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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학생에만 존칭"...베이징대 쏟아지는 비난 왜?

중국 베이징대학교

중국 베이징대학교

 
중국 베이징대가 때아닌 곤욕을 치르고 있다. 입학 통지서에 사용된 호칭 때문이다.  

베이징대 입학통지서, ‘자국민=너’,‘외국인=귀하’ 지칭
"대륙을 두려워한 뿌리깊은 노예 근성 반영" 비판
단순한 호칭 문제일 뿐 옹호론도

 
26일 오후 중국 온라인매체 토우티아오(今日头条ㆍ오늘자 헤드라인)에 흥미로운 글이 게재됐다. 제목은 ‘베이징대의 내외 차별?’
 

베이징대는 최근 합격생들에게 입학 통지서를 보냈다. 중국에선 9월부터 신학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통지서는 자국인이냐 외국인이냐에 따라 둘로 나뉜다. 모두 중국어로 쓰여 있다. 문제는 입학생을 지칭한 단어다.  
 
자국민에 보낸 입학 통지서엔 합격생을 ‘당신(你ㆍ너)’으로 지칭했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혹은 동급생들끼리 편하게 쓰는 단어를 사용했다. ”우리 학교는 당신(너)을 선발하기로 결정했다. 당신은 2019년 8월 17일까지 이 통지서를 지참하고 학교로 오라“면서다. 
 
2019년 북경대 입학통지서. 중국인 합격생을 ‘당신(?ㆍ너)’으로 지칭했다. [토우티아오 캡쳐]

2019년 북경대 입학통지서. 중국인 합격생을 ‘당신(?ㆍ너)’으로 지칭했다. [토우티아오 캡쳐]

 
반면 외국인 학생에 전달된 입학 통지서에선 합격생에 ‘귀하’(您ㆍ’당신‘의 존칭)라는 호칭이 사용됐다. 어려운 상대, 상사 등에 사용하는 존댓말이 사용된 것이다. 특히 ”’귀하‘에게 합격 사실을 알리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는 문장도 들어갔다. 자국 학생에 대한 통지서엔 없는 표현이다.  
 
북경대 외국인 합격생용 입학 통지서. "‘귀하’(?ㆍ’당신‘의 존칭)의 합격 사실을 알리게 돼 기쁘다"고 적혀 있다. [토우티아오 캡쳐]

북경대 외국인 합격생용 입학 통지서. "‘귀하’(?ㆍ’당신‘의 존칭)의 합격 사실을 알리게 돼 기쁘다"고 적혀 있다. [토우티아오 캡쳐]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단순한 호칭 문제다. 외국 학생에 격식을 갖춰주는 게 무슨 문제냐”는 일부 옹호론도 있었다. 그러나 대다수는 격앙된 반응을 내놨다.
 
한 네티즌은 “대륙을 두려워한 뿌리깊은 노예 근성이 반영된 것”이라며 “오랜 세월 식민지배를 받아온 중국이 아직도 사상을 못 고쳤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을 자국인보다 우위에 둔 무의식이 반영된 결과라는 비판이다. “중국의 수치다”, “자신감이 없다”는 글도 눈에 띄었다. 특히 한 시민은 개가 바닥을 핥는 사진과 함께 “총장이 무릎꿇고 외국 학생을 맞이하는 모양”이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북경대 입학통지서 논란에 한 시민이 올린 사진. 글에는 "학교의 체면을 깎고 무릎을 꿇었다"고 적혀 있다. [토우티아오 캡쳐]

북경대 입학통지서 논란에 한 시민이 올린 사진. 글에는 "학교의 체면을 깎고 무릎을 꿇었다"고 적혀 있다. [토우티아오 캡쳐]

 
이같은 논란은 베이징대가 중국인들의 마음 속에 차지하고 있는 위상에서 비롯된다. 중국을 대표하는 최고 명문대라는 자존심과 맞닿아 있다.
 
지난해엔 베이징대 총장이 축사 도중 한 단어를 잘못 발음했다가 사과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베이징대 린젠화(林建華) 총장은 개교 120주년 기념식에서 중국 중학생용 교과서에 나오는 단어인 홍곡(鴻鵠ㆍ큰 기러기와 고니)을 홍호(鴻浩)로 잘못 읽었다가 그의 축사 영상이 중국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를 통해 퍼지면서 비난이 속출했다.  
 
네티즌들은 ‘글자도 모르는 총장’이란 뜻의 “백자교장(白字校長)”란 별명을 붙이며 비난했고, 인터넷 쇼핑몰에선 “베이징대학, 홍호지지(鴻浩之志)”라 적힌 티셔츠까지 등장했다. 린 총장은 다음날 사과문을 올려 학생 시절 경험한 극좌 정치투쟁인 문화대혁명(1966~76)으로 기초 어휘가 부족하다며 사과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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