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번역가 이미도씨는 "내가 번역한 모든 영화의 주제는 '변화'였다. 나는 영화를 통해 인생을 배웠다"고 말했다. 사진은 이미도씨가 번역한 영화 중 하나인 애니메이션 '슈렉'. [사진 뉴출판사]](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8/25/4e44d686-2b89-40b5-be38-e2fc3e30f98b.jpg)
외화번역가 이미도씨는 "내가 번역한 모든 영화의 주제는 '변화'였다. 나는 영화를 통해 인생을 배웠다"고 말했다. 사진은 이미도씨가 번역한 영화 중 하나인 애니메이션 '슈렉'. [사진 뉴출판사]
"우리는 자문합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 행복의 시작은 곧 좋아하는 걸 하는 것입니다."
"저는 또 떠나려 합니다. 포장 안 된 길에 올라 시를 짓고 산문을 짓기 위하여. 새 책을 쓰기 위하여…."
20여년간 수많은 외화의 자막을 번역하며 이름을 알린 외화번역가 이미도(58) 씨가 신간 『이미도의 언어 상영관』(뉴출판사)에 적은 말이다. 그가 직접 쓴 25편의 시와 25편의 산문을 함께 담은 책이다.
"영화에서 배웠다...인생도 '변화'가 중요해 "
외화 번역에서 산문, 시 창작으로
3년 전 55세에 새 도전 "언어의 힘"
잊지 못하는 명대사 "직접 기적이 되어라"
22일 서울 순화동 중앙일보에서 만난 그는 "오랫동안 번역 일을 해오면서도 항상 창작에 대한 욕구가 있었다"며 "앞으로는 나의 글을 쓰는 데 에너지를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미도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외화 번역가다. 1993년 영화 '블루'의 자막을 번역한 것을 시작으로 그간 외화 520여 편의 자막을 번역했다. 세계 3대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드림윅스, 월트디즈니, 픽사의 애니메이션은 물론 '반지의 제왕' 3부작 등 수많은 명작이 그의 손을 거쳤다. 이미도는 평소 "나의 영혼은 8할이 영화로 구성돼 있다"며 "영화를 통해 인생을 배웠다"고 말한다.

채워지지 않는 창작욕
"영화 자막을 번역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메시지를 짧게 압축해서 표현하는 훈련을 하게 돼요. 그런 훈련을 오랜 기간에 걸쳐서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어떤 생각을 최대한 압축시켜서 표현하는 시를 쓰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자막을 번역하는 것과 시 쓰기는 공통점이 많습니다."
번역과 창작 가운데 어떤 것이 더 재밌냐고 묻자 그는 망설이지 않고 '창작'이라고 답했다.

외화번역가 이미도씨는 "늘 나만의 작품을 쓰고 싶은 갈증이 있었다"고 말했다. 오종택 기자
"우리의 가장 위대한 무기, 언어"
그는 자작시 '만 권의 여행'을 통해서도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여행은 온몸으로 떠나는 독서 / 독서는 영혼으로 떠나는 여행 / 어느 작가는 노래했지 / 나는야 화답하지 / 여행은 내 마음속 빈 지도에 위도 경도 등대를 채워가는 것 / 여행은 내 마음속 몰스킨 노트에서 수줍은 타는 동물들이 뛰놀게 하는 것 / 여행은 빈 종이로 떠나 만 권의 책으로 돌아오는 것'
![이미도는 그간 번역한 수많은 영화 가운데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굿 윌 헌팅'을 꼽았다. [사진 뉴출판사]](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8/25/3afabb5b-a775-43c7-93a3-144b844d2f51.jpg)
이미도는 그간 번역한 수많은 영화 가운데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굿 윌 헌팅'을 꼽았다. [사진 뉴출판사]
"잊지 못할 영화는 '굿 윌 헌팅'"
![이미도씨는 '브루스 올마이티'에 나오는 '직접 기적이 되어라(Be the miracle)'를 잊지 못할 명대사 중 하나로 꼽았다 . [사진 뉴출판사]](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8/25/f616f21c-5d4a-4f83-b36c-e574d048bb88.jpg)
이미도씨는 '브루스 올마이티'에 나오는 '직접 기적이 되어라(Be the miracle)'를 잊지 못할 명대사 중 하나로 꼽았다 . [사진 뉴출판사]
영화 속 또다른 명대사 "직접 기적이 되어라"
이미도는 모든 영화를 '변화'로 요약했다. 그는 "내가 번역한 모든 영화를 보면 빠트릴 수 없는 공통된 주제가 '변화'였다"며 "어떤 소재로 무슨 이야기를 하는가에 상관없이 모든 영화는 항상 처음과 끝이 달라져 있고, 무엇인가 변해 있다는 면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이어 "영화가 인생의 축약본이라는 점에서 능동적인 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나는 영화를 통해 배웠다"고 전했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