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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반지로 프러포즈 받은 그녀, 눈물 흘린 까닭은?

기자
민은미 사진 민은미

[더,오래] 민은미의 내가 몰랐던 주얼리(23)

주얼리는 ‘반짝이는 사진첩’ 같은 존재입니다. 주얼리는 일상생활 속의 물건 중에서도 인생의 소중한 순간을 담고 있는 물건이기 때문입니다. 문득 서랍 속 한쪽에 있던 반지를 보면 잊지 못할 소중한 순간이 떠올라 가슴이 뭉클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떤 목걸이를 보면 그 목걸이에 얽힌 사람이 생각나 그리움에 사무치기도 합니다. 당신의 ‘내 마음의 보석상자’가 궁금합니다. 내 마음의 보석상자를 열어 소중한 주얼리에 담긴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주얼리는 전혀 관심 없다는 양현석 씨(44세)는 남성복 패션 디자이너다. 안 낄 것 같아서 결혼반지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 남들보다 먼저 신제품을 사서 써 보는 사람)이자 패셔니스타. 그저 스마트 시계만 있으면 아무것도 필요 없다는 그에게도 소중한 주얼리는 한 가지 있었다. 바로 프러포즈 반지였다. 그가 반지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독신주의였다고 한다. 얼리 어답터답게 옷이나 첨단 전자 제품을 대하면 언제나 즐거웠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신을 위한 지출이 많았으며, 자기만족이 우선시되는 삶을 살다 보니 혼자가 편했다. 여동생조차 ”오빠는 결혼과는 왠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늘 말했다고 한다.
 
서울에서 10년이 넘게 직장생활을 한 후, 부산으로 직장을 옮겼을 때였다. 한 여성(패알못-패션을 알지 못하는 혹은 그와 패션 취향이 반대인- 8살 연하의 직장인)을 친구 소개로 만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만날수록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운명처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는 만난 지 1년 만에 프러포즈를 결심했다. 나이 40세일 때였다.
 
그래서 기억에 남을만한 프러포즈를 하고 싶었다고 한다. 다만 드라마에 나오는 오글거리는 프러포즈보다는 진심을 전할 수 있는 쪽으로 해보고 싶었다. 가장 고민스러웠던 것이 반지였다. 오랫동안 낄 수 있고, 그의 진심을 전달할만한 의미 있는 반지를 고르는 건 주얼리 무관심자답게 쉽지 않았다. 그는 프러포즈 전날까지 백화점 주얼리 브랜드에서 ‘러브 반지’와 ‘트리니티 반지’라는 이름을 가진 두 가지의 모델을 놓고 고민했다.
 
결국 트리니티 반지를 사기로 결정했다. 충성·우정·사랑을 의미하는 화이트·옐로우·핑크, 세 개의 색상이 하나로 어우러진 디자인이었다. 일단 의미가 마음에 와 닿았다. ‘운명’이란 단어를 전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가격은 100만 원대였다.
 
대망의 프러포즈날. 장난기까지 발동해 손수 그림으로 그린 그림반자와 상자를 만들었다. 그는 가짜 반지(그림 반지)가 든 상자를 프러포즈하는 순간 내밀었다. [사진 양현석]

대망의 프러포즈날. 장난기까지 발동해 손수 그림으로 그린 그림반자와 상자를 만들었다. 그는 가짜 반지(그림 반지)가 든 상자를 프러포즈하는 순간 내밀었다. [사진 양현석]

 
대망의 프러포즈 날. 그는 장난기까지 발동했다. 뭔가 특별한 일을 꾸미고 싶었다. 우선 실제와 거의 흡사한 그림 반지를 만들었다. 그림은 손수 그렸다. 미대 출신의 디자이너에겐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다음에는 글자를 써넣어 실제와 거의 흡사해 보이는 상자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안에 그림 반지를 넣고, 프러포즈 문구를 함께 넣었다.
 
그는 가짜 반지(그림 반지)가 든 상자를 프러포즈하는 순간 내밀었다. 그림 반지로 프러포즈를 받은 여성은 어떤 반응이었을까? 그 여성은 그림 상자를 열어 프러포즈 문구를 읽고, 그림으로 그린 반지를 보더니…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바로 그 순간, 그는 진짜 반지 상자를 내밀었다. 아마 감동이 두배가 되지 않았을까? 그림 반지에 눈물을 흘린 여성이 지금의 아내다.
 
프러포즈용인 트리니티 반지는 아내가 결혼한지 4년이 지난 지금도 매일 착용하고 있고, 그림반지와 그림상자 또한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프러포즈용인 트리니티 반지는 아내가 결혼한지 4년이 지난 지금도 매일 착용하고 있고, 그림반지와 그림상자 또한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그림 반지로 프러포즈에 성공했고, 지금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 물론 진짜 프러포즈용인 트리니티 반지는 아내가 결혼한 지 4년이 지난 지금도 매일 착용하고 있지만, 그림 반지와 그림 상자 또한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지금도 프러포즈할 때를 자주 떠올린다고 한다. 양 씨는 “그때 눈물 흘린 것이 가짜 반지를 보고 화가 나서 그런 거지?”라고 놀리기도 하고, 아내는 “그림 반지만 있고 실제 반지가 없었으면 결혼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응수(?)하기도 하면서.
 
주얼리에는 관심도 없고, 결혼반지도 하지 않았다던 그에게 이런 얘기를 들은 것은 놀라움이었다. 주얼리는 나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에게 주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인 선물 같은 존재인 셈이다.
 
그 여성은 그림 상자를 열어 프로포즈 문구를 읽고, 그림으로 그린 반지를 보더니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바로 다음 순간, 그는 진짜 반지 상자를 내밀었다. 아마 감동이 두 배가 되지 않았을까? 그림 반지에 눈물을 흘린 여성이 지금의 아내다.

그 여성은 그림 상자를 열어 프로포즈 문구를 읽고, 그림으로 그린 반지를 보더니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바로 다음 순간, 그는 진짜 반지 상자를 내밀었다. 아마 감동이 두 배가 되지 않았을까? 그림 반지에 눈물을 흘린 여성이 지금의 아내다.

 
부부에게 그림 반지의 의미를 한마디로 표현해달라고 하자 양 씨는 ‘결혼에 골인하게 해준 고마움’, 아내는 ‘기분 좋아지는 추억’이라고 했다. 이보다 더 값진 보석이 있을까? 그림 반지와 그림 상자는 두 사람에겐 ‘내 마음의 보석상자’였다.
 
민은미 주얼리 마켓 리서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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