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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판돈 커지는 유통 산업

전영선 산업1팀 기자

전영선 산업1팀 기자

대형마트 1위 업체를 보유한 이마트그룹 올해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도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창사 이래 첫 적자(-299억원)를 기록하면서 소비자 구매 습관 변화와 전자상거래 업체의 약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올해는 대형마트 3사의 식품 매출마저 전자상거래 업체에 추월당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신선식품을 포함한 먹거리는 아직은 소비자가 눈으로 확인하고 사고 싶어하는 품목이라 여겨왔다. 이마저 무너지면서 유통 업계의 위기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오프라인 기반 유통 기업은 식품 및 소비재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서 당분간 투자의 상당 부분을 온라인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온라인 부문을 분리하고 새벽 배송을 강화했다. 롯데마트도 야간 배송을 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다양한 반격 카드가 나오고 있다. “유통 시장 질서를 흐린다”고 욕하던 쿠팡식 서비스를 벤치마킹하면서 출혈 경쟁에 나선 것이다.
 
식품 소매유통 매출액 추이와 전망.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식품 소매유통 매출액 추이와 전망.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잘 알려져 있듯이 쿠팡은 미국 아마존에서 영감을 받은 ‘계획된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매출액(지난해 기준 약 4조4000억원) 증가 속도만큼 놀라운 규모의 적자(약 1조1000억원)도 자랑한다. 적자는 주로 배송에서 나온다. 쿠팡이 주문 1건을 실행할 때마다 5000원의 손해가 나는 것으로 소문이 나면서 경쟁 기업 사이에서 “우리도 쿠팡에 많이 주문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 이런데도 쿠팡이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든든한 자금력 덕이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은 2015년 쿠팡에 10억 달러(1조2000억원) 투자한 이후 지난해 20억 달러를 추가로 넣어 쿠팡의 과감한 실험을 가능케 했다. 손 회장의 투자가 영원히 계속될 수 없다는 관측에도, 쿠팡 지분의 약 30%를 갖고 있다는 그가 적어도 향후 몇 년간은 투자를 유지할 것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이에 비해 기존 유통 업체는 여러 면에서 불리하다. 우선은 자금력, 한국 유통 산업에서도 ‘포커판 승자는 잘 치는 사람이 아닌 판돈이 두둑한 사람’이라는 도박판 격언이 묘하게 통하는 상황이 돼 버렸다. 여기에 쿠팡의 조 단위 누적 적자는 미래에 대한 투자로 받아들이지만 상장사의 적자는 신용등급 하향으로 이어진다. 금융 조달 비용도 그만큼 올라갈 수 있다.
 
이제 진짜 걱정은 여기서부터다. 승자가 가려지는 동안 업계는 적지 않은 고통을 마주해야 한다. 오프라인 매장 폐점과 인력 감축이 첫 번째 고비다. 대형마트 실적 악화, 온라인 유통 부문의 성장을 편한 마음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전영선 산업 1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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