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범인은 무죄, 목격자 사라져···청도군 미궁의 대낮 살인사건

[중앙포토]

[중앙포토]

지난 1월 21일 오후 1시쯤 경북 청도군의 한 파출소. A씨(54)가 “우리 집에 사람이 죽어있다”며 경찰을 찾았다. 이날 오전 5시부터 자신의 집에 친구 2명을 데려와 술을 마셨는데 낮 12시쯤 깨보니 이 중 1명이 흉기에 찔려 숨져있었다는 것이다. 
 

경북 청도서 지난 1월 일어난 살인 사건
3명이서 술마시다 1명 흉기 찔려 사망
경찰서 자백했던 50대 남성 '무죄'받아
당시 함께 술 마셨던 목격자는 사라져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자백했다. 술을 마시던 중 A씨가 사망자에게 “함께 장사를 해보자”고 했는데 인격적인 모독을 하며 거절하자, 화가 나서 서랍장에 있던 흉기를 꺼내 등을 찔렀다는 것이다.  
 
A씨의 자백으로 끝날 줄 알았던 사건은 재판부가 그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미궁 속으로 빠졌다. 사건이 발생한 지 7개월여 후인 지난 9일. 대구지법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가 범행을 자백했다가 나중에 부인하는 등 진술을 번복한 데다 유일한 목격자가 행방불명돼 살인죄를 증명할 방법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재판부는 사건 당시 함께 술을 마셨던 B씨의 부재에 주목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와 함께 있던 B씨는 “(A씨가) 피해자를 흉기로 찌르는 걸 봤다”고 경찰에 진술한 유일한 증인이다. 법원은 B씨를 증인으로 채택하고 법정에 불렀다. 하지만 소환장은 15회나 전달되지 않았다. 검사가 B씨 모친 거주지 등을 대상으로 소재 파악에 나섰으나 아직 찾지 못했다. 
 
또 재판부는 B씨가 경찰 수사 단계에서 진술한 내용이 증거로 인정된다 하더라도 사건 당시 그의 행적에 의문을 품었다. B씨는 사건 당일 오후 1시쯤 흉기 2자루를 품 안에 넣고 A씨의 집에서 나왔다. 그리고 집 앞 감나무에 흉기를 꽂아두고 동네 주민에게 “구급차를 불러달라”고 했다. 구급차가 도착하자 B씨는 사망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구급차를 타고 그대로 현장을 떠났다. B씨는 경찰에 “(A씨에게) 흉기를 빼앗아 나무에 꽂았다. 술에 너무 취해 있어 신고할 정신이 없었다”고 했다. 흉기에서는 A씨와 B씨 지문이 모두 검출됐다.   
 
[중앙포토]

[중앙포토]

그렇다면 B씨는 어디에 있는 걸까.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B씨가) 도망갔거나 사라진 건 아니다”며 “최근에도 파출소 근처에서 목격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경찰에서 1차, 2차 진술과 B씨와의 대질신문에서 일관되게 범행을 인정했다. 하지만 법정에서는 입장을 바꿔 “깨어보니 피해자가 죽어있었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며 부인했다. 
 
검찰은 지난 14일 항소했다. 강제로 B씨를 항소심 증인석에 세우기 위해서는 검찰이 피의자로 전환해야 한다. 법원에서 구인장을 발부해 증인을 데려오는 방법이 있지만, B씨의 경우 구인장 발부 조건에 맞지 않아 어렵다. 만약 B씨가 적법하게 소환장을 받았는데도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았다면 구인장 발부가 가능하지만 B씨가 어디 있는지 파악이 안 돼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검찰은 B씨를 피의자로 전환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B씨가) 범행을 인정하진 않았기에 피의자로 볼 순 없다”며 “대신 B씨를 찾아 증인석에 세우거나 못 찾으면 증인의 진술을 증거로 인정해줬던 그간의 판례를 내세워 유죄를 주장하겠다"라고 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