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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도 안 돼 '평화경제' 조롱한 북, 청와대 "군사긴장 고조 우려"

문재인 대통령은 7500자 분량의 8ㆍ15 경축사 중 3분의 1인 2500자 분량을 평화경제에 할애했다. 경축사의 하이라이트 중 한 장면은 “2045년 광복 100주년까지는 평화와 통일로 하나 된 나라(One Korea)로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단단히 다지겠다”는 발언이었고, 문 대통령은 “우리는 할 수 있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러나 북한은 문 대통령이 이런 내용의 경축사를 읽은 지 만 하루가 지나기도 전인 16일 오전 6시 30분,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냈다. 담화는 막말에 가까웠다. “남조선 당국자의 말대로라면 저들이 대화 분위기를 유지하고 북남 협력을 통한 평화경제를 건설하며 조선반도(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소리인데, 삶은 소 대가리도 앙천대소(앙천대소ㆍ하늘을 우러러보며 큰 소리로 웃는다는 뜻)할 노릇”이라는 표현 같은 게 그렇다. 그리고선 동해 상으로 발사체를 두 발 쐈다. 말과 행동으로 문 대통령과 광복절 경축사에 재를 뿌린 셈이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16일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비난하는 대변인 담화를 내고 "우리는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이상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이날 조평통 담화를 게재한 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쳐. [연합뉴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16일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비난하는 대변인 담화를 내고 "우리는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이상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이날 조평통 담화를 게재한 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쳐. [연합뉴스]

이날 오전 북한이 동해 상으로 발사체를 2회 발사한 직후 문 대통령에게 관련 사실이 보고됐다고 한다. 청와대는 이어 오전 9시부터 1시간가량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지도통신망을 통해 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었다. 청와대는 “상임위원들은 북한이 한ㆍ미 연합 지휘소 훈련을 이유로 단거리 발사체를 연이어 발사하는 행위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이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역설한 평화 경제에 대해 북한이 막말에 가까운 조롱과 미사일로 응답해 왔는데 청와대가 달가울 리는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조평통의 담화이기 때문에 통일부에서 대응하는 입장을 냈다"면서도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남북 합의 정신에 볼 때 조평통 담화는 성숙한 남북 관계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만스러운 점이 있더라도 대화를 어렵게 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북한은 ‘대화의 장에서 논의할 일’이라고 하는 대통령 경축사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달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북한이 광복절 경축사를 비아냥대고 발사체를 쏴가며 반발하는 것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한ㆍ미 연합 지휘소 훈련에 대한 반발이라고 보고 있다. NSC 상임위원들이 “한ㆍ미 연합 지휘소훈련을 이유로 단거리 발사체를 연이어 발사하는 행위”라고 못 박은 것도 이의 연장선이다. 이 때문에 지휘소 훈련이 끝나는 20일 전까지 추가 도발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또, 향후 있을 대화국면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지렛대라고도 본다. 북한이 연일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 이상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는 식으로 나오지만, 북ㆍ미 대화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결국엔 남북 대화 국면도 자연스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청와대의 인식이다. 다만 지금은 공세 수위를 한껏 올리는 게 향후 협상 국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거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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