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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 내년 마이스터고에 전면 도입…일반고 확대 가능할까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21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2020학년도 마이스터고 고교학점제 도입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21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2020학년도 마이스터고 고교학점제 도입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교육공약 1호인 ‘고교학점제’가 내년에 마이스터고(직업계고)를 시작으로 일선학교에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현 정부는 자사고 폐지 후 일반고 역량 강화 방안으로 고교학점제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일반고 적용시기(2025년)를 다음 정권으로 미뤄둔 상태라 고교학점제가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교육부는 내년에 전국 51개 마이스터고에 고교학점제를 우선 도입하겠다고 21일 밝혔다. 마이스터고는 기존의 실업계고를 발전시킨 형태로 산업계 수요에 직접 연계된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학교별로 에너지·로봇·기계·해양·소프트웨어·조선 등 다양한 기술 분야가 개설돼 있다. 정부는 마이스터고를 시작으로 2022년 특성화고와 일부 일반고에 적용한 후, 2025년에 전체 고교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고교학점제는 대학수업처럼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직접 선택해 듣게 하고, 학점이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을 인정하는 제도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원하는 수업에 참여하기 때문에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고교교육이 정상화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고교 체계에 학점제를 도입하려면 교육과정과 평가·졸업제도가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내년부터 마이스터고 교육과정 이수 기준을 ‘단위’에서 ‘학점’으로 전환한다. 1학점 수업량은 17회에서 16회로, 총 이수학점은 204단위에서 192학점으로 줄여 학사운영을 탄력적으로 할 수 있게 조절한다.
 
 또 전공 외 학과 과목을 일정학점(최소 24학점) 이상 취득하면 부전공을 인정하는 등 융합교육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예컨대 ‘기계 조작 과정’ 수강생이 소프트웨어 과목을 수강하면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기계조작원’이 돼 산업수요에 맞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지난달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고교학점제 학부모 연수회 모습, [뉴스1]

지난달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고교학점제 학부모 연수회 모습, [뉴스1]

 하지만 교육과정과 달리 평가·졸업제도는 기존과 큰 차이가 없다. 정부가 추진하는 고교학점제가 제대로 자리 잡으려면 내신 성취평가(절대평가)가 필수다. 상대평가에선 점수를 받기 수월한 과목에만 학생이 쏠릴 가능성 있기 때문이다. 마이스터고에서는 2012년부터 전공과목(40%)에 한해 절대평가를 적용하고 있지만, 국어·영어·수학 등 공통과목은 상대평가를 유지하고 있다. 
 
 또 대학처럼 성취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학생을 유급시키는 제도도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 교사가 정한 최소 성취기준을 달성하지 못한 마이스터고 학생들은 F학점을 받는 대신 보충학습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부족한 학습을 이어나가게 된다.
 
 고교학점제가 일반고로 확대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현재처럼 일반고·특목고가 분리된 고교체제에선 절대평가 도입이 쉽지 않다. 특목고·자사고의 내신 경쟁이 약화돼 이들 학교에 대한 선호가 높아져서다. 또 학교별로 수준차가 있는 상황에서 절대평가 실시하면 대입에서도 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익명을 요청한 서울의 한 사립대 교육학과 교수는 “고교 체제 개편과 시험 평가 방식의 전환, 대입과 연계된 종합적인 계획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연구·선도학교를 운영하면서 정책연구를 진행 중이고, 내년에 종합추진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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