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서 헌화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8/18/5f8b4abc-9b7a-485a-acfc-6efdfc68f412.jpg)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서 헌화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연합뉴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서울 동작구 서울현충원에서 진행된 김대중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 당시 일본 의회 연설을 통해 ‘두 나라가 과거를 직시하면서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만들어 나가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한·일 양국의 과거·현재·미래를 꿰뚫은 놀라운 통찰력과 혜안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안타깝게도 20년이 지난 지금, 양국관계가 큰 벽에 서고 말았지만 분명하고 확실한 것은 대한민국의 국력은 강하고, 국민의 저력은 더욱 강하다는 것”이라며 “우리 국민은 능동적이고 당당하게 이 어려움을 헤쳐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김대중 대통령은 대외정책에서 한·미 동맹을 중심에 놓고, 이웃 나라들과의 우호와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조화’와 ‘비례’가 대통령의 철학이었다”면서도 “우리도 과거의 우리가 아니고, 이웃 나라들도 과거의 그들이 아니다. 우리는 더 깊은 지혜를 요구받고 있다”고 말했다. 1998년 당시보다 현 상황이 더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여권에선 “오부치는 사과와 반성을 전제로 미래로 함께 나아가자며 외교문서에 그러한 내용을 남겼지만 그 문서를 찢어버린 게 바로 아베다. 일본의 진정한 반성과 자세 전환이 있지 않으면 김대중-오부치 시대의 복원은 어렵다. 그런 현실을 자각하고 우리 정부가 지금처럼 잘 대처해 나가야 한다”(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DJ의 청와대 제1부속실장 출신)는 주문도 나온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비롯한 당원들이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서 헌화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황 대표는 “대통령(DJ)이 정부 외교 역량의 중요함을 강조한 말도 새기고 있다”며 “한국처럼 4대 강국에 둘러싸인 나라는 지구 상에 없으므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외교가 필요하다. 국내 정치는 실수하더라도 외교 실패는 돌이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화해를 지향하는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한·일 관계의 기본이 돼야 한다”며 “김대중 대통령의 국회 중시, 야당과의 협치 정신이 오늘날 위기를 극복하는 원동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한·일 관계가 최악”이라며 “김대중 대통령 시절이 한·일 관계의 최전성기였다”고 회상했다.
김대중-오부치 선언
1998년 10월 김대중 대통령이 일본 도쿄에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총리를 만나 서명한 공동선언문. 일본은 식민 지배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하고 한국은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을 구축한다”는 내용이었다. DJ·오부치 선언 이후 열흘 만에 한국 정부는 일본 대중문화 개방 조치를 내렸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