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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회 “조국 딸 논문 파동은 국격 추락, 1저자 자격 의심스러워”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가 22일 오전 서울 적선동 인사청문회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가 22일 오전 서울 적선동 인사청문회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대한의학회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 ‘고교생 의학논문 제1저자’ 논란과 관련해 “해당자가 제1저자로 등재된 것이 저자기준에 합당한 지 의심스럽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조씨의 실제 소속기관을 명시하지 않은 경위를 해명할 것을 요구했다.
 

조국 딸 논문 파동 입장문 발표
긴급 이사회 24명 참석, 출판 윤리 가이드라인 위반 가능성 논의

의학회는 22일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어 이 같은 입장문을 발표했다. 장성구 대한의학회장은 이날 회의장을 나서며 “(의료계 원로들로부터) ‘국제적으로 망신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학술단체를 총괄하는 의학회가 뭐 하느냐’라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의학회는 “이번 사태로 연구 윤리에 대한 국제적인 신뢰도와 국격의 추락이 심히 걱정되고 있지만 각 단계별로 책임있게 대처해야 할 기관이 충분한 역할을 못해 사회적 혼란이 증폭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의학회는 의학 관련 186개 학회의 최고 관장 기구다. 
 
의학회는 논문에서 조씨의 소속기관을 ‘단국대학교 의과학연구소(Institute of Medical Science)’라고 표기한 것에 대해 “해당 연구수행기관(의과학연구소를 지칭)과 저자의 현재 소속 기관을 동시 명시하는 일반적 방법과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국대 당국과 책임저자, 모든 공동저자들이 경위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책임저자는 장영표 교수를 말한다.(중앙일보는 그동안 A교수라고 표기했으나 장교수가 방송에 출연하면서 실명을 공개했기에 22일부터 실명으로 표기합니다)
 
 조씨가 1저자로 오른 데 대해서도 “연구가 진행된 시기와 연구에 참여한 시기를 고려하면 해당자가 제1저자로 등재된 것이 저자기준에 합당한 지 의심스럽다”며 “책임저자가 최종 결정하는 원칙이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학회는 대한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의 ‘의학논문 출판윤리 가이드라인’ 등에서 ‘논문 작성에 기여도가 가장 높은 사람이 제1저자가 된다’라는 규정을 근거로 들었다. 조씨는 단국대 의과학연구소에서 진행된 해당 연구의 연구기간이 종료된 2007년 6월 이후에 해당 연구소에 인턴으로 들어갔다는 의혹을 받는다.

 
의학회에 따르면 현재 대한병리학회는 책임저자에 이름이 실린 저자들의 역할을 소명할 것을 주문하면서 당시 실험노트 등 원자료 사본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의학회는 “대한병리학회 학술지의 논문 투고, 심사, 게재 등의 단계는 원칙대로 수행됐다”면서도 “논문에 참여한 저자들의 실제 역할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연구윤리심의(IRB) 승인 기록의 진위도 확인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그러면서 부적합한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향후 연구에 참여한 고등학생들에게 ‘공헌자(contributor)’ 또는 ‘감사의 글(acknowledgement)’에 이름과 참여 내용을 명시하는 방법 등을 권고해 나가겠다고도 밝혔다. 장현도 의학회 학술정책실장은 “이번처럼 고교생이 (책임저자 주장처럼) 영어 번역 등의 도움을 줬을 경우 공식 저자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기여자 관련 문구를 쓰는 란에 주석처럼 서술하면 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장 실장은 “책임저자로 있는 교수가 지침 사항 중 ‘저자됨(Authorship)’을 모르고 (저자 배분을) 했을 수 있고, 원칙적으로 이를 통제하는 시스템이 없다 보니 별 기여한 바 없이도 이름이 실리는 경우가 의학계에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책임저자의 재량에 달려 있기 때문에 10명, 30명씩 저자가 들어가는 경우 소위 무임승차도 가능한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긴급이사회서 “국제적 망신” 성토

앞서 이날 오전 7시부터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에서 2시간 가령 진행된 이사회에 참석한 24명(정원 27명)은 한국연구재단·병리학회·단국대 등 관련 기관에 책임저자가 저자 분배를 잘못한 것 등 문제가 되는 점을 짚고 근거를 제시하자는 방침을 정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참석자는 “책임저자가 저자 분배를 잘못했다고 보고 그 근거를 제시해주기로 했다”며 “연구재단의 연구비를 받았는데 윤리적으로 고교생을 참여하도록 한 게 적법한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교육부가 미성년자 논문 관련 조사를 할 때 신고하지 않은 데 책임저자의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연구가 끝난 뒤 인턴으로 들어왔는데 연구 결과를 영어로 논문 쓴 것을 두고 1저자로 하는 게 합당하지 않다”고도 말했다. 그는 “(책임저자의) 선의를 믿고 했는데 문제가 생겼다. 그 책임은 책임저자에게 있다. 줄기세포 논란 관련 황우석 박사가 모두 책임을 진 것과 같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논문 취소 여부는 병리학회가 판단할 일”이라고 했다. 
대한의학회

대한의학회

회의를 마친 뒤 기자와 만난 이형래 대한의학회 홍보이사는 “논문 출판 자체는 하자가 없다. 그러나 (1저자 등) 문제가 됐기 때문에 병리학회에서 저자들이 제대로 됐는지 다시 한 번 검증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출판 윤리가이드라인은 2006년에 1판이 나왔고, 해당 논문은 가이드라인이 나온 이후 (2017년 8월) 나온 논문이라 1판에 종속된다. 가이드라인을 준수할 책임이 있다. 1저자로서의 그만한 책임과 의무에 맞게 정당하게 저자가 됐느냐가 중요한 쟁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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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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