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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전 발표 재탕인 원전 안전대책…제도적 혁신이 필요하다

지난 8월9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한빛1호기 출력급증 사건에 대한 대책이 발표되었다. 발표의 초점은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 조직, 인적요소의 개선이다. 원자로 조종 자격강화, 원격감시 감시 등 감시체계 강화, 보고체계 개선, 규제검사 전문성 강화, 그리고 안전문화 개선 등 26개 대책이 제시되었다. 
 
7년 전 고리1호기 정전사고 때도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상시 감시시스템 및 자동통보체제 운영, 안전감독 조직체계 개선, 지역사무소 전문성 강화, 안전문화 개선 등 20개 항목을 제시하였다. 7년 전에는 전기설비이고 이번에는 원자로제어설비가 다를 뿐이지 대부분이 고리1호기 대책의 데자뷰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고리1호기 사고의 교훈이 왜 학습되지 않았는지 먼저 살폈어야 했다.
 
7년이 지나서 별반 다르지 않은 대책이 나온다면 이것은 안전규제체계의 문제이다. 필자는 두 가지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원자로감독절차인 ROP (Reactor Oversight Process)의 도입이다. 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ROP를 통해 지속적인 개선을 유도하고 안전은 물론 가동률 향상의 효과도 보았다고 한다. 미국 원전은 우리의 두 배인 38년의 노령이다. 그런 미국 원전의 평균 이용률은 지난 수년간 90%가 넘는다.  
 
ROP는 안전을 다각도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사건 성격과 빈도, 원자로를 보호하는 계통과 사고 완화설비의 고장 유무, 방사선 방어방벽의 건전성 등 7가지 관점에서 발선소의 상태를 평가한다. ROP를 적용함으로써 발전소 운영과 안전을 합리적으로 도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관리가 부실한 발전소라면 조그만 고장이라도 운전을 정지하고 즉시 정비를 해야 하지만, 같은 고장이라도 발전소 관리가 철저하고 사건 발생이 현저히 낮은 발전소라면 즉시 정지 보다는 계획정비기간 중에 보수를 허용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 원전 가동률이 회복되고 있지만, 탈원전 선언 이후 가동률이 나빠진 것은 사실이다. 가동률이 나쁜 것은 발전소의 문제점을 고치느라 정비기간이 길어져서라고 한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계획정비를 활용하여 수리해 나가면 안 될 정도로 심각한 것인지에 대한 종합적 평가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발전소 직원은 모두 안전에 일정한 역할이 있다. '한 명이라도 결근하면 발전소를 정지 시켜야 하는가. 100명이 결근해도 운전할 수 있는가.' 이런 질문에 답하려면 ROP를 해야 한다.
 
둘째는 안전규제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원자력안전기술원 간의 협력체계 개선이다. 원안위가 제시한 대책에서 보듯 신속한 판단·보고·결정을 위해서는 규제기관 현장사무소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래서 인력도 증원하고 전문성 강화조치도 하겠다고 한다. 지금의 현장사무소에서는 원자력안전기술원이 행정권을 가진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지원하고 있다.  
 
발전소 현장의 점검·감시·상태 파악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단독으로 해야 한다. 그래야 필요한 전문성도 갖고, 신속한 판단과 보고도 할 수 있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은 발전소 현장지원 보다는 중장기적인 안전 현안해결, 규제제도 개선을 위한 안전연구 등 보다 전문성이 요구되는 사안에 집중해야 한다. 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발전소 점검·감시·행정조치·규제연구의 역할을 모두 한다. 
 
일본은 규제기관과 규제기술기관이 분리되어 있었으나 후쿠시마 사고 이후 하나로 합쳤다. 프랑스는 분리된 형태이나 기관들의 역할이 보다 명확하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원자력안전기술원을 합치지 못한다면 각자의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는 역할 조정이 필요하다. 새로운 규제체제를 추진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근본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7년 전 대책을 반복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정동욱

정동욱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정동욱
 1992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원자력공학과 박사  
 2012~ 현재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2018~ 현재   원자력학회 원자로시스템기술 연구부회장
 2015~ 2017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에너지환경전문위원 및 위원장
 2012 ~2016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  
 2010 ~ 2012  한국연구재단 원자력단장  
 2007 ~ 2010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 수석연구원
 2004 ~ 2007  OECD 원자력기구 제4세대원자로개발 국제포럼 기술조정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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