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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싸템 추천해줘”…'AI 쇼핑도우미' 신조어까지 학습한다

롯데제과가 왓슨을 적용해 개발한 꼬깔콘 버팔로윙맛. 두 달 만에 100만 봉지가 팔렸다. [중앙포토]

롯데제과가 왓슨을 적용해 개발한 꼬깔콘 버팔로윙맛. 두 달 만에 100만 봉지가 팔렸다. [중앙포토]

 
 #. 꼬깔콘 버팔로윙 맛, 빼빼로 카카오닙스, 빼빼로 깔라만시. 이 제품의 공통점은 롯데제과의 AI(인공지능) 기반 트렌드 예측 시스템 ‘엘시아(LCIA)’가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개발한 과자다. 롯데제과는 8만여개의 인터넷 사이트와 식품 관련 사이트에 게재된 1000만여 개의 소비자 반응 및 SNS 채널 정보를 수집했다. 이를 바탕으로 빅데이터를 축적해 식품, 과자, 초콜릿 등 카테고리별로 현재 소비자가 좋아하거나 인기를 끌 가능성이 높은 소재와 맛을 찾아낸 것이다. 꼬깔콘 버팔로윙 맛은 출시 두 달 만에 100만봉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빼빼로는 지난해 9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자일리톨껌(약 1100억원)을 제외한 국내 과자 1위 자리에 올랐다.
 
롯데제과는 인공지능을 통해 분석한 소비자 트렌드를 토대로 개발한 ‘빼빼로깔라만시상큼요거트’(왼쪽)와 ‘빼빼로카카오닙스’를 선보였다. [사진 롯데제과]

롯데제과는 인공지능을 통해 분석한 소비자 트렌드를 토대로 개발한 ‘빼빼로깔라만시상큼요거트’(왼쪽)와 ‘빼빼로카카오닙스’를 선보였다. [사진 롯데제과]

 
#. “샬롯, 인싸템(무리에 잘 섞이는 ‘인사이더’와 아이템의 합성어) 추천해줘.”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롯데백화점ㆍ롯데닷컴ㆍ롯데홈쇼핑)가 이용하는 AI 쇼핑 어드바이저 ‘샬롯(Charlotte)’은 요즘 밀레니얼 세대와 소통을 위해 신조어를 ‘학습’하고 있다. 채팅이나 음성 대화로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찾아줄 뿐 아니라 받는 사람에게 적합한 선물도 추천해준다. 백화점 매장 오픈 시간을 알려주고 최신 트렌드 분석도 가능하다. 2017년 롯데백화점에 처음 도입된샬롯의 응대율은 현재 92~95%까지 올라왔다. 롯데는 내년 상반기 롯데 7개 유통 계열사의 모든 상품을 쇼핑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 ‘롯데ON 앱’을 오픈할 계획이다. 샬롯은 내년 오픈에 앞서 매일 2만 개의 문장을 분석하며 ‘열공’중이다.
 
롯데가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 AI 기술을 전방위로 적용하고 있다. 첨단 ICT 기술과 그룹이 보유한 빅데이터 자산을 활용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해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 초 VCM(구 사장단 회의)에서 “생존을 위해서는 미래에 대한 예측과 상황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면서 “기존의 틀과 형태를 무너뜨릴 정도의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주문했다. 롯데그룹 혁신의 중심엔 ‘엘시아’나 ‘샬롯’과 같은 인공지능이 있다. 롯데는 2016년 한국IBM과 업무협약을 맺고 ‘왓슨’ 솔루션을 도입했고 2017년 롯데백화점에서 AI 기술 기반 상품 추천 로봇인 샬롯을 만들며 인공지능 분야에 뛰어들었다.  
 
롯데는 이런 인공지능을 육성해 ‘소비자 경험 강화’와 ‘업무 프로세스 혁신’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롯데그룹 인공지능 사업을 지휘하고 있는 e커머스사업본부 AI CoE(Center of Excellenceㆍ인공지능 전문가그룹) 김혜영(48) 센터장을 지난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만났다. ‘샬롯의 어머니’로 불리는 그에게 인공지능을 활용한 쇼핑의 미래에 대해 들었다.  
 
 롯데그룹 인공지능 사업을 지휘하고 있는 e커머스사업본부 AI CoE(Center of Excellenceㆍ인공지능 전문가그룹) 김혜영(48) 센터장. 김 센터장은 롯데그룹 AI 쇼핑어드바이저인 샬롯을 개발했다. [사진 롯데쇼핑]

롯데그룹 인공지능 사업을 지휘하고 있는 e커머스사업본부 AI CoE(Center of Excellenceㆍ인공지능 전문가그룹) 김혜영(48) 센터장. 김 센터장은 롯데그룹 AI 쇼핑어드바이저인 샬롯을 개발했다. [사진 롯데쇼핑]

 
샬롯이 구현하는 주요 인공지능 기술은.
 
▶텍스트 대화를 이해하고 답변할 수 있는 기술 ▶음성을 인식하고 답변할 수 있는 기술 ▶이미지를 통해 유사 상품을 찾는 기술 ▶고객의 온라인 및 오프라인 구매와 활동 데이터를 분석해 적합한 상품을 추천하는 기술 ▶소셜미디어 검색과 분석을 통해 트렌드를 파악하는 기술 등 총 5가지다. 특히 온ㆍ오프라인 매장을 이용하는 고객의 구매 활동 데이터를 분석해 상품을 추천하는 기술은 롯데가 자체 개발해 내재화한 솔루션으로 국내 유통업계에서 소비자가 체험해볼 수 있는 최고 수준이다.
 
인공지능의 조언에 소비자가 거부감이 있지 않을까.
 
 그동안의 인공지능은 한국어의 수많은 표현방식과 숨은 의미, 은어 등에 대한 학습이 부족해 사용자와의 대화에서 어색했던 것이 사실이다. 샬롯은 지난 3~4년간 고객의 대화 내용을 분석해 지속해서 데이터 개선을 했다. 내년 롯데의 7개 온라인쇼핑몰이 통합되면 샬롯은 고객의 온ㆍ오프라인 구매 및 활동 정보를 통합해 이를 입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환경을 갖게 된다. 보다 개인에 특화된, 한 사람만을 위한 상품추천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샬롯은 밀레니얼 세대와의 소통창구 역할을 하기 위해 재치있는 답변도 학습하고 있다. 기존의 딱딱한 챗봇 이미지를 깨고, 친구와 대화하듯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개선을 해 나갈 계획이다.
 
롯데쇼핑의 롯데ON. [중앙포토]

롯데쇼핑의 롯데ON. [중앙포토]

 
롯데는 2016년부터 IBM과의 업무 협약을 통해 AI에 눈을 돌렸다. 2017년 AI를 활용한 내부 매출과 외부 데이터, 제품 정보 분석을 의사결정에 적용했다. 2017년 빼빼로 신제품 시범 출시를 한 뒤 지난해 8월 트렌드 예측 시스템 엘시아를 개발해 현장에 도입했다. 5명의 TF팀으로 출발한 AI CoE는 올해 8월 현재 60여명으로 인력이 늘었다. 롯데는 1만 1000여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e커머스를 유통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2020년 10조원으로 예상되는 온라인 거래액을 2023년엔 20조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국내 e커머스 시장은 유료멤버십을 통한 개인화 바람이 거세다.
 
유료멤버십 서비스는 2004년 아마존이 ‘아마존 프라임’을 선보인 이후 빠르게 성장해 왔다.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를 통해 더 많은 충성고객 확보가 가능했다. 아마존 프라임의 가입자 수는 지난해 1억 1000만 명을 넘어섰다. 롯데는 샬롯을 통해 상품 검색부터 할인, 주문, 배송확인, CS 상담까지 할 수 있는 인공지능 쇼핑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유통의 본질은 누가 더 빨리, 좋은 기술과 제품을 가져와서 시장을 이끌어나가느냐의 싸움이다. 샬롯도 결국 롯데의 제품이 고객을 선택을 받기 위해 필요한 과정 중 하나다.
 
김혜영(48) 센터장이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 롯데쇼핑]

김혜영(48) 센터장이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 롯데쇼핑]

 
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한 김 센터장은 동양시스템즈, KT 통신망 연구소, NHN 등을 거쳐 2016년 롯데에 합류했다. 그는 지난 6월 글로벌 IT기업 IBM이 선정한 ‘세계 AI 부문 여성 리더 40인’에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한국인이기도 하다. IBM 측은 “40인의 여성 리더는 전 세계 다양한 산업에 걸쳐 사람들이 일하고 살아가는 방식을 변화시키는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인공지능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대학원(서울대 전산과학) 재학 때 관련 수업을 듣거나 책을 읽으면서다. 당시 인공지능은 현실성 없는 비현실적인 학문에 불과했다. 바둑을 두는 게임 로봇 정도가 있었던 시절이기도 하다. 그러다 2010년대 초중반 알파고의 등장으로 연구실에 있던 기술이 대중화됐다.   
 
 5년 뒤 인공지능의 미래는.

5년이나 10년 뒤엔 AI와 같은 최첨단 산업도 결국 ‘평준화 기술’이 될 것이다. AI의 핵심은 데이터다. 쇼핑에서 인공지능은 나만의 취향대로, 소비자 개개인에게 꼭 필요한 제품을 추천해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것이다. 20년~30년이 지나면 나와 같은 체형을 가진 ‘아바타 쇼퍼’가 등장해 대신 쇼핑을 해주지 않겠나. AI가 사람의 형태를 띠는 시대도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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