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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루이비통…명품들은 왜 앞다퉈 모바일 게임을 출시했을까

최근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앞다퉈 복고풍 게임을 출시했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로 대변되는 80~90년대생 잡기에 나선 행보로 보인다.
지난 7월 구찌는 패션 브랜드 최초로 증강현실 기술을 적용한 어플(‘Gucci’)을 선보여 마치 구찌의 운동화를 신고 있는 듯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가상현실 사진으로 신제품을 홍보한 데 이어, 같은 앱에 모바일 게임을 잇따라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이들이 출시한 게임은 8비트 아케이드 게임 형식의 ‘구찌 비’(Gucci Bee)와 이들의 대표 운동화 이름과 같은 ‘구찌 에이스’(Gucci Ace)다.   

Z세대 정조준한 해외 명품들의 필살기

게임 '구찌 비'의 이미지.

게임 '구찌 비'의 이미지.

구찌 비의 플레이 화면. [사진 구찌]

구찌 비의 플레이 화면. [사진 구찌]

구찌 비는 벌이 미로를 돌아다니며 바닥에 뿌려져 있는 별을 먹는 미로게임, 구찌 에이스는 화면 위아래에 위치한 탁구채를 좌우로 움직여 하는 탁구게임이다. 게임은 각 라운드를 통과할 때 얻는 배지를 통해 구찌의 아카이브를 살펴볼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두 게임 모두 거친 픽셀의 그래픽과 단순한 플레이가 특징인 1970~80년대 스타일. 2015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알렉산드로 미켈레가 부임한 이후 보여온 레트로 감성을 그대로 적용했다.
구찌 에이스의 플레이 화면. [사진 구찌]

구찌 에이스의 플레이 화면. [사진 구찌]

 
루이 비통 역시 최근 레트로 무드가 물씬 풍기는 무료 웹 게임을 출시했다. 2019 가을겨울 시즌 상품이 매장에 걸리는 시기에 맞춰 출시한 80년대풍 아케이드 게임 ‘앤드리스 러너’다. 80년대 미국 뉴욕의 어두운 뒷골목을 배경으로 화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캐릭터가 끝없이 달리고 점프하며 루이 비통의 로고(LV)를 획득하는 형식이다.
루이 비통이 내놓은 게임 '앤드리스 러너'.

루이 비통이 내놓은 게임 '앤드리스 러너'.

루이비통 앤드리스 러너의 플레이 장면. [사진 앤드리스 러너 캡처]

루이비통 앤드리스 러너의 플레이 장면. [사진 앤드리스 러너 캡처]

현재 세계 패션업계에서 가장 ‘잘 나간다’고 평가받는 두 브랜드가 공통으로 게임을 출시한 것도 흥미로운데, 둘 다 70~80년대 ‘추억의 게임’을 채택했다는 점에도 주목할만하다. “손에 익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는 평이 나올 정도로 단순하고 플레이가 쉽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Z세대를 정조준한 조금 더 근본적인 공략

게임을 내놓으며 구찌는 “70년대와 80년대에 인기 있었던 비디오 게임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루이 비통은 “복고 게임으로 컬렉션 컨셉트인 레트로를 표현했다”고 이야기했다. 특별히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진 않았지만, 업계에선 뜬금없이 제품이 전혀 노출되지 않는 복고 게임을 출시한 것은 Z세대로 대변되는 10~20대의 관심을 끌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명품에 관심 없는 디지털 원주민인 Z세대에게 종전에 해온 예술적인 광고 영상이나 화보 대신 복고 게임으로 다가간다는 얘기다.  
Z세대는 패션업계의 새로운 트렌드 리더이자 작은 거인으로 부상 중이다. 이들은 특히 명품업계에 더 중요한 소비층이 됐다. 세계적인 컨설팅그룹 맥킨지는 올해 4월 발표한 ‘2019년 중국 럭셔리 시장 보고서’에서 “2025년 중국인이 전 세계 명품의 40%를 쓸어 담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중국인 중에서도 80~90년대 이후 출생한 세대가 명품 세계 명품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다시 말하면 앞으로 세계 명품의 주요 소비층은 중국의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버추얼 모델부터 게임까지

루이 비통의 2016 봄여름 컬렉션 모델이 된 게임 '파이널 판타지' 캐릭터 라이트닝.

루이 비통의 2016 봄여름 컬렉션 모델이 된 게임 '파이널 판타지' 캐릭터 라이트닝.

최근 몇 년간 명품업계는 디지털 세상에 사는 80년대 이후 출생한 세대에게 다가가기 위해 지속적인 디지털적 접근을 해왔다. 2016년 루이 비통은 게임 ‘파이널 판타지’의 캐릭터인 핑크 머리의 ‘라이트닝’을 2016년 봄·여름 시즌 컬렉션의 홍보대사로 임명한 적이 있다. 이는 당시 컬렉션 콘셉트였던 ‘영웅 판타지’에 맞춰 RPG게임 여주인공 캐릭터를 모델로 선정한 것이었다.  
버추어 모델(Virtual model·가상모델)도 명품의 광고모델로 등장했다. 지난해 가을 프랑스 패션 브랜드 발망이 당시 새로 출시한 가방을 알리기 위해 ‘슈두’ ‘마고’ ‘지’라는 이름의 가상 모델 3명을 주인공으로 한 광고를 사용했다. 인스타그램에서 버추얼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는 가상 인물 ‘릴 미켈라’는 지난해 타임지가 선정한 ‘인터넷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에 이름을 올리며 많은 명품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러브콜을 받았다.  
발망의 버추어 모델들.

발망의 버추어 모델들.

버추어 인플루언서 릴 미켈레.[사진 W]

버추어 인플루언서 릴 미켈레.[사진 W]

국내에 본사를 둔 휠라는 지난해 6월 인기 게임 ‘배틀 그라운드’와 협업한 상품을 발매해 화제를 모았다. 실제 휠라에서 판매하고 있는 스니커즈 신발과 슬리퍼, 티셔츠에 배틀그라운드의 감성을 입혔는데 적은 물량의 한정판 상품이었지만 출시하자마자 품절될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역사상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10대, Z세대

트렌드 전망서 『요즘 애들 요즘 어른들』을 쓴 트렌드 분석가 김용섭 소장(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10대를 만났다”며 신흥 소비 세력으로 떠오른 Z세대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 소장은 명품업계가 게임에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 “지금의 10대는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라고 정의하며 “이들에게 게임은 자신들이 주도권을 잡고 있는 주류 문화로 여긴다”고 말했다. 모든 생활을 디지털 기반으로 영위하는 Z세대에게 게임은 기성세대가 느끼는 것과 다른 의미로 여겨진다는 설명이다. 기성세대에게는 그저 놀이나 휴식의 일환, 또는 유익하지 못한 것으로 치부됐던 게임이 Z세대에게는 다른 대접을 받는다. 
김 소장은 이어 “이 시대에 가장 새로운 첨단의 트렌드를 추구하는 럭셔리 브랜드에게 새로운 소비층인 10~20대가 좋아하고 또 익숙한 ‘게임’은 브랜드에 대한 친밀감을 높이고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도구”라고 분석했다.   
100쇄를 눈앞에 둔 책 『90년생이 온다』의 저자 임홍택씨는 90년대 생의 특징을 “간단하거나, 재미있거나, 정직하거나”로 정의하며 “90년대생은 광고를 차단하기 바쁘다. 대놓고 하는 광고는 더 이상 이들에게 먹히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재미를 통해 자아실현을 하는 것을 기본으로 줄임말과 이모티콘을 사용해 대화하고 앱·SNS로 세상과 소통하는 Z세대에게 명품 브랜드가 기존에 해온 광고는 톱 스타를 모델로 기용하고 예술적인 영상미로 무장한다해도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없다는 의미다. 오히려 즉각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하는 단순한 게임을 즐기게 해 즐거움을 주는 게 브랜드의 매력도를 높이는데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이 덕분일까. 최근 영국 글로벌 패션 리서치 플랫폼 '리스트'(Lyst)가 발표한 올해 2분기 '패션 브랜드 인기 톱 20'에서 구찌가 1위를 차지했다. 500만 명 이상의 온라인 쇼핑 행태와 구글 검색 데이터, 소셜미디어 접속 결과 등을 종합 분석한 순위다. 구찌는 또 다른 럭셔리 브랜드 '오프화이트'와 1·2위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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