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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통 시신' 장대호 "흉악범이 양아치 죽여···미안하지 않다"

장대호가 21일 오후 마스크와 모자를 착용하지 않고 얼굴을 드러낸 채 경기 고양경찰서로 출석하고 있다. 심석용 기자

장대호가 21일 오후 마스크와 모자를 착용하지 않고 얼굴을 드러낸 채 경기 고양경찰서로 출석하고 있다. 심석용 기자

 
신상 공개 결정이 된 ‘한강 몸통 시신 사건’의 피의자 장대호(38·모텔 종업원)의 얼굴이 지난 20일 신상 공개 결정이 된 후 처음으로 21일 공개됐다. 장대호는 이날 오후 1시 47분쯤 경찰의 보강 조사를 받기 위해 입감 중인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를 출발해 사건을 수사 중인 고양경찰서에 출석했다. 호송차에서 내려 형사들에 의해 양팔을 잡힌 상태로 얼굴을 드러낸 장대호는 모자를 쓰지 않고 마스크도 벗은 모습이었다. 남색 반소매 티에 흰색 7부 바지에 슬리퍼를 신은 장대호는 고개를 들고 당당한 표정이었다.
'한강 몸통 시신' 피의자 장대호가 21일 오후 호송차에서 내려 경기 고양경찰서로 들어가고 있다. 변선구 기자

'한강 몸통 시신' 피의자 장대호가 21일 오후 호송차에서 내려 경기 고양경찰서로 들어가고 있다. 변선구 기자

 

“흉악범이 양아치를 죽인 사건입니다” 장대호 항변 

장대호는 잔혹하게 범행을 저질렀는데, 왜 자수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번 사건은 흉악범이 양아치를, 나쁜 놈이 나쁜 놈을 죽인 것”이라고 말했다. 얼굴이 공개됐는데 반성하고 있냐는 질문에는 “유치장에서 많이 생각해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방이 죽을 짓을 한 것”이라며 “반성하고 있지 않다”라고 답했다.
 

이어 유족들에게 미안하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전혀 미안하지 않다”라고 답했다. 시신 나머지 부위를 어디에 버렸느냐는 물음에는 “모두 같은 장소(한강)에 버렸다”고 말했다. 장대호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느냐는 질문에 “고려 시대 때 김부식의 아들이 정중부의 수염을 태운 사건이 있었는데 정중부는 그 원한을 잊지 않고 있다가 무신정변을 일으킨 그 당일날 (김부식의 아들을) 잡아 죽였다”며 “남들이 봤을 때는 그냥 장난으로 수염을 태운 것이지만...”이라며 말을 이어가려 했지만, 경찰의 제지로 그대로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다.
 
경찰은 신상 공개 결정에 따라 이날 일산동부경찰서 유치장에 입감 중인 장대호가 조사를 받기 위해 고양경찰서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마스크나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리는 조치를 하지 않았다. 경찰은 앞으로 수사와 검찰 송치 과정에서도 이같이 조치할 방침이다.  
 '한강 몸통 시신' 피의자 장대호가 21일 오후 호송차에서 내려 경기 고양경찰서로 들어가고 있다. 변선구 기자

'한강 몸통 시신' 피의자 장대호가 21일 오후 호송차에서 내려 경기 고양경찰서로 들어가고 있다. 변선구 기자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전날 오후 2시 외부전문가 4명과 경찰 내부 위원 3명 등으로 구성된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신상 공개 범위는 얼굴과 이름, 나이, 결혼 여부(미혼), 성별(남자) 등으로 결정됐다. 장대호의 얼굴은 사진을 별도로 배포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 노출 시 마스크 착용 등의 조치를 하지 않음으로써 공개하기로 했다.  
 
신상공개위원회는 “모텔에 찾아온 손님을 살해하고 시신을 심하게 훼손한 뒤 공개적인 장소인 한강에 유기하는 등 범죄 수법이 잔인하고 그 결과가 중대하다”며 “구속영장이 발부됐고, 범행도구를 압수하고 폐쇄회로TV(CCTV)를 확보하는 등 증거도 충분하다”고 공개 결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국민의 알 권리 존중과 강력범죄 예방 차원에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등 모든 요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신상공개로 인한 피의자의 인권, 피의자 가족·주변인이 입을 수 있는 2차 피해 우려, 피의자가 자수한 점 등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장대호는 지난 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자신이 일하는 모텔에서 투숙객(32)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지난 12일 여러 차례에 걸쳐 훼손한 시신을 한강에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손괴, 사체유기)로 구속됐다. 장대호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가 반말하는 등 시비를 걸고, 숙박비 4만원을 주지 않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장대호는 지난 18일 구속 영장심사를 마치고 취재진 앞에서 “다음 생애에 또 그러면 너 또 죽는다”며 숨진 피해자를 향해 막말하는 등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진상 고객’ 대처법 등 장대호 인터넷 글 주목

장대호의 신상이 공개되면서 과거 인터넷에 쓴 ‘진상 고객’ 대처법이라는 글도 주목받고 있다. 21일 JTBC 등에 따르면 장대호는 2004년부터 2017년까지 13년 동안 인터넷에 수시로 글을 올렸다. 2016년에는 한 인터넷 숙박업 커뮤니티에 ‘진상’ 고객을 대처하는 방법을 올리면서 본인을 “모텔·호텔 경력 7년 차”라고 소개했다.  
 
장대호는 팔에 문신이 있는 조직폭력배가 방값이 비싸다고 협박했던 일화를 설명하면서 “몸에 문신하면 흉기가 안 들어가?”, “네 몸엔 흉기 안 들어가냐?”라는 말을 하면 험악했던 고객의 태도가 바뀐다고 했다. 그는 “프런트 근무할 때는 들어오는 손님들을 머리 꼭대기에서 쥐고 흔들어야 한다”며 “서로 웃으며 내가 원하는 대로 손님을 움직이게 했다. 이런 요령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이 밖에도 장대호는 네이버의 지식공유 플랫폼 ‘지식iN’(지식인) 활동을 하면서 학교폭력을 고민하는 학생에게 “의자 쇠 모서리 부분으로 상대방 머리를 내리쳐 찢어지게 하라”고 했다.  
 

경찰이 모텔에 탐문수사 나온 이튿날 자수  

한편 장대호는 근무 중인 모텔에 탐문수사를 나온 경찰과 만난 직후 모텔 종업원 일자리를 그만두고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경기 고양경찰서 형사 2명은 지난 16일 오후 6시쯤 장대호가 살인과 사체훼손을 벌인 서울 구로동의 한 모텔을 찾아갔다. 경찰은 이날 오전 피해자 시신의 팔 부분이 발견되자 지문 감식을 통해 피해자를 특정한 후 탐문 수사에 나섰다. 지난 8일 “술을 먹었다. 모텔에서 자고 자겠다”고 가족에게 연락한 피해자의 마지막 휴대전화 발신지역이 이 모텔 부근이어서였다. 경찰은 당시 모텔 카운터 종업원에게 피해자 사진과 함께 피해자 친구 2명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 사람들이 묵지 않았느냐”고 탐문했다.  
 
이때 1층에서 잠을 자던 장대호가 나와 경찰이 내민 사진을 보고 “누군지 모르겠다”고 잡아뗐다. 장대호는 형사들에게 모텔 카운터와 주차장을 비춘 폐쇄회로 TV(CCTV) 화면도 보여줬다. CCTV에 최근 15일 치가 저장돼 있어야 했지만, 범행 당일인 8일과 13일 부분만 지워진 상태였다. 장대호는 “모텔이 낡아 기계가 잘 꺼지고 고장이 잘 난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 이후 주변 모텔 8곳에 대한 탐문수사를 마친 뒤 장대호가 근무 중인 모텔에 용의점이 있다고 판단하고 같은 날 오후 11시쯤 모텔을 다시 찾아갔지만 장대호가 이미 사라진 상태였다”고 말했다.  
경찰에 연행되는 '한강 몸통 시신 사건' 피의자 장대호. [JTBC 캡처]

경찰에 연행되는 '한강 몸통 시신 사건' 피의자 장대호. [JTBC 캡처]

 
경찰의 수사망이 자신에게로 향해오는 것을 체감한 장대호는 탐문 수사를 받은 이튿날 오전 1시 5분쯤 서울 종로경찰서로 가 자수했다. 장대호는 자수를 위해 서울지방경찰청을 먼저 찾아갔지만, 직원이 인근 종로경찰서로 가라고 안내해 경찰의 초동대처가 미흡하다는 논란이 일었다.
 
전익진·심석용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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