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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째 9% 늘린 수퍼 예산…재정 과속 페달?

정부가 내년 ‘수퍼 예산’ 편성을 예고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최근 글로벌 경제 상황과 경기 둔화 리스크 등 국내 경제 여건을 종합할 때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내년 예산을 올해(469조 6000억원) 대비 약 9% 늘어난 513조원대 수준으로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다. 내년 예산 규모는 올해 국회 확정 기준 본예산 469조6000억원 대비 9.3% 늘리면 513조3000억원, 9.4% 때 513조7000억원, 9.5% 때 514조2000억원이 된다.
 

정부, 내년 513조원대 편성
홍남기 “지소미아 종료 충격 대비”
소재·부품 국산화 특별회계 신설

GDP 대비 국가채무 39%로 증가
세수 여건 나빠 건전성 악화 우려

국가 예산 추이

국가 예산 추이

정부는 2020년 예산안을 다음 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후 9월 3일께 국회에 제출한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2018~2022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 정부 예산안은 올해보다 7.3% 증가한 504조원 수준이었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안은 당초 계획보다 9조원가량 지출 규모를 늘린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확장재정을 폈던 2009년(10.6%)보다는 다소 적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확장 예산이다. 지난해(9.5%)에 이어 2년 연속 9%대 지출이 늘어난 건 전례 없는 확장 기조다.
 
홍 부총리는 “어려운 경제 여건을 감안해 확장적 재정운영을 할 필요는 확실하지만, 그 수준은 세입 여건이나 세출 여건, 세출 소요, 재정건전성, 그리고 어느 정도 해야 재정이 경기 하방리스크를 뒷받침할지 정책 판단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세입 여건은 올해보다 더 어렵다”면서 “올해 경제 어려움이 내년 세수 실적에 반영되는데 특히 법인세 측면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내년 세수 여건이 올해보다 어렵기 때문에 적자국채 발행 규모는 올해보다 더 크게 늘어난다”고 덧붙였다.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에 대해 그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채무 수준은 올해 37.2%에서 내년 39% 후반대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생각하는 채무비율(40%) 선은 지켰다는 얘기다.
 
하반기 경기 보강 대책을 추가로 발표할 계획도 밝혔다. 그는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재정과 별도로 관리하는 기금 1조6000억원을 투입하겠다”며 “2020년 집행키로 한 공공기관 투자를 올해 4분기로 앞당기고, 민간자본 SOC 투자사업도 앞당겨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가 국내 경제에 미칠 수 있는 충격에 적극 대응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는 “국내 시장의 불안·변동성이 커질 경우에 대비한 몇 단계 컨틴전시(비상) 플랜을 갖고 있다”며 “해당 단계에 이르면 착실하게 시장 안정화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혹시 모를 불확실성에 대비한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본의 수출 규제 대응책으로 “소재·부품·장비 자립화 및 경쟁력 강화를 장기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국가 예산에 관련 특별회계를 신설하겠다”며 “5년 한시로 운용되는 특별회계로 매년 2조원가량을 투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를 대화로 풀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일본과의 갈등이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비쳤다.
 
한편 홍 부총리는 “지금 올해 목표 성장률을 조정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와 글로벌 하방 경직성 확대 속에 목표했던 경제성장률 달성이 결코 쉽지 않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올해 경제성장률을 2.4∼2.5%로 제시했다. 당시 전망에는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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