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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꼭 맞는 안경, 내 손으로 직접 만든다

 
내 얼굴에 딱 맞는 3D 프린팅 안경부터, 내 손으로 직접 만드는 수제 안경까지, 안경 시장에 '맞춤' 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 오또]

내 얼굴에 딱 맞는 3D 프린팅 안경부터, 내 손으로 직접 만드는 수제 안경까지, 안경 시장에 '맞춤' 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 오또]

 

안경 시장에 불어닥친 '맞춤 열풍'
얼굴 스캔 후 3D 프린팅으로 제작
내가 직접 깎고 다듬는 수제 안경도
얼굴 형태, 취향 고려해 마음에 쏙

영국의 안경 브랜드 ‘큐비츠’에는 비스포크(bespoke·맞춤) 안경이 있다. 자체 소프트웨어로 안면구조를 측정한 뒤 고객의 얼굴에 딱 맞는 안경을 제안해주는 서비스다. 두 번의 상담을 통해 안경의 소재, 프레임 크기, 테의 두께 등을 결정한 뒤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보다 정교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후 전문가에 의해 약 6~8주 동안 50여 단계의 과정을 거쳐 맞춤 안경이 제작된다.  
 
큐비츠의 비스포크 안경은 개인의 취향과 특성을 반영해 전문가가 직접 제작해준다. [사진 큐비츠 홈페이지]

큐비츠의 비스포크 안경은 개인의 취향과 특성을 반영해 전문가가 직접 제작해준다. [사진 큐비츠 홈페이지]

 
국내에는 3D 프린터로 안경을 맞춤 제작해주는 곳이 있다. ‘브리즘’이라는 브랜드다. 고객이 매장에 방문하면 얼굴을 스캐닝해 굴곡과 사이즈를 파악한 뒤 이에 맞게 가장 잘 어울리는 안경을 추천해준다. 준비된 모델은 약 40가지. 이 중 고객이 자신의 얼굴에 가장 잘 맞는 형태의 안경을 선택한 뒤 컬러와 사이즈를 정해 주문하면, 3D 프린터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안경이 제작된다.  
 
브리즘의 얼굴 스캐닝 과정. 개인 얼굴의 굴곡과 사이즈, 특성을 반영해 맞는 안경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진 브리즘]

브리즘의 얼굴 스캐닝 과정. 개인 얼굴의 굴곡과 사이즈, 특성을 반영해 맞는 안경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진 브리즘]

 
보통 안경을 구매한다고 하면, 안경점에 들러 쇼윈도를 훑어보며 내게 어울리는 안경테는 무엇일지 하나씩 써보며 눈으로 확인한 뒤 고르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이미 만들어져있는 안경테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제품을 고르는 방식이다. 컬러·모양·소재는 물론 가격도 저가부터 고가까지 비교적 넓은 범위의 선택지가 주어지지만, 이미 만들어진 제품을 고른다는 점에서 개개인의 특성을 섬세하게 반영하긴 어렵다.  
 
피부톤이나 주로 입는 옷의 색에 맞춰 15개의 색 중 고를 수 있다. [브리즘]

피부톤이나 주로 입는 옷의 색에 맞춰 15개의 색 중 고를 수 있다. [브리즘]

 
취향에 맞는 안경테를 고른 뒤 최종적으로는 브릿지(안경 렌즈와 렌즈 사이 다리)와 안경다리 등을 조금씩 구부리고 조정하는 ‘피팅(fitting)’ 과정을 거쳐 최대한 내 얼굴에 가까운 제품을 받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런 ‘피팅’ 과정을 보다 섬세하게 해 얼굴에 최적화한 안경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브랜드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안경원에 가면 수 많은 종류의 안경이 있지만 내 마음에 드는 안경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비스포크, 수제 안경이 주목받는 이유다. [사진 큐비츠 홈페이지]

안경원에 가면 수 많은 종류의 안경이 있지만 내 마음에 드는 안경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비스포크, 수제 안경이 주목받는 이유다. [사진 큐비츠 홈페이지]

 
안경에 시작된 ‘맞춤 바람’ 때문이다. ‘안경을 산다’가 아니라 ‘안경을 맞춘다’는 표현에 딱 맞는 시스템이다. 기존의 맞춤이 시력에 맞는 렌즈를 맞춘다는 것에 가까웠다면, 지금의 맞춤은 내 얼굴 형태에 맞는 안경테를 맞춘다는 의미다. 얼굴 스캐닝, 안면 구조 측정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해 정확한 얼굴 형태를 파악한 뒤, 3D 프린팅이나 장인의 섬세한 기술로 내 얼굴에 딱 맞는 안경을 만들 수 있다.   
 
아예 내가 원하는 안경을 직접 제작해볼 수 있는 공방도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위치한 ‘쥬라 안경 공방’은 자신이 원하는 안경을 설계부터 제작까지 직접 해 볼 수 있는 소규모 공방이다. 공방에 가면 일단 자신이 원하는 안경을 종이에 스케치한 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컴퓨터 일러스트 프로그램으로 안경 설계도를 만드는 일부터 시작한다. 직접 깎아서 만드는 안경이기에 금속 소재는 불가능하다. 흔히 ‘뿔테 안경’이라고 불리는 아세테이트 소재 중 원하는 컬러와 질감을 고른 뒤 도면에 맞게 얇은 톱과 줄로 형태를 잘라 만드는 방식이다. 안경의 원판이라고 볼 수 있는 아세테이트 시트의 종류는 약 100여 가지다.  
 
수제 안경 공방 '쥬라'에서 직접 안경을 만들어보고 있다. 아세테이트 판에 안경 도면을 놓고 실톱으로 잘라내고 있는 모습. 최정동 기자

수제 안경 공방 '쥬라'에서 직접 안경을 만들어보고 있다. 아세테이트 판에 안경 도면을 놓고 실톱으로 잘라내고 있는 모습. 최정동 기자

 
안경을 만드는 과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엄청난 기술이 필요하기보다 오히려 정성을 요한다. 아세테이트 판 위에 안경 도면을 올린 뒤 모양대로 종이를 오리듯 실톱으로 조금씩 잘라낸다. 톱을 한 번도 사용해보지 않은 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다. 대신 잘라낸 뒤 줄로 표면을 부드럽게 다듬는 과정에서 집중력과 정성이 필요하다. 개인차가 있지만 이 과정만 평균 15시간 정도 소요된다. 공방에 들러 한 번에 안경을 완성하는 게 아니라 여러 번 공방에 들러 조금씩 안경을 완성해가는 시스템이다.   
 
쇠줄과 사포로 안경 표면을 마음에 들 때까지 다듬어가며 안경 프레임과 다리를 만들면 1차 과정이 끝난다. 이후는 전문가의 영역이다. 연마 작업을 거쳐 실제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표면을 부드럽게 다듬고, 프레임과 안경을 경첩으로 연결하고, 코 받침을 심는 등의 작업이 이어진다. 피팅 후 수정 보완까지 하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안경이 만들어진다. 몇 개월씩 공을 들여 안경을 만드는 사람이 많을까 싶지만 의외로 상당하다고 한다. ‘쥬라’의 허우석 디렉터는 “한 달 평균 직접 만드는 사람이 15~20여명, 주문 제작 의뢰가 15~20건 정도 들어온다”고 했다.  
 
실톱으로 잘라낸 뒤에는 표면을 부드럽게 다듬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만 10시간 이상 소요된다. 최정동 기자

실톱으로 잘라낸 뒤에는 표면을 부드럽게 다듬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만 10시간 이상 소요된다. 최정동 기자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오또’ 역시 수제 안경 공방이다. 아세테이트 소재의 뿔테 안경을 직접 제작할 수 있다. 과정은 대동소이하다. 김길수 대표는 “독특한 디자인의 안경을 원하는 사람과 얼굴의 좌우 대칭이 맞지 않는 등 보다 섬세한 사이즈 조절 작업이 필요한 사람들이 주로 찾는다”며 “무엇보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무언가를 만드는 과정에서 의미를 찾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수공예품에서 느낄 수 있는 ‘손맛’을 찾는 이들이 많다는 얘기다.  
 
손으로 직접 만든 안경 특유의 감성을 매력으로 꼽는 이들이 많다. [사진 오또]

손으로 직접 만든 안경 특유의 감성을 매력으로 꼽는 이들이 많다. [사진 오또]

 
‘쥬라’에서 아내와 함께 약 3개월 동안 안경을 만들었다는 김태홍(33)씨는 “취향을 정확히 반영해 마음에 드는 안경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처음부터 끝까지 시간과 정성을 들여 손수 만든 안경이기에 더 애착이 간다”고 했다.  
 
좀 더 정확하게 내 얼굴에 들어맞는 안경, 세상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안경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수제 안경이 주목받고 있다. 내 손으로 직접 만드는 재미 또한 놓칠 수 없는 매력이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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