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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우파 센 유튜브냐, 與 가짜뉴스 단속령에 야권 반발

#.1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법제연구원에 ‘유튜브세(稅)를 포함한 디지털세의 해외 동향과 국내 적용 가능성에 대한 연구 과제’ 수행을 요청했다. 이른바 유튜브세 논의의 시작이다. 유튜브가 국내에 진출한 지 11년 만이다. 다만 유튜브(모기업 구글)는 해외 업체이자 매출ㆍ영입이익 등 공개 의무가 없는 유한회사인 터라, 실제 도입까진 해결할 과제가 많다.

지난 13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근거 없는 가짜뉴스나 허위정보, 과장된 전망으로 시장의 불안감을 주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지난 13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근거 없는 가짜뉴스나 허위정보, 과장된 전망으로 시장의 불안감을 주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2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지난 12일 “가짜뉴스는 표현의 자유 보호 범위 밖에 있다”고 밝혔다. 즉각 야권에선 “방송장악에 이어 유튜브 등 통신장악까지 하려는 의도”(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 “방통위원장은 심의 위원장이나 규제 위원장이 아니다”(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라는 비판이 나왔다.
하루 뒤 문재인 대통령이 논란의 중심에 등장했다. “근거 없는 가짜뉴스나 허위정보, 과장된 전망으로 시장의 불안감을 주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지난 13일 일본의 수출 규제 관련 국무회의)면서다. 청와대 관계자는 “예를 들면 최근 유튜브 영상으로 돌고 있는 내용 등으로 넓게 봐야 한다”며 유튜브에 떠도는 가짜뉴스들을 나열했다. 모두 보수 유튜버들의 주장이었다. 야권에선 “여권이 사실상 보수 유튜브를 가짜뉴스의 근원으로 겨냥하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3 앞서 김성수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 11명은 지난달 29일 ‘방송법 전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유튜브 등 OTT(Over The Top, 인터넷을 통한 방송 서비스)를 방송법상 규제대상에 포함했다. 초안에만 해도 “유튜브는 방송법상 규율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명시했고 공청회 과정에서도 언급하지 않다가, 실제 법안엔 추가했다. 최근 유튜브세 도입 흐름이나 가짜뉴스 단속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고 야권은 보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유튜브 등 OTT에 대한 심의 규정을 만들어 심의할 수 있고 방통위에서 시정명령을 할 수 있다. 업계에선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 법안이라고 반발했다. 인터넷 관련 시민단체 오픈넷은 즉각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표현물과 그 사업자들을 방송법에 편입시켜 규율하는 것은 헌법적으로 부당하다”는 공개 반대 의견서를 냈다.  
 
이 법안은 그간 국가인권위원회가 오랫동안 공표해온 “통신심의권 및 시정 요구권은 ‘민간자율심의기구’에 이양하라”는 권고와도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말이 야권에서 나온다. 유튜브 영상물은 근본적으로 방송이 아닌 통신 물이다. 실제 인권위 권고대로 사단법인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가 이미 2009년부터 관련 활동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이 법안은 현재 업계는 물론 일반인들로부터도 반발을 받고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법안이 발의되면, 일반인들은 개별 법안에 대한 의견을 낼 수 있는데, 이 법안은 올라온 지 18일째인 현재(16일) 기준 “반대합니다”라는 의견이 2800여 건 달렸다. 이례적인 경우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지난달 29일 유튜브를 방송법상 규제 대상으로 하는 '방송법 전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가운데, 법안이 올라온 국회의안정보시스템 홈페이지에 이 법안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일반인 의견이 달린 모습. 법안 발의 18일째인 현재(16일) 기준 2800여건이 달렸다. [국회의안정보시스템 홈페이지 캡처]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지난달 29일 유튜브를 방송법상 규제 대상으로 하는 '방송법 전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가운데, 법안이 올라온 국회의안정보시스템 홈페이지에 이 법안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일반인 의견이 달린 모습. 법안 발의 18일째인 현재(16일) 기준 2800여건이 달렸다. [국회의안정보시스템 홈페이지 캡처]

 
 ‘유튜브세’의 경우 유튜브가 국내 동영상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면서도 실제 내는 세금은 턱없이 적다는 점에서 논의할만한 사안이라는 의견도 있다. ‘유튜브세’의 시초인 프랑스는 2017년 영상물 공유 및 게재 사이트 수익의 2%를 걷는 내용의 세제 개편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튜브에 대한 여권의 잇따른 움직임이 ‘과잉’이자 헌법적 가치와도 충돌한다고 지적한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기본적으로 ‘표현’은 사전규제가 아닌 사후 책임을 묻는 게 원칙이다. 지금 당장 기분이 나쁘다고 포괄적 사전 규제를 도입한다면, 우리나란 국제적으로 ‘표현의 자유가 없는 나라’라고 비웃음을 살 것”이라며 “지금 공산주의 국가나 독재 국가를 빼고 유튜브에 대한 포괄적 사전 규제를 도입한 나라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오픈넷 손지원 변호사도 “일반 국민이 동영상을 올리는 유튜브를 규제하겠다는 건, 전 국민의 콘텐츠를 검열하겠다는 것과 같다. 한마디로 국민 건전성 심의며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야권에선 이 같은 움직임을 ‘보수 찍어내기’라고 의심한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이 발표한 5월 모바일 동영상 플레이어ㆍ편집기 앱 사용시간에서 유튜브가 88%다. 이런 와중에 국내 정치ㆍ사회ㆍ경제 분야의 유튜브 채널 중 누적 조회 수 기준 상위 10개 중 7개가 '우파 논객'을 표방하면서 운영하는 채널이다. (지난 5월 유튜브 통계업체 빅풋 조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소속인 박대출 한국당 의원은 “과거 표현의 자유를 누구보다도 중시했던 현 여권이 특유의 내로남불 행태를 보인다”며 “정부의 가짜뉴스 운운과 유튜브 규제 시도는 명백히 비판적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법안 발의자인 김성수 민주당 의원은 “법안을 보면 유튜브 등 플랫폼을 방송법상 규제대상으로 놓은 것이지 1인 방송 자체를 규제하는 게 아니다"라며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주장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튜브에서 음란물 등 여러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는 게 사실인 만큼 이를 제어할 플랫폼의 책임을 강화하자는 게 법안의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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