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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사주고 무역 협상도 양보, 아베의 필사적인 '트럼프 우군 만들기'

 “일본 정부는 (겉으로는) 해충 대책을 위한 민간기업의 조치라고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시하는 미국 농가대책과도 연결된다고 판단한 듯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26일 골프 라운딩 도중 셀카를 찍었다. [일본 총리관저 트위터]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26일 골프 라운딩 도중 셀카를 찍었다. [일본 총리관저 트위터]

일본이 미국으로부터 옥수수 250만톤을 추가 구매키로 한 전날 미ㆍ일 정상회담의 합의를 전한 일본 NHK의 26일 보도다.

"옥수수 구매, 명목은 해충 대책 결국은 트럼프 배려"
무역 협상 놓고도 도쿄신문 "일본 양보로 조기타결"
마이니치 "최악의 한일 관계서 미일 밀월 유지 부심"
'친아베' 산케이 요미우리 "트럼프,G7서 한국 비난"


일본 정부는 "병충해 등으로 국내 공급이 줄어들 우려가 있기 때문에 미국산 옥수수를 추가로 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통령 선거 재선을 위해 미국 농민층의 표심을 중요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배려한 측면이 있다는 게 NHK의 분석이다.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정상회담을 통해 큰 틀의 합의를 본 양국 간의 새로운 무역협정 교섭도 마찬가지다.

양측은 ▶일본은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가국 수준으로 낮추고 ▶미국은 공산품 분야에서 다양한 품목의 관세를 낮추거나 없애되 ▶일본이 철폐를 요구해온 자동차 관세 문제는 합의를 보류하고 계속 논의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리고 있는 G7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둘째)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가 25일 미·일 정상회담을 가졌다. 정상회담에 배석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오른쪽)가 양국 무역 실무협상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이날 회담에서 미·일 양국 정상은 최근 북한 미사일 발사대에 대해 ’유엔 결의 위반으로 극히 유감이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리고 있는 G7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둘째)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가 25일 미·일 정상회담을 가졌다. 정상회담에 배석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오른쪽)가 양국 무역 실무협상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이날 회담에서 미·일 양국 정상은 최근 북한 미사일 발사대에 대해 ’유엔 결의 위반으로 극히 유감이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일본 언론들은 지난 4월 협상이 본격화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조기 타결’이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성과를 빨리 내려는 미국 정부, 협상이 늘어질 경우 미국의 요구가 더 늘어날 것을 우려한 일본 정부의 생각이 일치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일본이 요구해온 자동차 관세 철폐가 보류되는 등 일본 측의 양보로 조기 타결이 이뤄진 모양새”(도쿄신문)라는 주장도 나온다. 일본이 손해 보는 장사를 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미ㆍ일간 무역 합의는 한ㆍ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로 한ㆍ일 관계가 최악으로 추락하는 시점에서 이뤄졌다는 점에 일본 언론들이 더욱 주목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특별 세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를 사이에 두고 서로 손을 잡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특별 세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를 사이에 두고 서로 손을 잡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도쿄신문은 “안전보장을 둘러싼 한ㆍ일의 대립, 격화되는 미ㆍ중 무역마찰 등 국제 정세가 불안해지는 상황에서 더 긴밀한 미ㆍ일 관계를 연출하겠다는 의도가 보인다”고 했다. 마이니치 신문도 “북한이 도발을 강화하고 있는데 더해, 한·일 관계 악화로 동아시아 안보정세가 복잡해지고 있어 미국과의 밀월관계 유지에 일본 외교가 부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악의 한·일 관계 속에서 아베 총리의 ‘트럼프 우군 만들기’ 작업이 일본 정부 차원에서 필사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26일엔 아베 정권과의 거리가 특히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 두 신문에서만 “프랑스 G7(주요7개국) 정상회의 중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을 비판했다”는 취지의 보도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 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 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산케이 신문은 “G7 회의 첫날인 24일 밤(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열린 외교안보 관련 토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태도가 아주 나쁘다. 현명하지 않다. 한국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깔보이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정세와 관련된 토론이 끝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아베 총리를 바라보며 한국을 비판했고,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을 못 믿겠다고 한다”는 말도 했다는 것이다. 이에 아베 총리는 별다른 언급없이 미소만 머금었다는 게 산케이의 보도다. 요미우리 신문은 “24일 밤 G7 정상들의 만찬 때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 대해 ‘신용하지 못할 인물’이라고 말했다고 한다”고 했다. 어떤 맥락에서 나온 이야기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미국을 앞세워 한국을 압박하겠다는 아베 정권의 전략과 맞닿아있는 보도들이다.
 
아베 지지율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아베 지지율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日 국민 83% "지소미아 파기 이해 못해"=26일 공개된 요미우리 신문 여론조사에서 '지소미아를 파기한 한국의 결정을 이해하느냐'는 질문에 83%가 "이해할 수 없다", 10%가 "이해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2%는 '한·일 양국이 안보 측면에서 연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고, '연대할 필요가 없다'는 답변은 19%뿐이었다. '한국이 (일본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을 하는 한 관계를 개선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다'는 응답은 64%, '일본이 한국에 (양보해) 다가갈 필요가 있다'는 응답은 29%였다. 아베 내각 지지율은 한 달 전 조사 때 보다 5%포인트 오른 58%였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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