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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 속에서 10년 함께 한 두 산악대원…히말라야서 돌아와 고향에 영면

2009년 9월 25일 히말라야 히운출리(해발 6441m) 북벽 신루트 개척에 나섰다가 실종된 직지원정대 민준영 등반대장(오른쪽)과 박종성 대원. [사진 직지원정대]

2009년 9월 25일 히말라야 히운출리(해발 6441m) 북벽 신루트 개척에 나섰다가 실종된 직지원정대 민준영 등반대장(오른쪽)과 박종성 대원. [사진 직지원정대]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했던 두 동생이 10년의 긴 등반을 마무리하고 고국으로 돌아와 감사합니다.”

직지원정대 고 민준영·박종성 대원 17일 추모식
유족들 "10년 만에 기적적으로 돌아와 기쁘다"
문 대통령 "가족 품에서 따뜻하게 잠들길" 추도글

 
박연수(55) 전 직지원정대 대장은 18일 히말라야에서 실종된 뒤 10년 만에 고향 땅을 밟은 직지원정대원 고 민준영(당시 36세)씨와 박종성(당시 42세)씨를 두고 이같이 말했다. 두 대원은 2009년 9월 23일 히운출리봉(해발 6441m)을 향해 베이스캠프를 나섰다가 이틀 뒤인 25일 오전 히운출리 북벽 능선 5500m 지점에서 실종됐다. 
 
동료들은 이듬해 원정대를 꾸려 이들을 찾아 나섰으나 흔적을 찾지 못했다. 직지원정대는 2013년 베이스캠프 인근에 두 대원의 추모비를 세워 이들의 넋을 기렸다.
 
민씨와 박씨의 시신은 지난달 히운출리 근처에서 양떼를 몰던 현지 주민이 발견했다. 박 전 대장과 유가족들은 지난 12일 출국해 네팔 현지에서 두 대원의 시신 신원 확인을 마쳤다. 이후 지난 15일 카트만두 소얌부나트 사원 화장터에서 네팔 전통방식으로 이들 시신을 화장했다. 두 대원은 유골은 지난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고국으로 돌아왔다.
지난 17일 오전 청주시 흥덕구 고인쇄박물관에서 10년 전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됐던 직지원정대 소속 고 민준영·박종성 대원의 가족들이 유골함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7일 오전 청주시 흥덕구 고인쇄박물관에서 10년 전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됐던 직지원정대 소속 고 민준영·박종성 대원의 가족들이 유골함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주 시민과 동료들은 두 대원의 귀환을 반겼다. 민·박씨가 돌아온 17일 오전 청주시 흥덕구 고인쇄박물관에 마련된 추모 조형물 앞에서 100여 명이 모여 추모식을 열었다. 박종성 대원의 형 종훈씨는 “기약 없는 기다림 끝에 행복하게 만날 수 있게 도와준 모든 분께 감사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민준영 대원의 동생 규형씨는 “참 긴 등반이었고, 10년간 기다리면서 힘들었는데 기적적으로 형이 돌아와서 기쁘다”면서 감사의 뜻을 표했다.
 
직지원정대에 따르면 두 대원이 발견 장소는 마지막 교신 지점에서 320m가량 떨어진 곳으로 전해졌다. 두 대원은 30m 정도 거리에서 당시 입었던 등산복과 장비를 착용한 채 있었다. 박 전 대장은 “준영이와 종성이가 서로 로프에 의지한 채 산을 오르다가 추락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히말라야에서 외롭게 지냈을 후배들이 10년 간의 등반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 편안히 쉬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네팔 현지 경찰은 두 대원이 빙하 속에서 최소 10년 동안 함께 있었던 것으로 봤다. 이후 빙하가 녹으면서 시신이 미끄러져 산 아래로 이동해서 현지 주민이 발견한 것으로 추정했다. 박 전 대장은 “발견이 조금만 늦었다면 시신이 금방 훼손돼 고국으로 영영 돌아오지 못했을 것 같다”며 “빙하가 녹는 시점에 두 대원의 시신 마침 발견되어 신원 확인도 빨랐다. 하늘이 도운 것 같다”고 했다.
지난 17일 오전 청주시 흥덕구 고인쇄박물관에 마련된 직지원정대 추모 조형물 앞에서 시민들이 추모 메시지가 적힌 리본을 로프에 달고 있다. 안나푸르나 히운출리 북벽 아래에서 10년 전 실종됐던 직지원정대 소속 고 민준영·박종성 대원의 유골이 이날 청주에 도착해 추모 행사가 열렸다. [연합뉴스]

지난 17일 오전 청주시 흥덕구 고인쇄박물관에 마련된 직지원정대 추모 조형물 앞에서 시민들이 추모 메시지가 적힌 리본을 로프에 달고 있다. 안나푸르나 히운출리 북벽 아래에서 10년 전 실종됐던 직지원정대 소속 고 민준영·박종성 대원의 유골이 이날 청주에 도착해 추모 행사가 열렸다. [연합뉴스]

 
직지원정대는 2006년 충북산악구조대원을 중심으로 해외원정등반을 통해 현존하는 금속활자 인쇄본 중 가장 오래된 직지를 전 세계에 알리고자 결성된 등반대다. 2008년 6월 히말라야 6235m급 무명봉에 올라 히말라야에서는 유일하게 한글 이름을 가진 ‘직지봉’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같은 해 7월 27일 이 봉우리의 이름을 직지봉으로 승인했다. 고인들은 2009년 9월 직지원정대의 일원으로 히운출리 북벽의 신루트인 ‘직지 루트’ 개척에 나섰다가 “등반을 마치고 연락하겠다”는 마지막 교신을 하고 실종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가족과 동료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하며 두 대원이 가족의 품에서 따뜻하게 잠들기를 바란다”는 글을 남겼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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