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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에 ‘시티팝’ 감성 입힌다

‘달의 몰락’ ‘왜 그래’ 등의 히트곡을 냈던 김현철이 아리랑 재해석에 도전한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달의 몰락’ ‘왜 그래’ 등의 히트곡을 냈던 김현철이 아리랑 재해석에 도전한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데뷔 30주년을 맞은 싱어송라이터 김현철(50)이 아리랑 재해석에 나섰다. 31일 서울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열리는 ‘위대한 유산, 오늘과 만나다-아리랑 트리뷰트’ 공연에서 음악감독을 맡아 전통민요 아리랑에 그의 ‘시티팝’ 감성을 얹는다.
 

데뷔 30주년 싱어송라이터 김현철
31일 ‘아리랑 트리뷰터’서 음악감독
올가을엔 13년 만에 정규앨범 발표
“난 내 노래와 경쟁, 가장 큰 팬도 나”

공연을 나흘 앞둔 지난 27일 그를 만났다. 아리랑 분위기에 맞춰 한복까지 챙겨온 그는 “세 살배기 어린애도, 여든 어르신도 다 아는 멜로디로 듣는 사람 귀 쫑긋하게 할 음악을 만드는 작업이 참 재미있다”고 말했다.
 
아리랑은 어떤 음악인가.
“내가 평가할 수 없는 음악이다. 한스러운 것 같지만 즐거운 것도 같은, 규정할 수 없는 음악이다. 긴 세월 구전돼 내려올 수 있었던 건 그만큼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이어서다. ‘아리랑’이라는 말도 좋다. 어디 걸리는 것이 없이 넘어가는 느낌이 들지 않나. 또 ‘랑’에서 ‘즐거울 락(樂)’자가 떠오르기도 하고, ‘사랑’이 연상되기도 한다.”
 
그는 건설사 주재원인 아버지를 따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살았던 초등생 시절의 기억을 끄집어냈다. “한국사람들끼리 만났다 헤어지는 자리에선 늘 아리랑을 불렀는데, 부를 때마다 가슴이 뭉클했다”는 것이다.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새로 편곡한 세 개의 아리랑 변주곡이다. 두 곡은 그가, 한 곡은 재즈 피아니스트 김광민이 편곡했다. 아쟁과 피리·가야금, 기타와 드럼·하모니카 등 국악기와 양약기가 어우러져 다양한 색깔의 아리랑을 들려줄 예정이다. 노래는 정가 가객 이기쁨과 가수 클랑이 부른다.
 
어디에 초점을 맞춰 편곡했나.
“음악에 뭘 집어넣어야겠다는 식의 의도는 없다. 이러면 어울리겠다는 내 감에 따랐다. 나는 뭐든지 이렇게 ‘대충’ 한다. 그래서 뭘 하나 딱 부러지게 못 한다고 하는데, 못하면 어떤가. 이번에도 그냥 하고 싶은대로 해보자, 했다.”
 
그에게 ‘대충’은 ‘마음 가는대로 따른다’는 의미이자, 삶의 방식이다. 또 2006년 9집 앨범 이후 긴 공백기를 가졌던 그가 올가을 13년 만에 정규 앨범 10집을 발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5월 미니앨범 ‘10th-프리뷰’를 공개하며 음악활동 중단과 재개의 속내를 밝힌 바 있다. “갑자기 음악이 재미없어져 음악 작업을 그만뒀고, 지난해 가수 죠지와 함께 1집 곡 ‘오랜만에’를 리메이크하며 예전의 감정이 되살아나 다시 작곡을 시작했다”고 했다. 당시의 리메이크 작업은 네이버문화재단과 스페이스오디티가 진행한 시티팝 발굴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 ‘시티팝’은 청량하면서도 세련된 도시적 분위기의 음악 장르를 뜻한다. 그는 시티팝이라는 단어도 모른 채 노래를 만들었지만, ‘춘천 가는 기차’ ‘왜 그래’ 등 그의 히트곡들엔 시티팝의 색채가 강했다. 최근 시티팝이 인기를 끌며 그의 노래들이 다시 주목을 받은 것이다.
 
새 앨범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LP 2장에 스무 곡 정도 실을 예정이다. ‘시인과 촌장’ 등 선배 가수들의 노래 두세 곡을 리메이크한 것을 빼면 모조리 신곡이다. 노래 만드는 과정은 그때그때 떠오르는 가사나 곡을 적어놓고 발전시킨다는 점에서 30년 전과 놀랍도록 똑같다. 앨범 발매 날짜는 10월 말이나 11월 초가 될 것 같다.”
 
공백기 동안 대중음악계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앨범 발매 당일 음원 차트에서의 반응이 성패를 좌우하는 세상이 됐는데, 새 앨범 발표를 앞둔 심정이 어떤가.
“발매 첫날 세 시간 안에 결판난다고 하더라. 하지만 나는 내 음악의 경쟁자를 같은 날 앨범을 내는 다른 가수의 노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1989~2006년 발표한 기존 내 노래와 경쟁한다. 내가 보기 창피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내 음악의 가장 큰 팬도 나”라고 했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 뿐”이라는 그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건 무의미해 보였다. “내게 음악이란 계획하고 하는 게 아니다. 예술이 어떻게 계획적일 수 있냐”라는 예상 가능했던 답이 돌아왔다. 하지만 그런 그도 “꼭 하겠다”고 밝힌 일이 있었다. 바로 콘서트다. “지난 4월 서울 대학로에서 오랜만에 단독 공연을 했는데 관객들을 만나는 게 너무 좋았다. 이렇게 좋은 걸 왜 안 했을까 싶더라”며 “올 연말이나 내년 초부터 전국을 돌아다니며 투어 콘서트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아리랑 트리뷰트’ 공연에서도 그는 무대에 올라 그의 대표곡  ‘달의 몰락’ ‘춘천 가는 기차’ 등을 국악기 반주에 더해 직접 들려줄 계획이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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