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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기획 ‘재일동포 간첩단’ 피해자 43년 만에 무죄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등법원이 함께 쓰고 있는 서울 서초동 법원청사 전경.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등법원이 함께 쓰고 있는 서울 서초동 법원청사 전경. [연합뉴스]

 박정희 정권 시절 ‘재일교포 간첩단’ 사건의 주범으로 몰려 고문을 받고 옥살이까지 한 김오자(69)씨가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1976년 유죄 판결을 받은 지 43년 만이다. 서울고법 형사2부(차문호 부장판사)는 22일 김씨의 반공법 위반 등 재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일동포 유학생인 김씨는 부산대 73학번이다. 유학 중이던 1975년 11월 김기춘 당시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 부장이 이끈 ‘재일동포 학원침투북괴간첩단’ 사건의 주범으로 몰려 중앙정보부로 연행됐다. 김씨 등 재일동포 13명을 포함해 대학생 21명이 함께 끌려갔다.
 
김씨는 이듬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의 지시를 받아 국가 기밀을 탐지하고 주변 사람들을 포섭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사형을, 2심에서 무기징역을 각각 선고받았다. 이후 가석방될 때까지 9년간 옥살이를 했다.
 
재판부는 “재조사 결과 1975년 수사과정에서 김씨는 영장 없이 중앙정보부로 연행돼 한 달간 불법 구금돼 수사를 받았고, 폭행, 협박 등으로 자백을 강요당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위법한 구금상태에서 폭행과 협박으로 인해 이루어진 진술은 증거능력을 배척하거나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임의제출했다는 압수물에 대해서도 “불법 구금상태에서 임의로 제출한 거라 불법수사 과정에서 얻어낸 강제수집 증거”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당시 피고인이 상당 기간 불법 구금됐고 그 과정에서 폭행과 협박을 당해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입은 점에 대해 우리 법원으로서도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김씨가 지금 민주주의를 신봉하고 대한민국의 존재를 당연히 인정하고 성실히 사는 훌륭한 시민이라는 점만 봐도 우리가 가혹 행위를 한 것에 대해 정말 많이 반성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하자 방청석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피고인석에 선 김씨는 꾸벅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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