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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국 후보자의 품격으로 검찰 개혁 영이 서겠는가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의 거취에 대해 “버텨보려 하겠지만 버틸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조 후보자 딸에 관한 국민의 분노와 허탈함은 법적 잣대 이전의 문제”라고 일갈했다. 조 후보자에 대한 국민의 심경을 있는 그대로 대변한 올곧은 발언이다. 조 후보자와 청와대는 그동안 제기된 수많은 비리와 탈법 의혹에 대해 “불법을 저지른 건 없다”고 강변하지만, 법무장관은 법을 어기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임명될 자리가 아니다. 대한민국 법 집행을 책임지는 국가 정의의 최종 보루인 법무부의 수장에겐 준법은 기본이고 일반인과 구별되는 높은 도덕성과 품격이 요구된다.
 
그런데 조 후보자는 도덕성에 근본적 의문부호가 찍힌 것을 넘어 법을 어긴 다수 혐의로 수사받을 가능성이 있는 처지다. 부동산 차명 보유, 웅동학원 채무 면탈, 사모펀드 투자,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검찰에 접수된 고소·고발만 5건이다. 검찰을 지휘하고 사법개혁을 주도해야 할 법무장관이 검찰의 수사 대상이라면 어떻게 지휘자로서 영(令)을 세우고 개혁을 추진할 수 있겠는가.
 
특히 고교 재학 중 단 2주간 인턴에 의학 논문 제1 저자로 등재된 딸의 부정입학 의혹은 입시비리로까지 비화할 수 있는 중대 사안이다. 이미 단국대와 대한병리학회가 진상 조사에 착수했고, 대한의사협회는 관련 교수의 윤리위 회부까지 결정했다. 어제는 조 후보자 가족 소유인 웅동학원에서 아무 직위 없는 조 후보자 동생이 교사 2명에게 1억원씩 받고 채용하는 등 수억원의 뒷돈이 오갔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앞으로 또 다른 의혹이 추가되고, 고소·고발 건수가 늘어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역대 법무장관 후보자 가운데 청문회가 열리기도 전에 이처럼 수많은 비리 의혹으로 고소·고발되는 불명예를 당한 경우는 없었다. 이런 사람이 장관이 돼 일선 검사들에게 바른 몸가짐, 청렴한 처신을 주문한들 무슨 설득력이 있겠는가.
 
그런데도 청와대는 ‘정면돌파’ 기조에 변화가 없고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조 후보자 방어에 이성을 잃은 상태다. 청와대는  하루 만에 6300여 명의 동의를 얻은 조 후보자 딸 학사학위 취소 국민청원을 돌연 비공개로 전환해 버렸다. 민주당은 때맞춰 의원총회를 열고 “조국 문제는 정권 문제”라며 128명 의원 전원이 조국살리기에 나서라고 몰아세웠다.
 
하지만 조 후보자 거취 문제는 이미 시민들의 비판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고 여당 내 이견을 틀어막는다고 해결될 수준을 넘어섰다. 도덕성은 물론 법적으로도 심각한 흠결을 드러낸 조 후보자의 장관 임명을 강행할 경우 조 후보자는 장관으로서의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어 문 대통령의 숙원인 사법개혁을 밀어붙일 동력을 상실할 공산이 크다.
 
민심의 이반과 저항도 심각할 수 있다. 문 대통령 지지율이 2주 연속 하락하며 9주 만에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지르고 민주당 지지율도 한 달여 만에 40% 밑으로 떨어진 어제 여론조사 결과를 직시하기 바란다. 청와대와 민주당의 선택은 하나다. 조 후보자의 지명을 즉각 철회하고 법무장관에 요구되는 도덕성과 품격을 지닌 인물을 투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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