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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해서 용감한 아이들…해결책 찾는 힘은 어른보다 훨씬 강해”

‘우리집’ 촬영 현장. 윤가은 감독(오른쪽)은 ’5학년이 가족 문제를 온전히 내 문제로 끌어안는 마지막 시기라 주인공 하나(김나연·왼쪽)의 나이로 정했다“고 했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우리집’ 촬영 현장. 윤가은 감독(오른쪽)은 ’5학년이 가족 문제를 온전히 내 문제로 끌어안는 마지막 시기라 주인공 하나(김나연·왼쪽)의 나이로 정했다“고 했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살면서 뭐가 옳은지 모르겠는 때 단순하게 들여다보고 해결책을 찾는 힘은 아이가 훨씬 강한 것 같아요. 어른들은 복잡하게 생각하고 회피하지만, 아이들은 삶의 경험 자체가 많지 않아선지 힘들어도 용감하게 문제를 관통하죠. 그 마음을 항상 되찾고 싶어요.”
 

독립영화 ‘우리집’ 윤가은 감독
가족갈등 겪는 초등생들 이야기

장편 데뷔작 ‘우리들’(2016)에 이어 새 영화 ‘우리집’(22일 개봉)으로 돌아온 윤가은(37) 감독의 말이다. 초등 4학년생들의 ‘왕따’ 문제를 아이들 시선에서 섬세하게 다룬  ‘우리들’로 그는 베를린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30여 개 영화제에 초청받았다. 작은 영화로선 고무적인 국내 5만 관객에 더해, 지난해부터 초등 4학년 국어 교과서에도 수록됐다.
 
두 번째 장편 ‘우리집’은 가족을 지키려는 소녀들의 성장담이다. 개봉 전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윤 감독은 “‘우리들’이 아이들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엔 외부 갈등, 저마다의 가족 문제를 짊어진 아이들의 마음 씀씀이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우리집’의 주인공은 열두 살 하나(김나연). 부모의 잦은 다툼으로 고민하던 그는 원치 않게 이사 갈 처지에 놓인 이웃의 어린 자매 유미(김시아)·유진(주예림)을 우연히 돕게 되며, 감춰왔던 자신의 속마음과 마주한다. 맞벌이하는 하나의 부모는 육아로 인한 희생을 서로 저울질하기 바쁘고, 어린 유미는 늘 집에 없는 부모 대신 동생 유진을 돌보는 게 벅차다. 그렇게 삐걱대는 가족들의 모습은 익숙해서 더 씁쓸하다. 윤 감독은 “소외된 약자로서 아이들이 어떤 마음으로 그런 순간을 겪어내는지 그리고자 했다”고 밝혔다.
 
영화를 미리 본 봉준호 감독은 “햇살 가득 명랑한데 가슴 아픈 영화”라며 윤 감독을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더불어 아역배우를 스크린 위에 살아 숨 쉬게 하는 ‘3대 마스터’”라 칭했다.
 
‘우리집’에서 아프고 외로운 아이들은 서로에게 위로가 돼준다. 아이 눈높이에 맞춰 핸드헬드로 촬영해, 어른들은 화면 밖으로 잘려나가기 일쑤다. 세 아이는 햇살 작열하는 옥탑 작은 욕조에서 멱을 감고, 외딴 강가 텐트에 나란히 누워 이야기꽃을 피운다. 장면 장면이 훗날 추억이 될 소중한 순간처럼 아름답게 담긴다. 요즘은 잘 쓰지 않는 1970년대 사진용 렌즈를 활용, 채도를 한껏 높여 필름사진의 향수 어린 색감을 살렸다.
 
그의 아역배우 발굴법은 독특하다. 오디션에서 그는 아이들에게 가족·학교·친구 같은 일상 이야기를 먼저 듣는다. “사랑스런 아이가 아니라 자기 존재감이 분명한 사람, ‘나’로서 존재하는 배우”를 찾기 위해서다. 어린이 배우를 위한 아홉 가지 촬영 수칙도 세웠다. ‘성인과 동등하게 보라’ ‘가벼운 접촉도 조심하라’ ‘아이들은 매 순간 성인 여러분의 모든 것을 배우고 있다’ 등이다.
 
‘윤가은 월드’에서 아이들은 사랑하고 아파하며 성장한다. ‘우리집’엔 ‘우리들’의 주인공들도 카메오 출연했다. 전작에서 4학년이던 아이들은 이제 중학생이 됐다. 언젠가 ‘우리’ 3부작이 완성되면 하나와 유미·유진이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윤 감독은 “정말 3부작을 고민하게 된다”며 “자라면서 강렬하게 아프고, 슬프고 외로웠던, 못다 한 내 이야기가 아직 많다. 관객이 찾아주시고 아이들이 기회를 준다면 꾸준히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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