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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면 망해” 폐업 쓴잔 마신 식당 사장의 공통점

기자
이준혁 사진 이준혁

[더,오래] 이준혁의 창업은 정글이다(17)

식당 창업자 10명 중 8명 이상은 폐업의 아픔을 겪는다. 문만 연다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사진 pixabay]

식당 창업자 10명 중 8명 이상은 폐업의 아픔을 겪는다. 문만 연다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사진 pixabay]

 
식당을 창업해 성공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누구나가 창업을 준비하면서 망할 거라고 생각하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10명 창업하면 8명 이상이 폐업의 아픔을 겪는다. 문만 열면 성공하는 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실패한 창업 사례를 연구하다 보면 폐업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창업 전 성공 시나리오부터 쓴다

식당을 창업하기 전 체크해야 할 무수한 항목이 있다. 아이템 선정, 입지선정, 인테리어 공사, 주방공사, 기물구입, 창업비용 산정, 메뉴구성, 가격결정, 서비스 및 조리인력 채용, 홍보전략 등등….
 
한 집 건너 한집이 식당인 대한민국에서 후발 식당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창업 후 일어날 수 있는 수많은 변수를 사전 점검하고 시나리오를 작성해 폐업을 위협하는 요소에 대한 대응 방안이 확고히 수립돼 있어야만 실패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창업자는 이러한 준비가 전혀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막연한 성공 시나리오부터 쓰고 오픈을 준비한다.
 
이 정도 상권이면 하루에 얼마 매출을 올릴 것이고, 그 매출에 맞춰 인원을 채용한다. 그러나 이는 매출이 틀어지면 바로 폐업으로 간다. 매출을 보수적으로 산정하고 매출 추이에 따른 기준점을 설정해 비용을 체계적으로 투입하는 창업 준비를 해야 한다. 성공시나리오보다는 폐업 시나리오부터 쓰고, 폐업을 초래하는 여러 변수에 대한 대응전략이 철저히 수립돼야 한다.
 

입지보다는 규모 있는 식당창업을 선호한다

서비스업은 입지가 가장 중요하다. 초보 창업자는 유동인구가 유입되는 상권에 오픈하는 것이 유리하다. [사진 pixabay]

서비스업은 입지가 가장 중요하다. 초보 창업자는 유동인구가 유입되는 상권에 오픈하는 것이 유리하다. [사진 pixabay]

 
비단 식당뿐 아니라 서비스업은 입지가 가장 중요하다. 오죽하면 식당 성공 요인 중 가장 중요한 항목을 첫째도 입지, 둘째도 입지, 셋째도 입지라고 하겠는가? 그만큼 고객이 유입되는 입지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창업자는 체면을 중시해 입지보다는 일정한 규모를 선택하는 경향이 많다. 유동인구도 많고 배후 상권도 좋은 입지에 10평 미만의 식당을 정하기보다는 2, 3차 상권임에도 불구하고 40, 50평 규모의 식당을 차리려고 한다.
 
음식업의 본질인 음식 맛에 대한 특출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면 입지가 후면 상권이어도 성공 확률이 높다. 그러나 초보 창업자는 목적고객 보다는 충동고객이 많은, 즉 유동인구가 유입되는 상권에 오픈하는 것이 다소 유리하다. 비록 점포는 적지만 임대료, 인건비 등 운영비용이 적게 들어가 비용을 제어하기가 쉽다. 창업 인큐베이팅을 통한 숙련 기간을 거친 후 더 큰 규모의 식당을 창업하는 순서가 올바른 선택이다.
 
굳이 목 좋은 곳에 일정한 규모를 갖춘 식당을 선택하고 싶다면 뜻이 맞는 친구나 지인과 함께 공동창업을 해서라도 입지를 우선해야 한다. 중국인들은 통상 적은 규모든 큰 규모든 식당을 창업하면 최소 4인 이상 공동경영을 하고, 폐업 리스크가 가장 낮은 입지를 고른다. 혼자서 많이 벌기보다 안 망하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절대로 남하고 동업은 절대로 하지 마라 라는 말에 사로잡혀 꼭 나 홀로 창업을 한다. 적게 벌어도 나 혼자 벌고자 하니 위험도 혼자 떠안는 것이다. 화려한 성공보다 안 망하는 길을 택해야 한다.
 

외부 정보에 의존하고 남에게 모든 걸 맡긴다

허위정보로 창업주를 유혹하는 프랜차이즈 없체도 많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본사의 자료만 믿고 투자한 점주들에게 돌아간다. [사진 pixabay]

허위정보로 창업주를 유혹하는 프랜차이즈 없체도 많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본사의 자료만 믿고 투자한 점주들에게 돌아간다. [사진 pixabay]

 
세계에서 인구 대비 가장 많은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와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보니 경쟁력 있는 메뉴 선정보다는 과장 홍보에만 열을 올린다. 허위정보로 창업주를 유혹하는 업체도 부지기수다. 얼마 전 모 빙수 프랜차이즈가 예비창업자 70명을 모아놓고 여름 성수기 매출 데이터를 제시하며 문만 열면 대박이 날 것처럼 선전하다가 이를  믿고 창업한 점주들의 고발로 공정위에 과징금 선고를 받은 사례가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본사의 자료만 믿고 투자한 점주들에게 돌아갈 뿐이다.
 
외식업은 계절·이용시간·상권특성·소득수준·성별 구성비에 따라 메뉴 구성과 가격이 각각 다르게 결정된다. 심지어 식사류와 같은 주식 선호 상권이냐 우동·라면과 같은 간식 선호 상권이냐에 따라 살아남는 자와 망하는 자가 갈린다. 이렇듯 까다로운 소비자의 선택속성이 존재하는데 인터넷과 앱에 떠도는 부동산 중개업소나 창업중개 업체 영업 사원의 낚시 정보에 넘어가 덜컹 계약한 뒤 장사가 안돼 폐업을 하는 창업 사례가 많다. 그들이 제시하는 투자수익률을 보면 입이 벌어질 정도다. 1억원을 투자해 월 1500만원의 순이익을 가져가는 업장을 왜 팔려고 하겠는가.
 
본인 인건비를 제외하고 투자수익률이 15%만 넘어도 소위 대박 식당이다. 이 정도 수익률을 가져다주는 식당은 가뭄에 콩 나듯 한다. 결국 대한민국에서 식당업은 몇몇 대박 식당을 제외하고는 주인 인건비를 벌고 운영적자만 쌓이지 않는다면 성공이라 할 수 있다. 업종 선택에서부터 입지 선정에 이르기까지 본인의 노력이 더해지면 더해질수록 성공 확률은 높고 손해도 입지 않는다. 
 
또한 식당업에 있어 중요한 원가구성 요소 중 하나인 식자재 구매를 주방장에게 모두 맡기는 점주가 많은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예전에는 식재료를 대부분 식당까지 배달해주는 업체들에 모두 맡겼지만, 지금은 인터넷으로 도매 식자재 시황을 실시간 볼 수 있다. 대형 할인마트, 농수산물 센터 등에 나가면 저렴한 식자재를 직접 대량 구매할 수 있고, 산지 직거래 방식으로 식자재를 싸게 사기도 한다. 그런데도 월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재료 구매 업무를 주인이 직접 하지 않고 주방장에게 덜렁 맡겨 버린다.
 
이는 믿고 안 믿고의 문제가 아니다. 경쟁력 있는 식재료 구매로 절감한 비용을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데 쓰면 재방문율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는 아주 중요한 선순환적 연결점이기 때문에 주인이 직접 나서야 한다.
 

급하다고 이력서 경력만 보고 아무나 채용한다

식당업은 대부분 주방장에게 의존한다. 주방장을 잘못 채용해 폐업을 하는 경우도 있으니 함께 일하기 전에 맛 테스팅 등도 꼼꼼하게 해보는 것이 좋다. [사진 pixabay]

식당업은 대부분 주방장에게 의존한다. 주방장을 잘못 채용해 폐업을 하는 경우도 있으니 함께 일하기 전에 맛 테스팅 등도 꼼꼼하게 해보는 것이 좋다. [사진 pixabay]

 
식당업에 있어서 맛은 두말할 것도 없이 아주 중요하다. 제일 좋은 것은 주인 스스로가 모든 메뉴를 요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주인은 주방장에게 의존한다. 요리를 천직으로 알고 주인과 같은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는 요리사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 식당이나 대기업 소속 전문 조리사 경력을 이력서에 기재해 높은 연봉으로 채용된 이후에는 불성실해지고 맛도 없는 음식을 만들어 결국엔 폐업의 쓴잔을 마신 사례도 많다. 
 
채용 전 제출된 이력서에 대해 이전 직장에 조회해 보고, 기업 경력자의 경우엔 경력증명서를 반드시 내도록 하고, 더 나아가 자신이 가장 잘하는 대표 요리의 맛 테스팅을 하는 등 꼼꼼하게 채용을 해야 한다.
 
잘못 채용한 주방장으로 인해 손상된 식당 이미지를 회복 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들고, 결국엔 고객의 외면을 받아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오픈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고객의 신뢰를 지속 가능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픈 홍보에 주력한다

초기 이미지를 좋게 만들기 위해서는 하나하나씩 다져나가는 기다림이 중요하다. 문만 열면 손님이 쏟아져 들어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어떤 점주는 아직 음식이 완성되어 있지도 않은 데도 자기가 알고 지내는 모든 지인에게 초대장과 전단을 돌리는 등 난리를 친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수십 년 된 특급호텔도 신규로 매장을 오픈하면 일주일은 우왕좌왕하기 마련인데, 운영시스템이 안정되지 않은 식당은 오죽하겠는가?
 
엉망진창으로 꼬여버린 오픈날 방문해서 실망하고 돌아간 고객은 다시는 매장을 찾지 않을 뿐 아니라 지역 내 블랙 컨슈머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적어도 5년을 내다보고 고객 한명 한명에게 최선을 다하다 보면 50년 이상 사랑받는 노포식당이 되는 것이다. 성공하는 식당을 만들고 싶으면 절대로 오픈 행사부터 하지 마라. 신뢰는 하루아침에 쌓이지 않는다. 그게 세상 이치다.
 
이준혁 (사)한국공유정책 일자리 위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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