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한은화의 생활건축] 조국의 해운대 빌라

한은화 건설부동산팀 기자

한은화 건설부동산팀 기자

부산 해운대 달맞이 고개에 있는 한 빌라가 세간에 오르내린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차명 소유 논란에 휩싸인 우성 빌라(사진)다. 1995년 완공됐다. 건축물 대장에 따르면 대지면적 1877.7㎡, 최고 5층 건물 세 동이 경사지에 지어졌다. 현재 총 15가구가 산다.
 
건물은 태어났을 때부터 화제였다. 당시로써 드물게 건축가가 설계한 연립주택이었다. 조성룡 건축가의 작품이다. 옛 정수장을 공원으로 재생시킨 ‘선유도 공원’, 국내 최초의 아파트 국제설계공모전 당선작인 ‘아시아 선수촌 아파트’ 등을 설계하며 한국 현대 건축사에 굵직한 사건을 기록한 건축가다.
 
그가 이 주택을 의뢰받았을 당시, 한국에는 아파트 붐이 일고 있었다. 90년대 초 1기 신도시가 건설됐고 동시에 획일적인 아파트 공간에 대한 반성이 일었다. 공동주택에 공동체 정신을 어떻게 담아낼 수 있을까. 93년부터 99년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건축가들에게 의뢰해 분당 신도시에 단독주택과 저층 공동주택이 마을을 이루는 ‘분당 주택전람회 단지’를 계획하기도 했다.
 
16일 조국 어머니 박정숙씨가 사는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의 한 빌라. 송봉근 기자

16일 조국 어머니 박정숙씨가 사는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의 한 빌라. 송봉근 기자

그런 시절도 있었다. 해운대 빌라는 바다를 향해 ‘삐딱하게’ 서 있다. 주변 집이 바다 뷰를 위해 일자로 쭉 서서 장벽이 된 것과 다르다. 사선으로 세워 뒤를 열었다. 건축가는 저서 『건축과 풍화』에서 “언덕 위에, 우리나라 흔한 구릉지에 집을 지을 때 내 옆이나 뒤를 어떻게 배려해야 하는지를 시도해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은 공동주택이지만, 옛 동네의 모습을 닮았다. 단지 내부의 골목길과 마당을 지나 가가호호 진입한다. 건축가는 “말이 공동주택이지, 공동으로 생활하면서 주고받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게 아파트의 문제”라며 “이웃이 서로 만날 수 있게 길과 마당을 냈다”고 전했다.
 
이후 건물의 시공사인 우성건설이 부도가 나면서, 새로운 공동주택 실험은 이어지지 못했다. 하지만 공간은 남아서, 이처럼 불쑥 등장해 지난 시절 우리의 주거사를 들려준다.
 
한은화 건설부동산팀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