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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탄광 속 카나리아’ 싱가포르의 경고

손해용 경제정책팀장

손해용 경제정책팀장

글로벌 중계무역의 중심지로 꼽히는 싱가포르는 수출입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216.4%(통계청. 2017년 기준)에 달한다. 한국(68.8%)도 대외 의존도가 높다지만 명함도 못 내민다. 그래서 싱가포르는 세계 경제의 ‘탄광 속 카나리아’로 불린다. 과거 광부들이 탄광에 들어갈 때 일산화탄소 중독에 대비하기 위해 유독가스에 민감한 카나리아를 데리고 들어간 것처럼 싱가포르를 통해 세계 경기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싱가포르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3.3%. 7년 만에 최저치다. 이에 골드만삭스와 무디스는 싱가포르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기존 1.1%에서 0.4%로, 2.3%에서 0.5%로 낮췄다. 추아 학 빈 싱가포르 메이뱅크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는 물론 세계 경기의 침체 가능성이 커졌다”고 짚었다.
 
미국 국채시장에선 ‘경기 침체’의 전조로 여겨지는 10년물과 2년물 간 금리 역전이 발생했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 장기화하는 홍콩 사태, 아르헨티나 금융 불안 등 세계 경제는 곳곳이 ‘지뢰밭’이다.
 
낮아진 아시아 4국 성장률 전망.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낮아진 아시아 4국 성장률 전망.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문제는 수출·해외자본 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안심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싱가포르·대만·홍콩의 성장률을 낮춘 골드만삭스는 한국에 대해서도 종전 2.2%에서 1.9%로 낮췄다. “이들 국가는 높은 글로벌 무역 노출도를 바탕으로 1980~90년대 고도성장을 달성했지만, 최근엔 높은 무역 노출도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골드만삭스의 분석이다.
 
설상가상으로 한국은 일본의 경제 보복이라는 짐을 하나 더 짊어지고 있다. 이미 고용과 성장, 수출과 제조업이 위축된 상황에서 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런데도 정부는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은 튼튼하다”는 낙관론을 되풀이하고 있다. 입맛에 맞는 유리한 통계지표를 내세워 경제 성과를 자화자찬하고 있다. 그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세계 경제가 나빠지고 있어 한국만 좋아지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나쁜 지표는 외부 탓이라고 둘러댄다.
 
정부가 내세운 타개책은 재정 확대다. 내년은 올해 대비 약 9% 증가한 510조 원대의 슈퍼 예산을 편성했다. 이전 정부에서 7~8년간 늘린 예산과 비슷한 규모를 문재인 정부에선 3년 만에 늘리는 것이다. 하지만 재정지출이 늘었음에도 지난 2분기 민간의 성장기여도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생산·투자는 살아나지 않고 있다. 기업 활력 제고와 투자환경 개선 등을 염두에 두지 않고, 나랏돈을 풀기 위한 구실로 세계 경제 악화를 거론했다면 유감스러운 일이다.
 
손해용 경제정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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