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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유통 대부 비결은 ‘베트남 스키부대’ 같은 역발상

고상구 K&K 글로벌트레이딩 회장이 13일 중앙선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고상구 K&K 글로벌트레이딩 회장이 13일 중앙선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베트남은 여전히 가슴 뛰는 곳이다.”
 

10월 세계한상대회 여는 고상구 회장
첫 사업 실패 뒤 인삼 장사로 재기
‘K-마켓’ 베트남 100대 브랜드로

“더운 나라에 전기장판 많이 팔아
베트남은 가슴 뜨겁게 하는 곳
해외 투자 땐 손실한도 정해둬야”

베트남 유통대부 고상구(사진) K&K트레이딩 회장이 중앙SUNDAY와 단독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순간 그는 소년처럼 들뜬 표정을 지었다. 그는 2002년 베트남에 진출해 실패를 딛고 일어서 ‘K-마켓’을 100대 브랜드로 키워냈다. K-마켓은 하노이 등에 약 50곳 매장을 갖고 있다. 고 회장은 올해 10월 전남 여수에서 열리는 세계한상대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K-마켓은 주로 베트남 교민을 상대하는 줄 알았다.
“처음 베트남 진출해서는 한국 땡처리 물건을 많이 팔기는 했다. 요즘도 하노이 한인타운 등에 있는 매장엔 한국 제품 비중이 높기는 하다. 하지만 이제 K-마켓은 베트남 국민을 상대로 한 유통회사다.”
  
현지 지식 부족이 초기 실패원인
 
빠르게 성장하는 베트남에서 100대 기업을 일궈 놀랍다.
“100대 기업이 아니다. 정확하게 말해 ‘100대 브랜드’다. 베트남 일류 상표·서비스 기업 순위에서 100위 안에 들었다. 우리가 조사한 것이 아니다. 베트남 위조방지기술원 등이 조사한 결과다.”
 
이제 베트남에 뿌리내린 것인가.
“실패와 위기를 겪으며 얻은 교훈 덕분이다. 2002년 한국에서 땡처리 옷과 구두 등을 가져다 팔다 6개월도 안 돼 사업을 접어야 했다. 한국에 있는 집을 팔고 땅을 팔아 마련한 23억원 가운데 20억원을 날렸다. 혹시 망하는 바람에 세일하는 기분을 아는가. 먼지까지 땡처리했다. 그때 만감이 교차했다. 하지만 사업을 접으면서 베트남을 알게 돼 ‘성공적인 실패’였다.”
 
하노이 유통

하노이 유통

고 회장은 베트남 진출 초기 경기도 곤지암 등 물류창고에서 한국인 체형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옷 등을 사다가 베트남에 팔았다. 베트남 사람들의 체형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게 초기 실패 요인이었었다.
 
그나마 3억원은 지켜 다행이다.
“내 투자 원칙 덕분이었다. 나는 사업을 시작할 때 최대 손실한도(Loss Cut)를 정해 놓고 한다. 손실이 한도에 이르면 미련없이 사업을 접는다.”
 
첫 사업 실패 뒤 반전의 계기는.
“인삼이었다. 한국에서 인삼젤리 등 인삼 제품을 팔았다. 최고급 인테리어 디자인에다 고가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 마침 베트남에 투자하려는 해외 기업이 급증했다. 이들이 고가 인삼주 등을 선물용으로 많이 사갔다. 그때 ‘베트남 인삼왕’으로 불렸다(웃음).”
 
베트남 소매시장

베트남 소매시장

K-마켓은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나.
“인삼 장사로 성공해 2006년 K-마켓을 시작했다. 초기엔 시원찮았다. 다행히 인삼 판매가 잘되고 있어, 초기 어려운 순간을 넘어설 수 있었다. K-마켓이 잘되기 시작한 이후에도 고비가 없진 않았다.”
 
또 위기를 맞았나.
“사업을 접는 식의 위기는 아니었다. 2014년 2월 대형 물류 창고에 불이 났다. 불이 난 순간 불끄는 데 집중해 물건을 하나도 빼내지 못했다. 500만 달러(약 60억원)어치가 연기가 돼 사라졌다. 화재보험도 가입돼 있지 않았다.”
 
그 정도 손실이면 타격이 컸을 텐데.
“그때 직원들에게 ‘성공한 사람이면 이 정도 에피소드는 갖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웃었다. 최근 첨단 설비를 갖춘 대형 복합물류창고를 지었다.”
  
한상대회, 실제 도움되는 장으로 만들 것
 
고 회장은 “더운 나라 베트남 겨울에 전기장판이 아주 잘 팔았다”고 말하곤 했다. ‘베트남 스키부대’ 같은 에피소드였다. 고 회장은 통념을 깨는 생각을 할 줄 아는 젊은이라면 베트남은 여전히 기회의 땅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내 가슴을 뜨겁게 하는 곳”이라고 했다.
 
국내 많은 젊은이들이 해외 진출을 원하지만 멘토가 부족하다.
“맞다. 내가 베트남 진출 초기에 실패했을 때 여러 사람들의 도움이 많은 격려와 힘이 됐다. 올해 한상대회를 진짜 도움을 주고 얻을 수 있는 장으로 만들려고 한다. 나부터 베트남에서 성공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공하겠다. 한상대회를 기념식이나 하는 자리가 아니라 이역만리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장으로 만들어볼 생각이다.”
 
신흥국에선 산업화와 개방화 뒤엔 금융위기가 뒤따르곤 했다.
“베트남엔 금산분리 같은 시스템이 없다. 그룹 내 시중은행이 다른 계열사에 돈을 빌려주는 바람에 부실이 적지 않다. 금융위기 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같은 사업가에게 금융위기는 ‘굿 찬스’다. 하하!”
 
글=강남규 기자, 사진=전민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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