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양형 사유가 될 수 있다. 뇌물액이 50억원을 넘긴다 해도 집행유예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란 뜻이다.
 
박태인·이수정·백희연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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