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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경제보복에도 지소미아 가동···日 정보 요구했고, 韓 응했다

일본의 '화이트 국가(안보우호국)' 배제 조치 이후에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통한 양국의 정보 교류가 최소 3차례 실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놓고 일본이 정보 교환을 요청하자 한국이 응하면서다.
 

일본 화이트 국가 배제 이후 최소 3건 이상 지소미아 활용
軍 "모두 일본 요청에서 비롯, 이에 우리와 정보 주고 받아"
올해 8번 북한 도발에 한 번 빼고 일본과 지소미아 정보교환

21일 국방부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은 이달 6일, 10일, 16일 한·일은 북한 미사일에 대한 정보를 서로 주고받았다. 이들 모두 북한이 미사일을 쏘아올린 날이다. 북한은 6일 이스칸데르급 탄도 미사일인 KN-23을, 10·12일 ‘북한판 에이태큼스(ATACMS)’로 불리는 신형 전술지대지미사일을 각각 2발씩 발사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도발에 나서자마자 일본이 먼저 정보 교환을 요구했고, 우리가 응하는 방식으로 지소미아가 활용됐다”고 말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2016년 11월 23일 국방부에서 지소미아를 체결하고 있다. [AFP =뉴스1]

한민구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2016년 11월 23일 국방부에서 지소미아를 체결하고 있다. [AFP =뉴스1]

일본의 화이트 국가 배제 조치로 정치권 일각에서 지소미아 파기 목소리가 거세졌지만, 군 당국은 일본과 정보를 교환했다. 일본은 지난 2일 오전 10시 열린 각료회의에서 한국에 대한 화이트 국가 배제 결정을 내렸다. 그날도 북한은 오전 2시 59분, 오전 3시 23분에 ‘신형 방사포’라고 주장하는 발사체를 쏘아올렸고, 한·일은 지소미아 채널로 정보를 주고받았다. 

 
정경두 국방부장관은 지난 5일 국회 국방위에 출석해 “2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정확한 시간을 모르겠지만 이날 상황 관련 정보교류회의를 열어 일본과 정보를 교환했다”며 “지소미아가 계속 유효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 각료회의 후에 이 같은 조치가 이뤄졌다면 화이트 국가 배제 결정 이후 정보교환 건수는 총 4건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로써 한국이 올해 지소미아로 일본과 정보를 교환한 건수는 모두 7차례로 나타났다. 올해 총 8차례 실시된 북한의 발사체 무력 시위 중 한 차례(지난 5월 4일)만 제외하고 지소미아가 가동된 셈이다. 국방부는 앞서 지소미아를 통한 일본과 정보교환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있던 5월 9일, 7월 25일, 7월 31일, 8월 2일 등 모두 4건 이뤄졌다고 밝혔다.
 
군 안팎에선 이 같은 실적을 놓고 “지소미아 필요성을 방증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한·일 지소미아는 북한 핵과 미사일 영역에서만 서로 정보를 주고받게 돼 있다. 지소미아는 어느 한 국가가 응하지 않으면 정보 교환이 성립되지 않는다. 일본의 요청이 먼저 있었지만, 한국이 응한 건 그만큼 북한 미사일에 대해 한국도 일본으로부터 필요한 정보가 있었음을 시사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일본의 경제 제재 조치에도 군사 정보교환은 불가피해 지소미아를 활용하게 됐다는 취지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이날 국방위에 출석한 정경두 장관도 지소미아의 긍정적 역할을 인정했다. 정 장관은 지소미아의 효용성에 대한 질문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으니 신중하게 검토하는 것 아니겠나. 도움이 안 되면 바로 파기하면 된다"고 답했다. 이어 “과거 핵실험을 했을 경우 등 우리가 캐치 못 하는 정보를 받은 적도 있다”며 “하나하나를 갖고 우리가 유리하다, 저쪽이 유리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또 '지소미아를 폐기하면 한미일 군사동맹이 약화하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모든 사안을 다 고려해서 검토하고 있다"며 "전략적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소미아는 양국이 해마다 기한 90일 전에 폐기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자동 연장되는데, 한·일간의 경우 상대국에 폐기 의사를 통보하는 만기일은 24일이다. 2016년 지소미아 협정을 맺을 당시 논란이 많았지만 북한 미사일 도발 국면에서 지소미아를 통해 신속하게 정보를 수집한 경우가 많아 2017년, 2018년 계속 협정이 연장됐다는 게 지소미아 유지를 주장하는 쪽의 논리다.
 
단 국방부는 공식적으로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소미아를 연장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었지만 일본의 화이트 국가 배제 조치 이후 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갔다”며 “지금은 ‘검토 중’이라는 답밖에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정 장관도 이날 국방위에서 ‘앞으로 지소미아가 유지돼야 한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정부 차원에서 모든 요소를 고려해 신중하고 깊이 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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