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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수시채용 확산에 취준생“채용 줄어드는 것 아니냐”

취업준비생들이 27일 서울 숭실대학교에서 열린 ‘2019년 하반기 인크루트 채용설명회’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임성빈 기자

취업준비생들이 27일 서울 숭실대학교에서 열린 ‘2019년 하반기 인크루트 채용설명회’에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임성빈 기자

‘공채는 단기전, 수시채용은 장기전 느낌이네요.’
‘자소서(자기소개서) 미리 다 써 놓아야 하나요?’
‘어차피 수시채용으로 뽑힐 사람은 공채에서도 뽑힌다.’

 
 취업준비생들이 모인 회원수 260만여 명의 한 온라인 취업 카페. ‘수시채용’에 대한 글에는 “걱정이다”라는 반응이 따라붙었다. 매년 상·하반기 신입사원을 한꺼번에 뽑는 기존의 방식이 아닌, 언제든 새로운 인력이 필요할 때 채용 공고를 띄워 인재를 뽑는 수시채용 때문에 취준생들의 준비법도 달라졌다.
 
 상반기에 이어 이번 하반기에도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지방 대학 졸업생 유호영(25)씨는 “수시채용 공고가 아직 올라온 적이 많지 않고, 주변에 지원해본 사람도 없어 주로 인터넷 취업 카페 등을 통해 정보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취업 카페에서는 새로 올라온 수시채용 소식을 공유하는 글과 함께 ‘서류 전형이 더 어려워진 것 같다’ ‘수시로 뽑으면 자기소개서는 항상 준비해둬야 하나’ ‘공채로는 덜 뽑는다니까 이제 취업 막차 타야 할 때’ 등의 반응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27일 서울 숭실대학교에서 열린 ‘2019 하반기 인크루트 채용설명회’를 찾은 대학 4학년인 윤지원(24)씨도 비슷한 사정이다. 이날 설명회는 롯데·포스코·CJ제일제당·네이버의 인사 담당자에게 직접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자리인 데다, 막막한 ‘수시채용’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어 1500여 명의 취준생이 몰려들었다. 윤씨는 “기업이 수시로 채용한다니, 모집 공고가 언제 올라올지 모르니 불안하다”며 “취업 준비가 처음이라 아직 준비가 부족하다. 이런 상태로는 수시채용에 지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수시채용 방식은 기업이 좀 더 유연하게 직무별로 능력 있는 인재를 골라 뽑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 초 현대자동차그룹이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채용으로 인력을 충원하겠다고 밝히며 화제가 됐다. 지난 7월에는 SK그룹도 수시채용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수시채용이 빠르게 확산하는 분위기다. 문상헌 인크루트 사업본부장은 “‘대기업=공채’라는 공식이 깨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취준생들은 수시채용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7일 서울 숭실대학교에서 열린 ‘2019년 하반기 인크루트 채용설명회’에서 문상헌 인크루트 사업본부장이 2019년 하반기 채용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임성빈 기자

27일 서울 숭실대학교에서 열린 ‘2019년 하반기 인크루트 채용설명회’에서 문상헌 인크루트 사업본부장이 2019년 하반기 채용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임성빈 기자

 수시채용 제도에서는 부서나 사업본부별로 전형을 진행하면서 기존 공채 과정에서 중요시되던 인·적성검사 등의 시험이 없어지기도 한다. 기업, 직무별로 각기 다른 실무 평가나 시험을 진행할 수도 있다. 따라서 1차 관문인 서류 전형에서의 ‘평소 스펙’이 더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이런 방식 때문에 취준생들 사이에는 유·불리가 갈렸다. 취업준비 기간이 긴 취준생들에게 수시채용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편이다. 이날 설명회장을 찾은 이공계 취준생 박요한(28)씨는 “높은 학점에 인턴 경험, 특허 등 스펙을 준비했으니, 원하는 기업의 수시채용 공고가 올라오면 바로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27일 서울 숭실대학교에서 열린 ‘2019년 하반기 인크루트 채용설명회’에는 1500여명의 취업준비생이 참석했다. 임성빈 기자

27일 서울 숭실대학교에서 열린 ‘2019년 하반기 인크루트 채용설명회’에는 1500여명의 취업준비생이 참석했다. 임성빈 기자

 부담이 더 커진 쪽도 있다. 대학생 김수연(23)씨는 “이제 막 취업 준비에 뛰어든 ‘취준 새내기’에게는 수시채용이 급작스럽게 늘어나는 게 반갑지 않다”고 말했다. 김씨는 “수시채용의 경우 자신이 준비한 직군의 모집 공고에 대한 정보력은 물론, 충분한 ‘스펙’이 준비돼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보기술(IT) 분야 취준생 황인건(24)씨도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하는 사람에게 수시채용 확대는 대기업 입사 기회가 줄어드는 것”이라며 “이미 스펙이 준비된 ‘중고 신입’ 같은 인재를 뽑으려는 대기업의 욕심 같다”고 말했다.
 
2019년 하반기 대기업들은 공개채용을 줄이고 수시채용을 늘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 인크루트]

2019년 하반기 대기업들은 공개채용을 줄이고 수시채용을 늘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 인크루트]

 실제로 수시채용이 늘면 대기업의 채용 규모는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올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에서 대기업 공채 계획이 지난해보다 11.2%포인트 줄고, 수시채용은 12.7%포인트 늘어날 것이라고 21일 발표했다. 인크루트 측은 “공채 비율을 줄이면 공채 규모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2월 수시채용에 불을 댕긴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인재 채용을 특정한 시기에 맞추지 않고 업무에 필요한 인력 수요가 있을 때 뽑을 수 있다는 점에서 수시채용에 장점이 있다”며 “다만 구직자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전형 과정을 안정화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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