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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한국술’ R&D 지원, 세계 명주 반열에

김진만 전남대 생명산업공학과 교수.

김진만 전남대 생명산업공학과 교수.

독일·미국·영국·일본·중국·프랑스 등 문화·경제 선진국들은 나라의 위상에 버금가는 가치를 지닌 자국의 명주를 갖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안타깝게도 그들과 어깨를 겨룰 만한 자랑스러운 국가 대표 술이 없다.
 
물론 전국 집집마다 내려오는 아름다운 가양주 문화가 있긴 하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 때 면허제와, 광복 후 부족한 식량 사정에 따른 양곡관리법의 규제로 점차 자취를 잃고 쇠퇴했다.
 
산업화 시대에 들어서는 시장 수요가 희석식 소주와 맥주로 쏠리면서 오늘에 이르게 됐다. 전통주는 이런 역사적 사회적 환경을 거쳐 현재 국내 전체 주류 시장의 0.4% 규모로 줄어 명맥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전통주는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전통 방식으로 빚는 술이다. 우리 땅에서 생산된 곡물을 활용해 전통 누룩을 발효제로 이용하는 전통 기법으로 자연 발효해 만든 술이다. 우리나라 역사와 전통 세시풍속을 바탕으로 함께 발전해 온 술이다. 주세법상에서 전통주 지정문화재와 대한민국식품명인, 그리고 지역 농산물로 빚은 지역 특산주를 전통주로 규정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발표한 제2차 전통주산업 발전 기본계획에는 정책 대상을 전통주와 지역 특산주를 포괄하는 ‘한국술(Korean sool)’로 정의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특히 지역 특산주를 전통주에서 분리하면서 주류 형태를 기존 8종에서 맥주·위스키·브랜디 등으로 넓혀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고 국산 농산물의 소비 증가를 촉진하는 데 초점을 뒀다.
 
특정 요건에 맞춰 제조한 술은 별도 전통주로 지정하고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꾸준히 육성해야 한다. 국세청은 현재 전통주 제조 요건에 합당한 제조자에게 면허를 부여하고 있는데, 앞으로 제조자와 관계없이 상품에 전통주 인증을 부여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탁주를 포함한 발효주들은 곡식 전분을 효소 당화해 효모로 발효시키는 병행복발효의 결과물이어서 발효 과정이 와인·맥주보다 복잡하다. 전통주는 전통 누룩을 발효제로 사용하므로 풍미와 특징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품질관리에 한계가 있다. 누룩을 사용하거나 누룩으로부터 유래된 미생물과의 조합으로 술을 만들 때 미생물 발효라는 복잡한 과학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술의 발효에 비해 비교적 단순한 일본의 사케, 프랑스의 와인, 독일과 유럽 국가들의 맥주, 중국의 백주 등은 역사적 문화적 가치에 더해 국가적 연구개발 지원에 힘입어 세계적인 명주로 성장할 수 있었다. 프랑스의 포도와인연구소, 일본의 주류총합연구소, 독일의 브루잉마이스터 제도, 중국의 국영양조장 등을 통해 주류의 품질을 세계화했다.
 
한국술이 전략적으로 발전하려면 앞선 나라들에게 길을 물어야 한다. 지속적인 규제 개혁과 술산업 발전 정책으로 전국의 양조장은 800여 개를 넘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술 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려면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전문지원 기관의 설립이 필요하다.
 
국가적 차원에서 전통주 산업의 연구개발, 기술지원 시스템의 체계화·과학화, 청년층 대상 전통주 문화 확산 등에 역점을 두고 한국술 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전통주를 포함한 한국술 산업의 내실화와 질적 성장을 통해 우리나라를 대표할 세계적 명주들이 대거 등장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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