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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 미군 철수론 이후 최대 악재…한·미 동맹 미지의 길로”

‘동해 영토수호 훈련’에 사상 처음 참여한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DDG991·7600t급·왼쪽)을 포함한 해군 제7기동전단이 25일 독도 앞 해상에서 기동하고 있다. [사진 해군]

‘동해 영토수호 훈련’에 사상 처음 참여한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DDG991·7600t급·왼쪽)을 포함한 해군 제7기동전단이 25일 독도 앞 해상에서 기동하고 있다. [사진 해군]

지난 22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선언 직후 미국 측이 공개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내면서 외교부가 초긴장 상태다. 외교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25일에도 “특별히 말씀드릴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소미아 종료는 한·일 양자관계 맥락에서 결정한 것이고 한·미 동맹과는 무관하며, 북핵 문제를 포함해 역내 안정을 위한 한·미 연합 대비 태세는 굳건히 유지될 것”이라는 기본 입장을 재차 설명했다.
 

미국 측 반발에 외교가 초긴장
외교부, 지소미아 파기 낌새 못채
미 국무부·대사관에 전달 못해
강경화·고노 전날까지 헛다리

그러나 이번 결정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기류가 내부엔 흐른다. 한 소식통은 “한·미 관계가 확실히 가보지 않은 ‘미지의 길’로 접어들고 있는 것 같다”며 “1970년대 후반 지미 카터 정부의 주한미군 철수 논란 이후 주로 플러스 요인이 더해졌던 한·미 동맹 관계에서 처음으로 대형 네거티브 변수가 등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특히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는 지소미아를 한·미·일 협력의 상징이라며 공개 언급해 온 만큼 예고 없이 통보받아 화가 많이 났을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미국이 이제부터 이 문제가 왜 이렇게까지 됐는지 심각하게 들여다보려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서 외교부는 물론 국방부도 주체가 아니었다고 한다. 군사정보를 일본과 직접 공유하는 국방부의 경우 공식·비공식으로 지소미아의 필요성을 청와대에 설명해 왔다고 한다. 외교부의 경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회의가 열렸던 22일 중국 베이징 외곽에서 한·일·중 장관 회담을 소화하고 있던 강경화 장관은 NSC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고, 조세영 1차관이 대신 참석했다. 전날 강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郎) 일본 외상의 한·일 외교장관 회담 결과가 NSC에 보고됐지만 외교부는 회담 결과 전달에서 그쳤고 지소미아에 대한 의견은 올리지 않았다. 외교부 관계자는 “지소미아 결정은 NSC의 회의로 결정된 것이어서 강 장관뿐 아니라 어느 누구도 예단할 수 없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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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일본 도쿄신문은 지난 21일 고노 외상이 강 장관을 만난 뒤 “괜찮을 것이라는 느낌이 왔다”, 즉 지소미아가 유지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는 말을 주변에 했다고 24일 보도했다. 아사히 신문도 23일자에서 “고노 외상이 ‘지소미아가 파기되지 않도록 잘 합시다’라고 했더니 강 장관도 ‘귀국 뒤 대통령께 전달하겠다’는 전향적인 태도였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22일 저녁 고노 외상에게 “(파기) 발표를 곧 한다고 한다”는 강 장관의 ‘해명’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고 했다. 고노 외상 역시 수출규제 강화 결정에서 철저히 배제되는 등 소외돼 있다는 평가다. ‘양국 사이에 유일하게 가동되는 의미 있는 채널’로 불리는 양국 외교장관들이 연거푸 헛다리를 짚고, 또 체면을 구기는 모양새다.
 
지소미아 결정 당일 미 국무부 고위급인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방한 중이었지만, 외교부 상황이 이러니 비건 대표도 사전에 알 길이 없었다. 미 국무부가 22일(현지시간) 논평에서 한국 정부를 이례적으로 ‘문재인 정부’로 지칭하면서 강한 실망감을 표현한 데는 이런 배경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외교부 일각에선 “한국도 때로 판을 깨는 옵션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인식도 있다. 반면에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지소미아는 단순히 한·일 문제가 아닌 미국 주도의 안보협력 체제”라며 “한국이 여기서 먼저 이탈한 만큼 미국이 그간 동맹 관리 차원에서 눈감아줬던 여러 문제가 나올 수 있다. 한국 기업에 대한 예고 없는 대북제재 등 최악의 경우까지 대비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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