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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대법 "정유라 말 3필 뇌물"…이재용 집유 판결 깨졌다

대법원이 29일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최종선고를 했다. 지난해 2월 이재용 부회장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던 원심은 파기 취지로 환송됐다. 사진은 2016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1차 청문회에 출석했던 이 부회장의 모습. 오종택 기자

대법원이 29일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최종선고를 했다. 지난해 2월 이재용 부회장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던 원심은 파기 취지로 환송됐다. 사진은 2016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1차 청문회에 출석했던 이 부회장의 모습. 오종택 기자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9일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에서 지난해 2월 이재용(51)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2심)을 파기환송하며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재용 부회장 실형위기, 뇌물액 50억 넘어가며 실형가능성 커져
승계작업 부정한 청탁 인정

대법원은 이 부회장이 박근혜(67) 전 대통령과 최순실(63·본명 최서원)씨에게 공여한 뇌물액을 원심보다 50여억원 이상 추가로 인정했고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에게 뇌물을 건네며 '삼성그룹 승계작업'에 도움을 받기 위해 부정한 청탁을 했다고 판단했다. 
 
법조계에선 이번 판결로 이 부회장이 파기환송심에서 다시 실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법원 "말 3필 소유권은 삼성전자 아닌 최순실"

2017년 1심에서 징역 5년형이 선고됐던 이 부회장은 2심 집행유예 판결이 내려지기 전까지 서울구치소에서 353일간 수감생활을 했다. 하지만 이날 대법원의 판단은 2017년 1심 판결의 요지와 거의 유사했다. 
 
2015년 5월 7일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단지 기공식에 참석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야기하고 있다. [중앙포토]

2015년 5월 7일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단지 기공식에 참석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야기하고 있다. [중앙포토]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원심에서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게 공여한 뇌물로 인정하지 않았던 정유라의 말 3필(34억 1797만원 상당)과 최씨가 운영한 한국동계스포츠 영재센터 후원금(16억 2800만원)을 모두 부정한 청탁에 따른 뇌물이란 취지의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다. 
 
단 말 3필의 보험료(2억 4146만원)와 정유라 말의 차량 이동 비용(5억 308만원)은 뇌물로 인정되지 않는 취지의 선고를 했다. 
 
대법원은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게 뇌물을 공여하며 당시 삼성그룹의 승계작업의 도움을 얻겠다는 부정한 청탁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국정농단 사건 2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최순실씨(왼쪽)과 그의 딸 정유라씨. [중앙포토·연합뉴스]

국정농단 사건 2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최순실씨(왼쪽)과 그의 딸 정유라씨. [중앙포토·연합뉴스]

대법원 판결, 이 부회장 징역형 선고한 1심과 유사 

이 부회장 뇌물의 대가가 당시 삼성그룹의 최대 현안이던 승계작업에 대한 청와대와 정부의 도움이라 봤고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에 '묵시적 청탁'이 성립했다고 봤다.
 
이 부회장의 항소심은 "승계작업이란 '부정한 청탁'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이 부회장의 일무 뇌물공여액을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의 증거능력은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 없이도 이 부회장에게 부정한 청탁이 존재하는 사실 관계는 입증된다고 봤다. 
 

뇌물액 2심 36억→86억원으로 늘어날듯  

이날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1·2심에서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에게 제공한 뇌물이라 공통적으로 인정한 최순실의 코어스포츠 용역대금(36억 3484만원)까지 더해 이 부회장의 뇌물 공여액은 총 86억 8081만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등의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 선고가 예정된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 걸린 삼성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등의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 선고가 예정된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 걸린 삼성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 부회장의 뇌물 공여액수가 중요한 것은 이 부회장의 뇌물액이 삼성전자에 대한 이 부회장의 횡령액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대법원 양형규정상 횡령액이 50억원을 넘어가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따라 5년 이상의 형을 선고해야 해 실형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법조계 "집행유예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이 부회장이 횡령액을 모두 변제한 점,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의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한 점,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게 뇌물 70억을 건네 유죄를 받은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집행유예를 받은 점 등은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양형사유가 될 수 있다. 
 
뇌물액이 50억을 넘긴다 해도 집행유예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란 뜻이다.
 
하지만 이런 전제는 파기환송된 사건을 맡는 2심 재판부가 대부분의 쟁점에서 이 부회장에게 다시 유리한 판단을 해야함을 전제로 한다. 실형을 피하기까지는 여전히 가시밭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뇌물 액수뿐 아니라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게 뇌물을 건네며 '승계 작업'에 도움을 받겠다는 부정한 청탁이 있었던 점도 모두 인정돼 이 부회장 측 변호인에겐 큰 부담이 지워졌다.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연루된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연루된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확정판결 6개월~1년후 내려질듯  

통상 대법원에서 사건이 파기환송될 경우 6개월~1년내에 확정판결이 나오게 된다. 하지만 한 현직 판사는 "사안에 따라 더 지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확정판결이 내려지기 전까지 자유로운 몸으로 경영활동을 할 수 있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로 지난 3년간 이어진 박근혜·이재용·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은 일단락하게 됐다.
 
지난 3년간 이어진 세 피고인의 6번의 선고(각 1·2심)는 국정농단의 핵심 쟁점인 뇌물공여액과 승계작업 현안, 부정한 청탁 등에 대해 서로 다른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과 8월에 올라온 이번 사건을 두고 대법관 전원이 참여한 전원합의체에서 총 6차례의 심리를 열었다.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출신의 변호사는 "일반적인 전원합의체 사건 심리는 1~2번이면 끝난다"며 "심리가 6번이나 열렸다는 건 대법관들이 사건의 쟁점과 사실관계를 두고 격론을 벌였다는 뜻"이라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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