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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시위 반대 광고 반전···리카싱, 신문에 '反中 암호' 숨겼다

폭력시위 반대 광고에 숨긴 '반전 암호' 

리카싱 전 청쿵그룹 회장이 16일 홍콩 신문에 낸 광고에 숨은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오른쪽 광고의 끝 글자(붉은 사각형 테두리)만 따면 "원인과 결과는 국가(중국)에 있다. 홍콩 자치를 용인하라. 분노는 정당하고 시민은 진실하다"라는 문장이 된다. 왼쪽 광고도 "중국 정부가 홍콩을 억압하면 민심을 잃을 것"이란 뜻으로 여겨진다. [트위터 캡처]

리카싱 전 청쿵그룹 회장이 16일 홍콩 신문에 낸 광고에 숨은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오른쪽 광고의 끝 글자(붉은 사각형 테두리)만 따면 "원인과 결과는 국가(중국)에 있다. 홍콩 자치를 용인하라. 분노는 정당하고 시민은 진실하다"라는 문장이 된다. 왼쪽 광고도 "중국 정부가 홍콩을 억압하면 민심을 잃을 것"이란 뜻으로 여겨진다. [트위터 캡처]

‘폭력(暴力)’이란 글자에 붉은 금지 마크가 찍혀있다. 위쪽엔 “최고의 의도가 최악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最好的因 可成最壞的果)”는 글이 있다. 왼쪽에는 “자유를 사랑하고(愛自由), 관용을 사랑하고(愛包容), 법치를 사랑하라(愛法治)”, 오른쪽엔 “중국을 사랑하고(愛中國), 홍콩을 사랑하고(愛香港), 스스로를 사랑하라(愛自己)”는 문구가 이어진다.

[후후월드] 33조 홍콩부자 20년 넘게 1위

 
지난 16일 홍콩 주요 신문에 실린 전면 광고다. 광고를 낸 사람은 자신을 ‘일개 홍콩 시민’으로 밝혔다. 그래도 홍콩 사람은 그를 모를 수 없다. 그가 리카싱(李嘉誠·91) 전 청쿵(長江)그룹 회장이기 때문이다.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와 관련해 리카싱이 처음 밝힌 메시지다. 얼핏 보면 시위대를 비판한 거로 보인다. 외신도 이날 “리카싱이 시위대에 폭력을 멈추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홍콩 네티즌 “숨은 뜻은 자치보장”  

리카싱 전 청쿵그룹 회장은 홍콩 제1의 부자다. 리 전 회장이 지난 16일 홍콩 신문에 낸 광고에 숨은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리카싱 전 청쿵그룹 회장은 홍콩 제1의 부자다. 리 전 회장이 지난 16일 홍콩 신문에 낸 광고에 숨은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분위기는 광고가 나간 지 하루도 안 돼 바뀐다. 홍콩 언론과 네티즌이 광고에 숨은 뜻이 있다고 해석했다. 문구의 끝 글자를 따면 ‘원인과 결과는 국가(중국)에 있다. 홍콩 자치를 용인하라(因果由國, 容港治己)’는 글이 된다는 거다. 맨 아래쪽 "분노를 사랑으로 다스리자(以愛之義 止息怒憤)"와 "한 홍콩시민 리카싱(一個香港市民 李嘉誠)" 도 끝 글자를 모으면 “분노는 정당하고 시민은 진실하다(義憤 民誠)”는 뜻이 된다.
 
같은 날 리카싱이 낸 또 다른 광고 "황대 아래 심은 오이, 어찌 또 딸 수 있겠는가(黃台之瓜 何堪再摘)"란 문구도 범상치 않다. 당나라 측천무후의 둘째 아들 이현(李賢)의 글이다. 형을 죽인 어머니에게 “골육상쟁의 결과는 멸망”임을 경고한다. 홍콩 시민들은 광고에 "중국 정부가 홍콩을 억압하면 민심을 잃을 것"이란 뜻이 담겼다고 봤다. 존 개퍼 파이낸셜타임스(FT) 수석 칼럼니스트는 이런 리카싱을 '상징과 암시를 통한 소통의 달인'이라고 평가했다.

웨이보 등에서 광고 검색 차단돼

정작 리카싱은 광고의 의미에 대해 아무 말이 없다. 하지만 16일 오후부터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에선 리카싱의 광고 검색이 차단됐다. 홍콩 시위대는 리카싱의 사진과 그의 광고문을 합성한 포스터를 만들어 선전에 활용했다.

홍콩 시위대는 리카싱의 사진과 그가 신문에 낸 광고 문구를 합성한 포스터를 만들어 시위 선전에 활용했다.[트위터 캡처]

홍콩 시위대는 리카싱의 사진과 그가 신문에 낸 광고 문구를 합성한 포스터를 만들어 시위 선전에 활용했다.[트위터 캡처]

"홍콩서 1달러 쓰면 5센트는 리카싱 주머니로"

리카싱은 홍콩에선 슈퍼맨·재신(財神)으로 불린다. 입지전적 스토리 때문이다. 1928년 광둥성 차오저우(潮州)에서 태어나 40년 홍콩으로 온 그는 중학교를 중퇴하고 생업에 뛰어들어 현재의 청쿵그룹을 일궈냈다. 홍콩에서 리카싱 회사를 떠나 생활하는 건 불가능하다. 리카싱 소유 홍콩전력(HKE)에서 전기를 공급받고, 통신 회사 'PCCW'와 홍콩텔레콤으로 인터넷을 이용하고, 슈퍼마켓 ‘파크앤숍(Parknshop)’에서 물건을 산다. “홍콩에서 1달러를 쓰면 5센트는 리카싱 주머니로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리카싱의 총자산은 270억 달러(약 33조원)로 세계 억만장자 28위다. 홍콩 거부 1위 자리는 20년 넘게  지키고 있다. 지난해 장남에게 회장직을 물려주고 고문이 됐지만, 영향력은 여전하다. 광고를 싣기 전날인 15일엔 6400만 달러(약 777억원)를 홍콩과기대에 기부했다.

덩샤오핑·장쩌민과 친밀…시진핑에는 '미운털'

1992년 10월 제14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 참석한 덩샤오핑. [중앙포토]

1992년 10월 제14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 참석한 덩샤오핑. [중앙포토]

리카싱은 중국 대륙과 함께 성장했다. 서구 자본이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 의지를 의심할 때 과감히 투자했다. 89년 ‘천안문 사태’로 외국계 자본이 빠져나가자 세계 화상(華商) 네트워크를 동원해 대규모 투자를 끌어내며 덩샤오핑을 위기에서 구한다. 리카싱은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리카싱의 입지는 시진핑(習近平)이 집권하며 바뀐다. 시진핑이 부패 척결을 내세우며 리카싱과 가까운 기존 집권 세력을 숙청
하면서다. 2012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 시절 구원(舊怨)도 있다. 홍콩언론은 리카싱이 차기 중국 지도자인 시진핑의 요청에도 렁춘잉(梁振英) 후보가 아닌 탕잉녠(唐英年·헨리탕) 후보를 지지하며 시진핑과 불편해졌다고 본다. 홍콩 빈과일보는 “리카싱이 베이징에 협력하지 않는다는 ‘미운털’이 박혔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중국 공산당이 발표한 ‘중국 개혁개방 공신 100인’엔 리카싱의 이름이 빠졌다. 6월엔 자신이 설립한 중국 산터우(汕頭)대 졸업식에도 못 갔다.

SCMP "홍콩 재계, 송환법 반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등 미국 대표단을 향해 중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등 미국 대표단을 향해 중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런데도 리카싱은 중국의 홍콩 지배를 거부하지 않는다. 홍콩 반환 20주년인 2017년에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뒤 무대의 앞자리에 앉는 특혜를 누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송환법에는 반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 재계는 자신들도 송환법으로 중국 정부에 끌려갈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전했다.
 
리카싱이 ‘암호’ 같은 광고를 낸 건 이런 이유에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리카싱은 베이징을 의식하면서도 자신이 홍콩 시민 편이란 인상도 주려 한다”며 “광고를 통해 양쪽이 모두 납득하는 걸 노렸다”고 분석했다.

 
리카싱은 2013년 시진핑 집권 후 베이징·상하이 등에 투자한 자산을 매각하고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다. FT는 "최근 리카싱이 영국의 주류업체 그린 킹 인수에 46억 파운드(약 7조원)의 거금을 들인 건 홍콩에서 자금을 빼낸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행정장관 간접선거제가 결정된 지 5주년인 31일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리카싱의 다음 행보는 무엇일까.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후후월드'는 세계적 이슈가 되는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인물을 파헤쳐 보는 중앙일보의 연재물입니다. 

'반전 암호' 광고 낸 홍콩 제1의 갑부 리카싱. 그는 누구인가

중국 개혁개방과 함께 성장한 리카싱. 2013년 시진핑 집권 이후 중국 정부와 멀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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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 리카싱의 총 자산 규모는?

정답 : 2번 270억 달러 ( 포브스에 따르면 리카싱의 총 자산규모는 270억달러(약 33조원)로 전세계 억만장자 중 28위. 홍콩 부자 중 1위다. )

Q2 : 리카싱이 중국 대륙에 진출하며 처음으로 가깝게 지낸 중국 지도자는

정답 : 3번 덩샤오핑 ( 리카싱은 덩샤오핑이 개혁개방 정책을 표방하자 적극적으로 중국에 투자하며 친분을 쌓았다. 이후 장쩌민, 후진타오 등과도 밀접하게 지냈다. )

Q3 : 리카싱의 고향은

정답 : 1번 광둥성 차오저우 ( 리카싱은 1928년 광둥성 차오저우에서 태어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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