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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항마④ '진흙 속 연꽃' 카말라, 우먼파워 입증할까

미국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지난 7월 지지자의 딸과 사진을 찍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지난 7월 지지자의 딸과 사진을 찍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의 46대 대통령을 꿈꾸는 여성, 카말라 해리스는 오른팔에 연꽃이 새겨진 팔찌를 차고 다닌다. 그의 이름 ‘카말라’는 산스크리트어로 ‘연꽃’이다. 그에겐 이 팔찌가 일종의 부적인 셈.  
 
이름이 말해주듯 카말라 해리스에겐 아시아의 피가 흐른다. 당선될 경우 미국 사상 최초로 남아시아계 대통령이 된다. 그의 어머니 시야말라 고팔란은 인도 출신으로, 유방암을 전문으로 연구한 과학자이자 페미니스트 운동가다. 인도의 카스트제도  최상위 계급인 브라민에 속했다. 고팔란은 UC버클리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미국에 정착했다. 아버지 도널드 해리스는 자메이카에서 이민 온 흑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UC버클리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뒤 스탠포드대 교수가 된 엘리트다. 이들은 카말라 해리스가 7살 때 이혼했다.  
 
혈통으론 아시아계이지만 해리스는 흑인계 아버지 때문에 어린 시절 흑백 인종 차별의 희생양이 됐다. 유치원 스쿨버스에 백인 학생들과 함께 탈 수 없다는 규정 때문이다. 어린 시절의 이 상처는 그의 정치적 무기가 됐다. 지난 6월 열린 1차 민주당 TV토론회에서 당시 경험을 언급하며 당내 최강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녹다운시켰기 때문이다.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27일 민주당 첫 TV 경선 토론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의 스쿨버스 통합 반대 전력을 비판한 뒤 "그 시절 버스로 등교하던 작은 어린 소녀가 나"라며 공개한 사진.[카말라 해리스 트위터]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27일 민주당 첫 TV 경선 토론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의 스쿨버스 통합 반대 전력을 비판한 뒤 "그 시절 버스로 등교하던 작은 어린 소녀가 나"라며 공개한 사진.[카말라 해리스 트위터]

 
바이든이 흑백 인종통합 교육에 반대했으며 그 맥락에서 흑백 학생의 통합 스쿨버스 운행을 막으려 했다는 게 해리스의 주장이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별다른 방어를 하지 못했다. 바이든 대세론은 꺾였고 인지도가 낮았던 해리스 후보는 단숨에 무서운 신인으로 떠올랐다. 토론회 후 해리스의 후원금 계좌엔 하루 만에 6만3277명이 200만 달러(약 23억원)를 보냈다. 2차 TV토론에선 별다른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여전히 그는 민주당의 유력 후보다.  
 
해리스가 유력 후보로 떠오르기 전부터 그를 지지해온 김영준 미국 변호사 겸 아시아여성대학 지원재단 이사장은 “해리스에겐 특유의 카리스마가 있다”고 말한다. 김영준 변호사는 “해리스를 어떤 행사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연설하는 솜씨가 대단했다”며 “여성판 오바마이면서 인간적인 면모도 훌륭하다”고 말했다.  
 

진보 성향이지만 범죄엔 엄격한 페미니스트 검사  

 
해리스는 어렸을 때부터 정치인의 꿈을 키웠지만 경력은 법조계에서 쌓았다. 캘리포니아대 헤이스팅스대에서 법학박사를 취득한 그는 주변에 “사회적으로 의식이 깨어있는 검사들이 더 많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이 그런 검사가 됐다. 진보 성향을 뚜렷이 드러냈지만 법 집행엔 엄격했다. 해리스는 종종 “범죄에 관대한(soft) 것은 진보적인 것이 못된다”는 주장을 펼쳤다.  
 
캘리포니아의 작은 군(county)인 알라메다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그는 조금씩 두각을 드러내고, 샌프란시스코시 지방검찰청을 거쳐 2010년엔 캘리포니아 주 검찰총장으로 선출되기에 이른다. 2014년 재선에 성공한 그는 곧 정치적 야망을 펼쳐보인다. 2016년 캘리포니아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하면서다.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이달 CNN이 주최한 2차 TV토론회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이달 CNN이 주최한 2차 TV토론회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해리스는 호락호락하지 않은 성격으로도 유명하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재임 중이던 2013년 캘리포니아주를 찾아 후원행사에 참석했을 때의 일화다. 오바마는 해리스를 칭찬해줄 요량으로 “해리스는 똑똑하고 헌신적이면서도 강인하다. 모두가 원하는 법조인”이라고 하면서 “이 나라에서 아마 가장 외모가 훌륭한 검사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 말에 해리스는 발끈했다. “외모로 나를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논리였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이 사과했다.  
 

해리스의 진정한 비밀병기, 남편  

 
백악관 입성을 꿈꾸는 해리스의 남편은 어떤 사람일까. 남편 이름은 더글러스 엠호프, 해리스와 55세 동갑내기. 직업은 변호사다. 해리스와는 두번째 결혼이고, 첫번째 결혼에서 두 딸이 있다. 딸들은 해리스를 ‘마말라(Momala)’라고 부른다고 한다. 엄마(Mom)와 그의 이름 카말라(Kamala)를 합성한 말이다. 해리스도 자신의 트위터 계정 자기소개란에 ‘부인이자 마말라’라고 썼다. 미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해리스는 남편을 소개팅에서 만났다고 한다. 2014년 결혼했지만 해리스는 자신의 성(姓)을 그대로 유지했다.  
 
미 대선 후보인 해리스가 남편 더글라스 엠호프과 포옹하고 있다. 엠호프가 결혼기념일에 자신의 SNS에 올린 사진. [인스타그램]

미 대선 후보인 해리스가 남편 더글라스 엠호프과 포옹하고 있다. 엠호프가 결혼기념일에 자신의 SNS에 올린 사진. [인스타그램]

 
남편 엠호프는 해리스의 든든한 우군이다. 최근 한 토론회에서 해리스가 봉변을 당할 뻔 했을 때도 엠호프는 몸을 던져 부인을 지켜냈다. 시위대 일원이 무대로 난입해 해리스 후보에게 불만을 토로하며 덤벼들자 객석에 있던 엠호프가 곧바로 무대 위로 뛰어올라와 시위대를 밖으로 끌어낸 것. 그날 그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격려 감사하다”며 “그녀를 위해 내가 하지 못할 일은 없다. 사랑한다”고 말해 사랑꾼 남편으로 등극했다.  
 
그러나 해리스 후보의 현재 스코어는 불안하다. 2차 TV토론회에선 1차와 달리 부진한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4위로 밀렸다. 한때 2위에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동력이 떨어졌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내년 대선(11월 3일)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 뉴욕타임스 인기 칼럼니스트인 로저 코헨도 최근 해리스에 대해 공개 지지를 표명하고 나서는 등, 해리스에 대한 지지는 계속되고 있다. 
 
코헨은 해리스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무너뜨리려고 하는 미국의 소중한 가치를 지켜낼 수 있는 카드”라며 “여성과 아프리카계 미국인, 이민자 등을 대변하며 강인함까지 갖춘 해리스야말로 답”이라고 말했다. 해리스가 진정한 다크호스로 입지를 굳힐지, 불쏘시개 역할로 끝날지는 다음달 12~13일 열리는 3차 TV토론회에서 갈릴 전망이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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