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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일 만에 영웅에서 역적으로 몰린 남준재, 그는 아프다

지난 7월 트레이드 이후 46일 만에 친정팀 인천과 맞대결에서 출장한 제주 남준재. 경기 후 만난 남준재의 눈시울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지난 7월 트레이드 이후 46일 만에 친정팀 인천과 맞대결에서 출장한 제주 남준재. 경기 후 만난 남준재의 눈시울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지난 7월 4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제주 유나이티드는 남준재와 김호남의 트레이드를 공식 발표했다.

논란이 일었던 트레이드였다. 선수 의사와 상관없는 구단의 일방적 통보라고 인식한 선수들은 소속팀에 대해 섭섭함을 토로했다. 이로 인해 트레이드 로컬룰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잡음이 많았던 트레이드가 성사된 뒤 인천과 제주는 첫 맞대결을 펼쳤다. 트레이드 공식 발표 후 정확히 46일 뒤, 18일 인천의 홈구장인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19' 26라운드였다. 11위 인천과 12위 제주의 '단두대 매치'에 대한 관심도 컸지만, 서로 친정팀을 상대하는 남준재와 김호남의 활약 여부 역시 K리그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두 선수 모두 선발 출전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예상하지 못한 분위기가 나왔다. 이적 후 처음으로 인천 홈구장을 찾은 남준재. 인천 팬들은 그를 향해 거센 야유를 퍼부었다. 남준재가 공을 잡기만 하면 야유소리가 터져나왔다. "야 남준재!"라는 날선 소리가 들리는 등 남준재를 향한 부정적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남준재조차도 예상하지 못했던 전개였다. 그는 인천에 상징과 같은 존재였다. 2010년 인천에 입단한 뒤 전남 드래곤즈, 제주 등을 거쳤지만 인천에서만 6시즌을 뛰었다. 투지와 헌신의 아이콘이었다. 그리고 인천의 주장이었다. 남준재는 인천 팬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선수 중 하나, 인천의 영웅이었다. 그러나 과거 인천 상징에 대한 예우는 없었다. 인천팬들에게 현재 남준재는 인천을 떠나 제주 유니폼을 입은 적일 뿐이었다. 그를 향한 야유의 횟수와 강도는 '역전' 수준이었다.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났고, 남준재를 만났다. 그의 눈시울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남준재는 "솔직히 야유는 예상을 하지 못했다. 나는 인천에서 모든 것을 바쳐 헌신했다고 생각했다. 인천 팬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많이 아쉽다. 마음이 아프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뒤 남준재는 인천 팬들에게 다가가 인사했다. 하지만 반응은 냉담했다. 그는 "내가 할 도리를 한 것이다. 인천 팬들과 많은 추억을 쌓았다. 경기 중 야유를 받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해도 경기 후에는 솔직히 박수를 받을 줄 알았다. 그런데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마음이 아팠다. 빨리 추스르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털어놨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남준재는 마지막으로 어렵게 다시 말을 꺼냈다. 그는 "나는 인천 팬들에게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없다. 정말 내 뼈가 세 번 부러지고, 정신이 나갔어도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인천 팬들의 함성 때문이었다. 그 부분만 잘 알아주고,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의 모든 팬들이 남준재에게 상처를 준 것은 아니다. 인천의 많은 팬들은 여전히 남준재를 존중한다. 후반 9분 남준재가 그라운드를 빠져나갈 때 분명 많은 인천 팬들이 박수로 화답했다. 남준재는 "경기를 앞두고 한 인천 팬에게 편지와 선물을 받았다. 너무나 고맙고 감사했다. 힘들었던 것을 편지보고 달랠 수 있었다.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인천에서 내 모든 것을 걸고 헌신했다는 것을 알아주는 분들이 있어 감사하다"고 표현했다.

남준재와 인천 팬들 사이에 아직 풀리지 않은 오해가 있는 듯 하다. 사랑했던 선수가 이적한 아픔을 이런 방식으로 표현한 것일 수도 있다. 앞으로 남준재와 인천 팬들이 풀어야 할 일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남준재가 인천 팬들에게 품고 있는 진심이다. 그는 트레이트 파동 당시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 입장문 속에 인천 팬들에 대한 진심을 담았다.

"마지막으로 인천 팬 여러분들의 응원은 그 어떠한 것보다 제 가슴을 울렸으며 보내주신 사랑은 너무 뜨거워 저를 항상 몸 둘 바를 모르게 할 정도로 감동이었습니다. 단순한 팬이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서 깊은 우정과 진한 감동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주장으로써 오직 팀만을 생각하고 팀워크를 중시했으며 축구화를 신었을 때 누구보다 승리를 간절히 원했고 죽을힘을 다해 뛰었습니다. 인천 팬 여러분. 저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주셔서 저는 정말 행복한 선수입니다. 팬들이 주신 사랑 영원히 간직하겠습니다.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인천=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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