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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수사' 민주당 의원들 "경찰, 한국당 강제 조사 나서라"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와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 경찰서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와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 경찰서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발생한 여·야 충돌 사건으로 28일 경찰에 소환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경찰을 향해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강제 수사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그동안에는 경찰 출석에 응하지 않는 한국당 의원들만 겨냥해 비판한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당 의원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자 경찰에게도 책임을 묻고 나선 것이다. 

박범계 "패스트트랙 수사, 경찰이 절차·규정 지켜지는지 의문"
김영호 "경찰, 미온적으로 하지 말고 강제구인 통해라도 법 집행"
기동민 "황교안·나경원, '조국 비판' 전 자기 잘못 먼저 책임져야"

 
28일 오전 9시 30분쯤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한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한국당 의원들에 대한 강제 수사에 나서지 않는 경찰을 겨냥해 "경찰이 소정의 절차와 규정을 지키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해서 많은 국민과 경찰이 큰 기대를 가지고 있는데, 경찰이 이를 가져가려면 수사 절차와 규정을 준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통상 우리 국민들, 힘없는 서민들을 범죄 혐의자로 소환 조사할 때는 검찰이든 경찰이든 내부 절차가 있는데 지금 그게 지켜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당 의원들이 경찰의 출석 요구를 세 차례 이상 거부했는데도 신병 확보를 위한 강제수사에 나서지 않는 점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의원은 이날 헌법과 국회관계법 책자를 들고 경찰에 출석했다. 그는 스스로를 "평생 법을 다룬 사람"이라고 밝히며 "법이 누군가에게는 달콤한 솜사탕같고 누군가에게는 가혹한 칼같아서야 되겠느냐"라며 "감금과 점거, 방패막이에 의한 밀어내기로 국회선진화법이 어떻게 짓밟혔는지 소상히 진술할 것"이라고 밝혔다. 헌법과 국회관계법 책자를 가져온 경위에 대해서는 "이 안에 국회 선진화법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와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 경찰서로 출석,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와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 경찰서로 출석,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박 의원 뒤를 이어 출석한 김영호 민주당 의원도 '한국당 강제 구인'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모두 법조인 출신으로, 누구보다 법을 잘 아는 사람들이니 빨리 소환에 응해야 한다"며 "경찰도 미온적으로 하지 말고 강제구인을 통해서라도 법 집행을 하루빨리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 출석 30분 전쯤 출석한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계속 경찰 소환 조사에 불응하는 한국당을 겨냥해 "치외법권 지대라도 되냐"라고 지적했다. 그는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되는 사회"라며 "사건을 사주하고 배후 조종한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회에 앉아 ‘조국 처벌하라, 사퇴하라’는 이야기를 하기 전에 자기들이 잘못한 책임을 국민들게 질 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기 의원은 "어찌됐든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며 "국회에서 법을 만드는데 국회가 앞장서서 법을 유린한 것은 국민을 정면으로 배신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법은 공정하고 형평성 있게 집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있었던 일을 담담하게 진술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와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 경찰서로 출석,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와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 경찰서로 출석,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고발된 국회의원 109명을 수사하며 영상 자료 분석이 마치는 대로 소환을 통보하고 있다. 현재까지 민주당 35명, 한국당 59명, 정의당 3명 등 97명의 의원에게 경찰이 출석 요구서를 보냈다. 이날까지 영등포서의 소환 조사에 응해 출석한 의원은 민주당 21명과 정의당 2명을 포함한 23명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모두 출석을 거부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을 감금한 혐의를 받는 엄용수·여상규·이양수·정갑윤 의원은 세 차례의 경찰 소환 요구에 모두 불응했다. 보통 세 차례 이상 경찰 소환 요청을 거부할 경우 강제 수사에 돌입할 수 있다.  
 
경찰은 앞서 "원칙대로 수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은 회기 중 불체포 특권이 있는 데다가 체포영장에 대한 정치적 부담도 큰 만큼, 경찰 입장에서도 뚜렷한 강제 수사 카드를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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