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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원장도 구속시킨 구상엽, 특수1부장 오자 기업들 떤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예방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예방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일선 검찰청 중 최대 규모인 서울중앙지검 조직의 핵심 중 핵심으로 꼽히는 곳이 바로 특수1부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이번 정부 들어 최순실 국정농단과 사법행정권 남용 및 재판거래 의혹 등 굵직한 사건을 수사해 왔다. 현재 이런 특수1부를 이끄는 사람은 공정거래 전문가로 꼽히는 구상엽(45·사법연수원 30기·사진) 부장검사다.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후 구상엽 부장검사 임명

직전 보직도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장이다. 구 부장은 공정거래조사부장으로 재직할 당시 공정위 취업 비리를 수사해 전직 공정위원장과 부위원장을 구속하기도 했다. 
 
구상엽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중앙포토]

구상엽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중앙포토]

구 부장은 현직 검사로선 이례적으로 공정거래 분야로 서울대에서 형사법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검찰총장(당시 서울중앙지검장)과 함께 미국 법무부 반독점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미 법무부 반독점국은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가 하는 것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20일 검찰 등에 따르면 이달 초 확정된 인사에 따라 특수 1부는 기존 15명에서 8명으로 줄었다. 구상엽 부장을 제외한 검사 7명 중 4명이 대학에서 국제경제나 경제, 정치를 전공했다. 법학 전공이 다수인 다른 부서와 달리 기업 재무구조를 볼 수 있는 검사가 주로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대강당에서 열린 2019년 하반기 검사 전입신고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대강당에서 열린 2019년 하반기 검사 전입신고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법조계에선 구 부장검사가 특수1부장에 기용된 것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한다. 윤 총장이 ‘공정한 경쟁질서 확립’을 강조한 만큼 구 부장검사가 지휘하는 특수1부도 기업 수사에 초점을 둘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윤 총장은 취임사에서 “시장 교란 반칙행위 등 경제 분야의 공정한 경쟁 질서를 무너뜨리는 범죄에 대해서는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이제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질서의 본질을 지키는 데 법 집행 역량을 더 집중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검찰의 기업 수사 강화는 기업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전 공정위 간부는 “미국 외에 유럽이나 일본은 기업 간 담합 행위에 대해 과태료 처분과 같은 행정 제재를 내리는 게 일반적”이라며 “미국 모델을 쫓는 검사들이 자칫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11월 검찰이 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계열사 주식보유 현황을 신고할 때 5개 계열사를 고의로 누락했다고 약식 기소한 사례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익명을 원한 공정거래법 전공 교수는 “공정위가 경고에 그친 사건을 검찰이 기소하더니 1심에서 무죄가 나왔다”며 “고소‧고발 천국인 한국에서 기업들이 압수수색 당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얘기”고 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대강당에서 열린 2019년 하반기 검사 전입신고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대강당에서 열린 2019년 하반기 검사 전입신고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이런 우려와 달리 검찰 내부에서는 기업 옥죄기 수사보다 사회 약자들을 위한 수사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윤 총장이 ‘공정한 경쟁 질서’를 언급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서민 실생활과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수사를 위해 윤 총장이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 경제를 강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에 상정된 전속고발권 폐지 법안이 윤 총장 임기 내에 통과되느냐도 중요한 변수다. 전속고발권은 공정거래 관련 사건의 경우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수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경쟁사나 관계자들의 고발 남용으로 기업 활동이 어려워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지만 공정위가 독점권을 가지면서 제대로 사건 처리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중대한 담합 사건 등에서는 검찰이 먼저 수사를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고치기로 합의했다.   
 
윤 총장은 지난달 국회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전속고발권 폐지 문제는 중대범죄인 중대 담합 억제 등 공정한 경제 질서 확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전속고발권 폐지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잘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야당에서는 기업 활동 위축을 이유로 이를 반대하고 있어 통과를 불투명하게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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