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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계엄령···홍콩 정부 52년 만에 '긴급법' 만지작

홍콩 정부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홍콩 시위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1922년 영국 식민지 시절에 처음 만들어졌던 ‘긴급법’ 발동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28일 보도했다.
케리 람 홍콩특구 행정장관이 27일 기자회견에서 답하고 있다. 케리 람 정부는 현재 홍콩 시위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으로 '계엄령'에 가깝다는 말을 듣는 '긴급법'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홍콩 명보는 28일 보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케리 람 홍콩특구 행정장관이 27일 기자회견에서 답하고 있다. 케리 람 정부는 현재 홍콩 시위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으로 '계엄령'에 가깝다는 말을 듣는 '긴급법'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홍콩 명보는 28일 보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정식 명칭이 ‘긴급상황규례조례(緊急狀況規例條例)’인 ‘긴급법’은 홍콩 당국에 체포와 수색, 간행물과 통신 통제는 물론 시위 불허 등을 용이하게 해 일단 시행되면 홍콩 시위대에 엄청난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8월 31일 대규모 홍콩 시위 앞두고
‘통금령’보다 세고 ‘계엄령’ 가까운
긴급법 시행 검토하는 홍콩 정부
1967년 ‘홍콩 6.7 폭동’ 때 발동돼
3인 이상 집회도 불법으로 간주해

민주파 진영에서 ‘계엄령’과 다를 바 없다는 거센 반발이 나오는 이유다. 케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27일 “하루속히폭란을 진압하기 위해 정부는 홍콩의 모든 법률을 운용할 책임이 있다”고 말해 긴급법 시행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고 명보는 전했다.
홍콩의 상무경제발전국장인추덩화(邱騰華) 국장도 27일 “긴급법 시행이 홍콩의 국제무역센터 지위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평화와 안정이 없으면 어떤 경제 활동도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며 “국제사회가 이해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홍콩 법규에 따르면 홍콩특구 행정장관은 행정회의와 상의해 현재 상황이 ‘긴급 상황이거나 공안에 위해(危害)를 가하는 상황에 속한다’고 판단할 경우 ‘공중의 이익을 위해’ 입법회의 심의와 비준을 거치지 않고 긴급법 시행을 결정할 수 있다.
긴급법이 시행되면 간행물이나 문자, 지도, 사진, 통신, 통신 방법 등에 대해 검사하고 통제할 수 있다. 또 체포나 추방, 수색할 수 있고 모든 물자 운송과 운송인을 통제할 수 있다. 재산에 대해서도 관리와 몰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어떤 기존 성문 법칙에 대해서도 수정을 가할 수 있고 성문 법칙 실시에 잠정적인 중단 조치를 내릴 수도 있다. 이처럼 긴급법은 홍콩특구 장관에 엄청난 권한을 부여한 것으로 ‘통금령’보다 훨씬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 긴급법이 발동된 가장 최근 경우는 반세기 전인 196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66년 노사분규가 발생했고 이에 영국령 홍콩 정부의 경찰이 강경 진압으로 일관하자 67년 7월 시민과 학생, 공산주의자 등이 가세해 대규모 폭동이 터졌다.
이 사건은 ‘홍콩 6.7 폭동’으로 불린다. 당시 홍콩 정부는 긴급법을 발동하고 경찰에 집회 해산의 권력을 부여하는 한편 심지어 3인 이상 집회를 ‘불법 집회’로 간주하는 등 강력히 대응한 바 있다.
지난 25일 홍콩 취안완 지역에서 홍콩 경찰과 대치 중인 홍콩 시위대의 모습. 한동안 평화적으로 전개됐던 홍콩 시위가 최근 다시 거칠어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5일 홍콩 취안완 지역에서 홍콩 경찰과 대치 중인 홍콩 시위대의 모습. 한동안 평화적으로 전개됐던 홍콩 시위가 최근 다시 거칠어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홍콩의 친중 인사 측에선 긴급법 시행이 일반 시민들의 생활에는 이렇다 할 문제를 야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주파 진영에선 긴급법의 권력은 사실상 제한이 없는 것으로 모든 홍콩 시민의 인권을 침해할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투진선(涂謹申) 민주당 의원은 “긴급법은 계엄령과 동등한 것으로 모든 평화집회 권리를 앗아가 홍콩이 자유 도시인가에 의문을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홍콩의 특수한 무역 대우에 영향을 줘 해방군 출동과 같은 나쁜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명보는 홍콩 정부의 긴급법 검토가 이달 초 이웃한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에서 열렸던 ‘홍콩시국 좌담회’ 때 이미 거론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중국의 장샤오밍(張曉明)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 주임은 “특구 정부는 ‘공안 조례’ 실시 등 할 수 있는 게 많다”고 말했다.
중국 중앙 정부는 아직은 해방군을 투입하거나 특구에 긴급 상태를 선포하고 싶지 않아 한다. 대신 홍콩 특구가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바라고 있으며 그 해결 방안으로 계엄과 유사한 각종 법률을 시행하는 방안이 논의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케리 람 정부는 긴급법을 검토했으나 한동안 홍콩 시위가 평화적으로 전개돼 잠시 그 시행을 잠시 보류했는데 최근 다시 시위가 폭력 양상을 띠고 특히 오는 8월 31일 대규모 시위가 예상돼 있기도 해 긴급법 시행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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