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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서 G7 정상회의…얽히고설킨 갈등에 파편화하는 세계

지난해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정상들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 [UPI=연합뉴스]

지난해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정상들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 [UPI=연합뉴스]

 프랑스 남부 지중해 연안 휴양도시 비아리츠에서 오는 24~26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이 대상이다. 하지만 참가국 사이에는 얽히고설킨 갈등 사안이 즐비하다. 이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공동 성명도 채택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세계가 얼마나 파편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보호무역주의, 이란, 기후변화, 방위비…
트럼프 미 대통령과 유럽 곳곳서 견해차
영국과 유럽도 브렉시트 놓고 치킨 게임
사상 최초로 공동 성명 채택 불발 가능성
"가짜로 웃는 사진 대신 솔직한 대화하라"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유럽 주요 국가들 사이에 견해차가 큰 사안들이 놓여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독일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하는 등 무역 마찰을 주도한다. 프랑스가 구글ㆍ아마존ㆍ페이스북 등 글로벌 디지털 기업에 ‘디지털세'를 부과하려 하자 프랑스산 와인에 관세를 매기겠다고 압박했다.  
 
오는 24~26일 G7 정상회의가 열리는 프랑스 휴양도시 비아리츠의 행사장에서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다. [AP=연합뉴스]

오는 24~26일 G7 정상회의가 열리는 프랑스 휴양도시 비아리츠의 행사장에서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해 6월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는 보호무역주의와 관세 장벽을 배격한다는 공동성명이 나왔다. 하지만 북미정상회담 참석차 먼저 떠난 트럼프 대통령이 전용기 안에서 트위터로 공동선언문에 승인하지 말라고 미 대표단에 지시했다고 밝혔을 정도로 양측은 무역 문제에서 더는 ‘대서양 동맹'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방위비 분담액을 올리라고 요구해와 이번에도 같은 논란이 촉발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은 이란 핵 합의 관련해서도 입장이 다르다. 최근 걸프 해역 등에서 유조선 억류 사건이 발생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독일과 프랑스는 미국 주도 호위 연합체 참여를 거부했다. 영국은 동참 의사를 밝히긴 했지만, 자국령인 지브롤터가 이란 유조선을 억류했다 풀어주는 과정에서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P=연합뉴스]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P=연합뉴스]

 독일ㆍ프랑스ㆍ영국은 이란 핵 합의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이란의 원유 수출을 금지하는 미국의 제재도 수용하지 않고 있다. 대이란 정책뿐 아니라 미국은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한 이후 온실가스 규제를 비롯한 환경 문제에서도 다른 참가국들과 다른 태도를 보인다.
 
 유럽 국가 간에도 숙제가 산더미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가 사실상 데뷔전이다. 그는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도 불사한다고 말한다. 유럽은 '해볼 테면 해보라'는 식이어서 이번 회담에서 접점이 찾아질 가능성도 크지 않다. 그나마 G7에 앞서 존슨 총리를 만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존슨 총리가 요구하는 브렉시트 백스톱(안전조항) 폐지 요구에 대해 향후 30일간 대안이 있는지 논의해보자고 한 정도다. 설상가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노 딜 브렉시트가 최선이라는 메시지를 내놓으며 불난 집에 부채질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트럼프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말하는 극우 성향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가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과의 집권 연정을 파기한 상태다. 쥐세페 콘테 총리가 이를 비난하며 사임 의사를 밝히는 등 정치적 불안이 심각하다. 국내에서 지지율이 높아지자 총선을 치러 자신이 총리를 맡을 심산인 살비니 부총리는 “나는 메르켈 독일 총리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위해 일하지 않고, 이탈리아와 이탈리아 국민을 위해 일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회의 참석자조차 불명확한데, 자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살비니가 권력을 잡는다면 유럽 내 분열이 빨라질 전망이다.
브렉시트로 대립하고 있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왼쪽)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EPA=연합뉴스]

브렉시트로 대립하고 있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왼쪽)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EPA=연합뉴스]

 
 그나마 돈독한 독일과 프랑스도 EU가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대해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무역협정(WTO) 체제의 존재 자체에 의문을 표한 바 있다. G7 참석 대상은 아니지만 중국에 대한 미국의 3000억 달러 수준의 추가 관세 발표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를 낳고 있어 해법 모색이 절실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로이터 통신은 참가국 간 견해차로 공동선언문을 사상 처음으로 채택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NHK 방송도 G7 정상회의에서 공동선언문 채택 계획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를 포함해 회의 틀을 G8 체제로 재편하자고 주장했다. AFP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러시아가 (G7에) 포함되는 게 훨씬 더 적절하다. 논의하는 많은 것들이 러시아와 관련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푸틴이 자신보다 똑똑했기 때문에 러시아를 내보낸 것 같다”라고도 했다. 영국ㆍ프랑스ㆍ독일 등은 러시아의 합류에 반대해왔다.
지난해 캐나다 G7 정상회의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악수를 청한 뒤 자국이 남을 정도로 세게 쥐고 흔들어 화제가 됐다.[AFP=연합뉴스]

지난해 캐나다 G7 정상회의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악수를 청한 뒤 자국이 남을 정도로 세게 쥐고 흔들어 화제가 됐다.[AFP=연합뉴스]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통상 압력을 받으면서 한국을 ‘화이트 국가(안보우호국)’에서 제외해 수출 규제를 가하는 무역 공격을 가했다. WTO 체제를 위협하는 처사에 대해 이번 정상회의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피력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응해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 최근 캐나다를 찾아 일본의 조치가 부당하다는 점을 설명했고, 이태호 외교부 2차관도 미국을 방문해 여론을 환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리 엘리어트 가디언 경제에디터는 “G7 정상들이 벽난로 옆에서 우호적인 대화를 나눌 상황이 아니므로 서로 가짜 웃음을 지으며 사진만 찍어선 안 된다"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서방이 글로벌 생산의 80%를 차지하던 때와 달리 세계가 변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갈등을 줄이기 위해 솔직한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주문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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