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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에서 실망으로…대법원 앞에 모인 태극기부대

2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 대로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 1000여명이 모여 집회를 벌이고 있다. 남궁민 기자

2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 대로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 1000여명이 모여 집회를 벌이고 있다. 남궁민 기자

 "만세 만세 만세!"
 
29일 오후 2시10분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 모인 태극기부대 집회 연단에서 "만세"가 울려 퍼졌다. 같은 시각 생중계된 국정농단 사건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이 박근혜(67) 전 대통령에 유죄를 선고한 2심을 파기환송한다는 주문을 읽은 직후였다.
 
주문 낭독에 앞서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남긴 '안종범 수첩'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선고에 고무됐던 집회 참가자들은 파기환송 결정을 '무죄'로 판단하고 환호했다. 참가자들은 '곧 박 전 대통령을 볼 수 있는 거냐'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파기환송의 취지가 뇌물죄 등에 대해 유죄 판결을 무죄 취지로 뒤집은 게 아니라는 분석이 퍼지면서 참가자들은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후 삼성이 최순실(63·본명 최서원)씨에게 제공한 말 3필이 뇌물로 인정되고, 박 전 대통령의 뇌물죄 분리선고가 이뤄질 경우 오히려 형량이 늘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집회의 분위기는 분노와 착잡함으로 변했다.
 
대법원의 선고에 실망한 집회 참가자들은 "문재인 탄핵" "탄핵 무효"를 외치며 법원을 성토했다. 한 집회 참가자는 "여성 대통령을 이 정도 괴롭혔으면 된 거 아니냐"며 "기업 총수까지 잡아넣으려 하고 너무한다"며 반발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1시간가량 이어진 선고가 채 끝나기도 전에 대법원 앞을 떠나 강남역 방면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2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옆문에서 국정농단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를 환영하는 1인 시위자를 향해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남궁민 기자

2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옆문에서 국정농단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를 환영하는 1인 시위자를 향해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남궁민 기자

 

거리에 1000여명 모여…대법원, 정문 출입 막아 

이날 오전부터 대법원 앞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국정농단 사건의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였다. 대법원 앞 대로의 3개 차로를 차지한 지지자 1000여명은 '박근혜 대통령 석방', '불법 탄핵 무효' 등 구호를 외치며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파기환송을 촉구했다.
 
돌발 사태를 대비해 경찰은 36개 중대 2000여명의 인력을 동원해 대법원 주변에 배치하고 경찰 차량이 줄지어 세워 벽을 만들었다. 정문 출입은 아예 봉쇄됐다. 점심을 먹고 한 손에 커피를 들고 법원에 복귀하던 법원 직원들이 출입증을 보여주며 들어가게 해달라고 했지만, 경찰은 옆문을 이용해달라며 돌려보냈다.
 
삼엄한 경비가 이뤄졌지만 선고가 끝난 후 일부 박 전 대통령 지지자가 법원 주변에서 욕설과 고성을 내 제지당하기도 했다. 다른 지지자들은 대법원 옆문 앞에서 선고를 환영하는 피켓을 든 1인 시위대에게 "무례하다"며 항의해 소란이 벌어졌다.
 

민주노총, 박수치며 환호

 이상규 민중당 대표, 윤택근 민주노총 부위원장 등이 2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국정농단 사건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 생중계를 보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에 기뻐하고 있다. [뉴스1]

이상규 민중당 대표, 윤택근 민주노총 부위원장 등이 2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국정농단 사건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 생중계를 보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에 기뻐하고 있다. [뉴스1]

 
한편 같은 시각 대법원 주변에서 모여 선고 생중계를 지켜보던 민주노총과 민중공동행동 등 진보성향 단체 회원들은 밝은 표정을 지었다. '이재용을 구속하라' 등의 문구가 쓰인 조끼를 입고 생중계를 지켜보던 이들은 이 부회장의 뇌물 공여액을 추가로 인정하는 선고가 나오자 박수치며 환호했다.
 
선고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연 민주노총은 "국정농단 재판에서 이재용을 석방한 부당한 2심 선고를 파기했다”며 “국민의 상식, 정의와 공정의 관점에서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대법원 주변에 박 전 대통령 지지자와 민주노총 조합원이 모여 충돌이 우려됐지만, 이날 양 측 사이에 별다른 물리적 갈등은 빚어지지 않았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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